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유민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야구 진출 확률이 사실상 사라졌다.
롯데는 2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1-11로 대패했다.
선발투수로 나선 알렉 감보아가 1회초 전민재의 수비 실책으로 만들어진 득점권 위기를 간신히 넘기며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LG 선발 손주영도 안정감 있는 피칭으로 맞서며 양 팀 선발의 투수전이 이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5회초 경기의 균형이 와르르 무너졌다. 감보아는 선두타자 오지환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동원에게 안타, 박해민과 홍창기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만루 위기에 처한 감보아는 신민재에게 빗맞은 느린 땅볼을 유도했다. 홈 승부는 어려운 상황에서 타구를 빨리 처리하려던 유격수 전민재가 1루 송구 실책을 범했다. 그사이 주자 2명이 홈 베이스를 밟았다.
1사 2, 3루 상황 감보아는 후속타자 문성주를 상대로 1루수 정면 땅볼을 유도했다. 이때 타구를 잡은 나승엽이 홈 승부를 시도했지만, 주자 홍창기의 손이 더 빨랐다. 결국 두 번의 땅볼 타구에서 아웃카운트 하나 수확하지 못하고 3실점만 떠안았다.
이어진 1사 1, 3루에서 오스틴이 감보아의 초구를 공략해 6-0으로 달아나는 스리런포를 쏴 올렸다. 경기 분위기는 사실상 이때부터 완전히 넘어갔다.
LG는 쉬지 않고 몰아쳤다. 6회초 2사 후 홍창기와 문성주의 볼넷, 구본혁의 안타로 다시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바뀐 투수 구승민이 오스틴 상대 3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유도했는데, 이때 3루수 박찬형의 송구가 원바운드로 튀면서 1루 베이스 뒤로 빠졌다. LG는 그사이 득점권 주자 둘이 홈을 밟으며 8-0까지 달아났다.
반면 롯데 타선은 손주영의 7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완벽투에 꽁꽁 묶여 좀처럼 추격점을 올리지 못했다.
8회와 9회초 LG의 추가 득점으로 10점 차까지 경기가 벌어진 상황, 롯데는 9회말 2사 3루에서 터진 빅터 레이예스의 적시타로 그나마 체면을 차렸다.
이날 패배로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은 사실상 바늘구멍이 됐다. 롯데는 정규시즌 남은 4경기에서 1패만 더 추가하면 가을야구 진출이 무산되는 상황에 놓였다.
또 같은 날 5위 KT 위즈가 인천 원정에서 승리하면서, 롯데로서는 포스트시즌 진출의 경우의 수가 한 가지로 줄었다. 각각 남은 정규시즌 4경기에서 롯데가 전승을 거두고, KT가 전패하면 두 팀 승률이 5할로 동률을 이뤄 5위 결정전, 타이브레이커 단판승부를 치른다.
이 때 만약 NC 다이노스 등 또 다른 구단이 함께 5할 승률을 달성, 3개 구단 이상이 동률이 된다면 타이브레이커는 성사되지 않는다. 3팀의 전체 전적 다승, 전체 전적 다득점, 전년도 성적순으로 순위가 매겨진다. 이 경우엔 무승부 적고 승리가 많은 KT가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롯데는 49일 전 리그 단독 3위를 달리며 1위 한화 이글스를 4경기 차로 쫓고 있었다. 당시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94.9%에 달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 결과로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사실상 있으나마나 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롯데가 올해 가을 공기를 맡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