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이 올 여름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이적설에 대해 영국 현지 팬들과 기자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 풋볼런던은 8일(한국시간) "손흥민을 향한 사우디 프로 리그의 관심 속에 이번 이적설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손흥민의 계약 만료 기간이 다가오는 가운데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사우디 리그 팀들은 기꺼이 손흥민을 영입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다.
손흥민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사우디 팀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손흥민을 향한 사우디 팀들의 관심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이어져왔고,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지난 2일 "손흥민은 토트넘의 다음 주요 이적 후보로 떠오를 전망이다. 토트넘은 사우디 프로리그 구단들의 타깃인 손흥민을 방출해 이적료 수익을 얻을 기회를 잡았다"며 손흥민이 사우디 팀들의 영입 타깃이 됐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서는 알나스르와 재계약이 불투명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대신해 손흥민이 알나스르로 향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중계 방송사 스카이스포츠에서는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들어오는 엄청난 제안에만 귀를 기울일 것이다. 만약 손흥민이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면 이적을 말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토트넘도 손흥민을 내보낼 마음의 준비를 한 상태라고 전했다.
손흥민의 사우디 이적설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불이 붙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한 손흥민은 사우디 리그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전했고,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도 "손흥민의 에이전트와 사우디 측이 만났다. 양 측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몇 주간 대화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손흥민은 과거 사우디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한 바 있다. 2023년 여름, 알이티하드의 거액 제안 직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은 사우디에 가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며 잔류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어느 정도 손흥민이 목표를 달성됐다는 시각도 있다. 주장으로서 팀에 17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안기며 토트넘에서 모든 것을 이뤘다고 판단한다면 새로운 도전을 선택할 명분은 충분하다.
특히 토트넘이 손흥민을 미래 자원이 아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라 손흥민의 마음이 움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토트넘 팬들과 담당 기자들의 의견도 엇갈리는 모양새다.
풋볼런던은 "일부 팬들은 토트넘이 손흥민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손흥민은 지난 10년간 토트넘의 주전 선수로 활약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450경기 이상 출전했다"면서 "지난 몇 년간의 활약으로 손흥민은 아시아 대륙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칭송받았다"고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한 팬은 "손흥민의 기록은 여전히 믿기 어렵다. 골과 어시스트 부문 1위, 결정적 기회 창출 부문 1위, 키 패스 부문 1위에 더해 만들어낸 자책골까지 더해지면 어떤 사람들은 손흥민을 올 시즌 최고의 선수로 꼽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압박은 그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뛰어나다. 경기를 보면 손흥민이 필요할 때 빠르게 압박을 가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고이자 가장 경험 많은 선수를 데리고 있어야 한다. 팀을 더욱 발전시키고 새로운 세대에게 레전드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희생이 필요한지 가르쳐야 한다. 손흥민은 토트넘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팬도 "해리 케인처럼 손흥민 역시 토트넘의 전설이었다. 세게적인 선수들이 팀을 떠났고, 그들이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손흥민이 예전의 손흥밍니 아니라는 건 알지만 한 시즌 더 뛰었으면 좋겠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꼭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다른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한 팬은 "이제 손흥민이 떠날 때가 됐다. 손흥민은 좋은 계약 조건을 받을 거고, 우리도 괜찮은 이적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팬은 "손흥민을 붙잡아 두는 건 안타깝지만 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손흥민이 예전과 같은 선수가 아니었다는 건 너무나 명백했다. 이제 돈을 벌 때"라고 주장했다.
팬들 뿐만 아니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리 윌모트는 "손흥민은 북런던의 전설이다. 하지만 손흥민이 잔류해야 할까? 마음이 아프다. 경기장에서 그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팔아 돈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손흥민의 이적을 찬성했다.
알레스데어 골드는 "손흥민이 실망스러운 성적을 기록하기는 했으나 결국 손흥민에게 달려 있다. 스스로 토트넘에서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시에 뭔가의 시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손흥민이 팀에 남기를 바란다. 물론 손흥민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기회를 얻었다"며 반대 의견을 내비쳤다.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사우디 이적설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내놓고 있다. 그만큼 정답이 없는 문제다. 중요한 건 손흥민의 선택이다. 평소 사우디 이적 가능성을 부정해왔던 손흥민이 이번 여름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지가 가장 중요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