(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리그 선두의 여유다.
FC서울의 사령탑 김기동 감독은 "순위표 밑은 잘 보지 않는다"며 다가오는 경기에만 집중해 월드컵 휴식기 전까지 지금의 순위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기동 감독이 지휘하는 FC서울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6 11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현재 서울은 승점 25점(8승1무1패)으로 리그 1위, 김천은 승점 10점(1승7무2패)으로 리그 10위에 위치해 있다.
서울의 분위기는 최고조다.
서울은 지난 10경기에서 8승을 쓸어담으며 K리그1 12개 구단들 중 유일하게 승점 20점대에 선착, 2위 울산HD(승점 17·5승2무3패)과의 승점 차를 8점으로 벌리고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9년 만에 전북 현대를 홈에서 이겼고, 무려 3643일 만에 울산을 원정에서 꺾었다.
특히 직전 강원FC전에서는 손승범이 강원 수비수 송준석과 동반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고도 퇴장 리스크 관리에 성공하며 강원이 자랑하던 '강릉 불패'를 깨뜨리는 등 올 시즌 1로빈 서울의 키워드이기도 한 '징크스 브레이커'로서의 면모를 또다시 발휘했다. 서울이 강원 원정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5년 만이었다.
서울은 기세를 몰아 시즌 두 번째 3연승에 도전한다.
경기에 앞서 취재진을 만난 김기동 감독은 "김천은 못했던 게 아니다. 축구에 대한 콘셉트가 확실하고, 만들어가는 과정도 뚜렷하다. 축구라는 게 그런 것 같다. 잘해도 질 수도 있고, 못해도 이길 수 있는 게 축구"라며 "어쨌든 김천은 경기를 만들어가는 콘셉트가 확실하게 있는 팀이고, 능력 있는 선수들이 있다 보니 우리도 조심스럽게 준비했다. 선수들에게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서울은 이날 6명의 외국인 선수 중 후이즈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김 감독은 "후이즈에게도 어제 미팅하면서 감독으로서 미안하다는 마음을 전했다"며 "안데르손은 부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후이즈는 계속 팀 훈련에 참여하고 있었다. 안데르손의 컨디션을 올리기 위해 강원전을 활용했는데, 선수 컨디션을 올리려면 경기를 더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 상태는 후이즈가 좋다. 안데르손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지만, 자기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선의의 경쟁을 계속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이즈는 '화는 난다, 하지만 어쩌겠나. 이게 축구고, 또 팀을 위해서 내가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받아들이고 잘 준비하겠다. 다음 경기도 준비되어 있으니 언제든지 감독님의 선택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하더라. 감독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후이즈에게 감사를 전했다.
다음 경기인 안양전을 대비해 약간의 로테이션을 가동한 점도 눈에 띈다. 이승모와 정승원을 대신해 황도윤과 문선민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손)정범이가 경기에 나가지 않았을 때에는 다른 두 선수(이승모·황도윤)가 좋은 역할을 해줬다. 다음 경기에 바로 안양전이 있고, 계속 경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누가 먼저 나가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누가 어느 경기에서 자기 몫을 해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황)도윤이도 그렇고 선수가 나갔을 때 나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시간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천전에서 그런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에 오늘도 기대를 갖고 하는 것이다. 안양전을 대비한 것도 맞다"고 이야기했다.
또 "(문)선민이도 선발로 한두 경기 나가다가 올해는 부천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공을 소유하는 능력이나 상대를 괴롭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라 상대도 어려움을 겪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송)민규도 한두 경기 빠졌다. (김)진수도 마찬가지다. 간헐적인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능력을 확인하고 싶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올 시즌 서울은 스타 플레이어는 없어도 베스트 일레븐의 고른 활약이 돋보인다.
최다 득점자인 '폴란드 폭격기' 클리말라(5골)만이 아니라 송민규, 이승모(이상 3골), 로스, 조영욱(이상 2골), 문선민, 바베츠, 손정범, 황도윤, 후이즈(이상 1골)이 모두 골맛을 봤다. 주요 베스트 일레븐 중 공격포인트가 없는 선수는 팀의 부주장이자 오른쪽 풀백인 최준이 유일하다.
김 감독은 "시즌 초에 어떤 형태로 골을 넣으면 좋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클리말라가 7~80%를 담당하면 상대가 클리말라만 막을 것이다. 클리말라가 빠지면 골을 넣을 사람이 없어진다. 하지만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골을 넣으면 팀 운영이나 상대가 선수를 막는 데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울 거라고 말했다"며 "난 언제나 이렇게 득점 분포가 나눠지는 걸 선호했다. 올해도 그러다 보니 상대가 전체적인 형태로 수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의 고민은 부상 관리다.
그는 "상대의 견제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걱정이다. 파울 수가 계속 많아지는 형태다. 부상 위험성도 따를 수 있고, 그런 위기를 어떻게 잘 넘기고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며 "부상자가 나오지 않고 지금 틀을 유지하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리그1 팀들은 향후 2주간 5경기 정도를 소화해야 한다. 김 감독이 걱정할 만한 이유다.
김 감독은 "2주 동안 5경기를 해야 한다. 4월도 빡빡한 경기를 했다.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 안양전에서 2로빈에 들어가는데 홈에서 하는 경기는 이기는 형태로 가면 좋겠다"며 "이길 수 있는 팀은 이기고, 그렇지 않은 팀은 그렇게 해야 맞다고 생각한다. 이길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하면 꼭 잡고 넘어가야 힘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치열한 중위권 싸움에 대해 "밑을 잘 보지 않는다"며 웃은 김 감독은 "월드컵 휴식기가 반갑다. 너무 많은 경기를 했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린다. 휴식도 많이 주면서 리셋하는 그런 형태가 좋을 것 같다. 욕심을 갖고 하면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휴식기를 통해 잘 쉬고 준비하는 형태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