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한 투수 코디 폰세가 전 소속팀 한화 이글스의 전력분석팀에 고마움을 전했다.
폰세는 12일(한국시간) 야구 팟캐스트 '베이스볼 이즈 데드(Baseball is dead)'에 출연해 과거 미국 생활부터 일본프로야구(NPB), KBO리그에서 보낸 시간을 돌아봤다.
1994년생인 폰세는 2015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의 2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이후 미국 마이너리그와 빅리그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2022~2024년에는 일본프로야구(NPB) 무대를 누볐다.
3년 동안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폰세는 2025시즌을 앞두고 한화와 계약했다. 계약 내용은 총액 100만 달러(한화 약 15억원, 계약금 20만 달러·연봉 80만 달러)였다. 한화는 강속구가 위력적인 폰세가 다양한 구종, 준수한 제구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폰세는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10승 고지를 밟았으며, 개막 최다연승을 달성했다. 한 경기(정규이닝 기준) 최다 탈삼진 기록,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폰세의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29경기 180⅔이닝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
폰세는 한화 전력분석팀에 공을 돌렸다. "전력분석팀과 좋은 관계를 맺었는데, 그중 한 명이 영어를 정말 잘했다. 한 달에 한 번씩 그 전력분석원에게 '요즘 어떻게 보고 있나'라고 물어보곤 했다"며 "'왜 공이 밋밋할까''라고 했더니 '3~4시간만 줘.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하더라. 경기 시작 전 연락하더니 '시즌 중반쯤 팔 각도가 2인치 정도 올라갔다. (팔 각도를) 다시 낮추면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이야기가 틀릴 수도 있지만, 일본에서는 히트맵(자료)을 받은 기억이 없다. 그냥 앉아서 타자를 어떻게 상대할지 얘기하고, 또 다른 선수들이 던지는 공을 보고 메모하는 게 전부였다"며 "한국에 오니까 등판을 사흘 앞두고 히트맵을 받았다. 버스에서 3~4시간씩 앉아서 4~5개의 히트맵을 계속 보며 완전히 머릿속에 넣었다. 경기 전 30분 정도만 분석했는데, 이제는 사흘 동안 영상을 보면서 타자를 공략하는 방법을 완전히 이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폰세는 가을야구에서 위기를 맞았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8탈삼진 6실점으로 고전했다.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아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서는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마주했다. 전력분석팀으로부터 세트 포지션 동작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폰세는 "전력분석팀에서 직구와 커브가 다 보이기 때문에 세트 포지션 동작을 고쳐야 한다고 했다. 캐치볼 시작까지 30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그래서 나는 '너희(전력분석팀)를 믿어. 그러면 내가 뭘 하면 될까'라고 했고, (전력분석팀에서) 손의 위치를 바꿔야 한다고 하더라. 그렇게 경기에 임했는데, 큰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폰세는 "(5차전 때) 기억도 나지 않는다. 유일하게 기억나는 건 르윈 디아즈(삼성)의 강습타구에 가슴을 맞은 것이다. 디아즈에게 '정말 아팠어'라고 했다"며 미소 지었다.
폰세는 이날 선발투수로 나와 5이닝 5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팀도 11-2로 승리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결과적으로 전력분석팀의 조언이 폰세에게 큰 도움이 됐다.
폰세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포수 최재훈, 이재원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둘이 합쳐 KBO리그 40년의 경력을 보유한 포수와 함께 호흡을 맞춘 건 정말 축복이었다"며 "첫 20경기에서는 내가 한 번도 사인을 내지 않았다. 포수가 등판 전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으면 함께 앉아서 상대 타자들을 분석했다"고 얘기했다.
한편 폰세는 빅리그 복귀를 택하면서 한화와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토론토는 지난 12일 구단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KBO리그 MVP 수상자이자 최동원상 수상자인 폰세와 계약을 맺었다"고 알렸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계약 내용은 3년 총액 3000만 달러(약 443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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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