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유민 기자) KT 위즈가 졸지에 킹 메이커가 됐다.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21일 수원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진짜 LG 트윈스는 우리한테 뭘 어떻게 보상을 좀 해 줘야 한다. 선수라도 하나 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웃픈' 사연을 들려줬다. KT가 의도치 않게 최근 4경기에서 LG의 매직넘버를 4나 줄여주게 된 것이다.
KT는 지난 16일 LG와 홈 1차전에서 6-10으로 패했다. 3회 우천순연으로 104분이 지연되는 와중에도 경기가 재개됐는데, 결국 9회초 빅이닝을 내주며 다 따라잡은 경기를 내줘야 했다.
17일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18일 더블헤더 1차전으로 편성됐고, 18일 열린 더블헤더 1, 2차전에서도 각각 2-6, 1-14로 연달아 경기를 내줬다. 같은 기간 2위 한화 이글스도 광주 원정에서 싹쓸이승을 챙기면서 LG의 매직넘버는 9에서 6으로 줄어들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KT는 지난 20일 홈 수원에서 한화의 1선발이자 리그 최고의 에이스 코디 폰세를 맞닥뜨렸다. 폰세는 당일 경기 전까지 5번의 KT전 선발 등판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93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KT 타선은 1회말 안현민의 선제 스리런포와 5회말 추가 타점으로 폰세를 무너뜨리는 데 성공했고, 마침내 폰세에게 KBO리그 데뷔 첫 패전을 안겨주는 데 성공했다. 같은 날 LG가 홈에서 삼성 라이온즈에게 4-14로 패했지만, KT가 한화를 잡아주면서 LG의 매직넘버는 5까지 줄어들었다.
이강철 감독은 21일 "매년 한 번씩은 LG랑 하면 비를 1시간 반씩 기다리는 것 같다. 결론은 좋은데, 시간이 (오후)12시가 다 돼서 지고 가니까 선수들이 푹 처진다"며 "그래도 그다음 날(17일) 쉬고 18일에 더블헤더를 한 게 좀 나았던 것 같다"고 지난 LG와 3연전을 돌아봤다.
전날(20일) 한화전 승리를 두고서도 "지금 우리가 (한화 상대로) 3연승 했다. 우리가 대전에서 2승 했고, 여기 수원에서 3연승. 그것도 다 폰세, (라이언)와이스에…. 다른 선발투수를 못 만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KT는 지난달 5~7일 대전 원정에서 문동주, 폰세, 와이스 등 한화의 촤고 선발 투수들을 차례로 만나 2승1패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KT는 올 시즌 한화를 제외한 9개 구단 중 폰세를 가장 많이 만난(6경기) 구단이기도 하다.
1위 LG와 2위 한화 간의 격차는 여전히 3경기를 유지 중이다. 두 팀은 각각 정규시즌 7경기씩을 남겨두고 있으며, 오는 26~28일 대전에서 팀 간 마지막 3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한화 이글스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