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1-0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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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의 전두환', 손흥민 친구 울리네…쿠테타 정권의 한탕주의 축구대표팀 폭파→영국 매체는 '혀 끌끌'

기사입력 2026.01.02 20:13 / 기사수정 2026.01.02 20:13

이우진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가봉 축구대표팀이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 탈락하자 가봉 정부가 대표팀 해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그러자 축구종가 영국 언론이 이를 일제히 보도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정부의 축구대표팀 간섭은 국제축구연맹(FIFA) 중징계 사안이다. 정부의 대표팀 해체 선언은 선을 넘어도 너무 넘었다는 지적이다.

영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TNT 스포츠'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성적 실패가 아닌 "오랫동안 누적돼 온 구조적 문제의 폭발"로 진단했다.

가봉은 이번 대회 1차전 카메룬전 0-1 패배, 2차전 모잠비크전 2-3 패배로 조기 탈락을 확정짓더니 지난 1일 열린 F조 최종전에서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전반 2-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2-3 역전패를 당했다. 대회 내내 전술적 준비 부족과 조직력 붕괴를 반복적으로 노출했다.

TNT 스포츠는 이러한 경기력 저하가 하루아침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 "선수 관리, 전술적 방향성, 대표팀 운영 전반의 실패가 누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선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의 대표팀 퇴출 결정에 대해서도 TNT 스포츠는 신중한 접근을 요구했다.


이들은 "개인을 희생양으로 삼는 결정은 오히려 대표팀 내부의 균열을 더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메양은 손흥민과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서 '흥부 듀오'로 활약 중인 드니 부앙가와 힘께 가봉 대표팀 소속으로 아프리카 무대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보여온 월드클래스 공격수다.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아스널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총 163경기 92골 20도움을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1~2차전을 연달아 패하자 3차전 출전을 거부하고 소속팀인 프랑스 명문 올랭피크 마르세유로 돌아가버렸다. 가봉 정부는 대표팀을 해체하면서 오바메양에 대해선 대표팀 영구 정지 중징계를 함께 매겼다.

심플리스데지레 맘불라 가봉 체육부 장관은 "네이션스컵에서 부끄러운 경기력을 보인 축구 대표팀 활동을 무기한 중단한다. 코치진을 해산하고 오바메양과 브루노 만가(파리13 아틀레티코)를 대표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TNT 스포츠는 이런 오바메양의 대표팀 이탈 및 소속팀 복귀 배경과 부상 관리 문제를 언급하면서 "베테랑 공격수에게 책임을 집중시키는 방식은 문제 해결과 거리가 멀다"고 분석했다.

또한 TNT 스포츠는 가봉 정부의 직접적 개입에 대해 국제 축구 질서 측면에서도 우려를 표했다.

"국가 권력이 대표팀 운영에 깊숙이 개입하는 방식은 FIFA의 정치적 간섭 금지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있으며, 이는 향후 가봉 축구가 국제 무대에서 추가적인 제재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러한 외신의 분석은 이번 사태를 "전패의 책임을 묻는 문제가 아니라, 가봉 축구가 어떤 시스템 위에서 다시 출발할 것인가를 묻는 시험대"로 규정한다.

또 대표팀 해체와 베테랑 배제가 "감정적 대응에 그칠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러한 조치가 장기적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같은 실패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선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관점도 있다.

가봉은 지난 2023년 브리스 올리귀 응게마 대통령이 군사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나라다.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방법으로 성적 부진에 허덕인 축구대표팀을 희생양 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가봉 국민들이 정부의 이런 조치에 열광할지는 미지수다.

가봉이 아프리카 축구 강국은 아니다. 아직 월드컵에 한 번도 출전한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해 벌어진 2026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선 각 조 2위 중 우수한 성적을 올린 4개국 안에 들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등 자존심을 세웠다.

가봉은 2012 런던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티켓을 따내기도 했다. 축구대표팀을 잘 키우면 2030 월드컵 출전 가능성이 충분한데 이번에 대표팀을 폭파하면서 아프리카 축구 후진국으로 가는 길을 선택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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