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25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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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를 플랫폼의 중심에 놓다… ‘메이플스토리 월드’가 그리는 넥슨의 다음 그림 [엑's 이슈]

기사입력 2025.12.24 13:26 / 기사수정 2025.12.24 13:26

‘크리에이터즈 네트워킹 데이’ 현장
‘크리에이터즈 네트워킹 데이’ 현장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게임 산업에서 ‘창작자’는 오랫동안 플랫폼 바깥에 머물러 있었다. 이용자는 소비자였고, 콘텐츠 생산은 기업의 영역으로 구분됐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이 경계는 빠르게 흐려지고 있다. 이용자가 곧 제작자가 되고, 플랫폼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 창작이 일어나는 무대로 재정의되고 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이 변화의 중심에서 크리에이터를 전면에 내세운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메이플스토리 월드’가 보여준 행보는 명확했다. 샌드박스형 플랫폼이라는 틀 안에서 크리에이터 참여를 확대하고, 창작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듀랑고: 잃어버린 섬’, ‘츄츄버거’ 등 오리지널 월드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동시에, 기존 콘텐츠를 재해석할 수 있는 ‘리메이크 월드’, 실험적 제작을 지원하는 ‘메월드 실험실’ 등을 도입하며 창작 진입 장벽을 낮췄다. 단순히 콘텐츠 수를 늘리기보다는, 제작 과정 전반을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방향성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5년 기준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월간 최대 활성 이용자수(MAU)는 170만 명에 달했고, 수익을 창출한 누적 크리에이터 수는 1만 4천여 명을 기록했다. 특히 11월 기준 크리에이터 누적 수익 1,700억 원이라는 지표는, 창작 활동이 일회성 경험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크리에이터와 플랫폼, 이용자가 순환 구조 안에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지난 12월 6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열린 ‘크리에이터즈 네트워킹 데이’는 단순한 성과 발표 행사가 아니었다. ‘메월드 Partners’, ‘메월드 Next’ 크리에이터를 비롯해 대학 게임 동아리 소속 학생 크리에이터, 영상 인플루언서 등 약 50명이 한자리에 모여 제작 경험과 고민을 공유했다. 플랫폼이 크리에이터 간 연결을 중재하는 장으로 기능한 셈이다.

신민석 총괄 디렉터의 키노트
신민석 총괄 디렉터의 키노트


현장에서 진행된 신민석 총괄 디렉터의 키노트는 ‘메이플스토리 월드’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그는 주요 지표를 통해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성장 과정을 설명하는 한편, 플랫폼이 단기 흥행이 아닌 장기 구조를 지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크리에이터가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플랫폼 성장의 핵심 축이라는 인식이 전제에 깔려 있었다.

행사의 또 다른 축은 ‘교류’였다. 크리에이터 ‘메이플립’과 영상 인플루언서 ‘테스터훈’이 함께 제작한 ‘단풍의 전설’ 사례는,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 협업이 어떤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시였다. 인기 월드를 제작한 크리에이터들과 인플루언서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네트워킹 세션 역시, 향후 공동 프로젝트 가능성을 현실적인 논의 단계로 끌어올렸다. 플랫폼이 창작 결과물뿐 아니라, 관계 형성까지 품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대만 ‘바하무트 어워드’ PC 게임 1위 수상
대만 ‘바하무트 어워드’ PC 게임 1위 수상


글로벌 성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 지역에서 약 110만 명의 활성 이용자를 확보했고, 북미 지역에서도 1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플랫폼을 이용 중이다. 특히 ‘메이플스토리’ IP 인지도가 높은 대만에서는 현지 대표 커뮤니티 ‘바하무트’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했고, ‘바하무트 게임 애니메이션 어워드 2025’에서는 올해의 PC 게임 1위로 금상을 수상했다. 지역별 특성을 기반으로 한 확장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26년 로드맵
2026년 로드맵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2026년을 기점으로 또 한 번의 변화를 예고했다. 2026년 4월 일본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 중이며, 현지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통해 일본 시장에 맞는 생태계 구축을 추진한다. 동시에 MCP(Model Context Protocol) 지원, 메이커 내 챗봇 제공 등 AI 기반 개발 환경 고도화를 통해 제작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크리에이터의 제작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시도에 가깝다.

수익 구조 역시 확장된다. 2026년 4분기 도입 예정인 광고 수익화 기능은 크리에이터가 월드 내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연다. 제작, 운영, 수익화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완성하려는 단계다.

결국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크리에이터 간 교류를 지원하는 오프라인 프로그램부터 성과 공유, 중장기 로드맵 제시에 이르기까지 크리에이터 중심 글로벌 샌드박스 플랫폼으로서의 운영 방향을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2025년에는 창작과 수익, 이용자 간 교류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2026년에는 기술 고도화와 글로벌 확장을 통해 크리에이터가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도전과 실험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크리에이터를 중심에 둔 이 실험이 플랫폼 경쟁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메이플스토리 월드’의 다음 선택이 그 답을 만들어갈 전망이다.

사진 = 넥슨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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