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인터뷰①에서 계속) 배우 김윤지가 꾸준히 도전해온 할리우드 진출 비하인드와 그를 응원해주는 가족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윤지는 오디션을 통해 '리프트: 비행기를 털어라'의 미선 역을 따낼 수 있었다. 그는 "남동생이 고생했다"며 "오디션 대사를 쳐줬다. 동생이 퇴근하고 오면 7시쯤 되는데 12시 넘어서까지 찍다가 내일 출근해야한다는 얘기까지 들었다. 결과물이 좋아서 동생도 뿌듯해 하고 본인 목소리에 대해서는 별 말 없냐 그러더라.(웃음)"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제가 맡은 미선이 가장 마지막에 캐스팅 됐다고 했다. 그래서 촉박하게 오디션이 들어왔고, 이후로 연락이 안와서 다른 친구가 됐나보다 싶어 잊고 있었는데 3~4주 뒤에 최종 두 명에 들었으니 일단 스케줄을 잡지 말아 달라고 연락이 왔다"고 합격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때도 아무에게도 얘기 안했다. 심지어 남편한테도.(웃음) 미국 일 봐주는 친구와 단 둘이 알다가 다음날 바로 최종으로 캐스팅 됐다고 연락이 왔다. 3개월 반 동안 해야 하는데 짐을 싸야 하고 이런 게 난관이어서 기뻐할 새 없이 출국했다"고 덧붙였다.
김윤지는 꽤 오랜 시간 해외 진출을 준비했다. 그가 도전한 오디션을 대충 세도 50편이 넘는다고. 최종 캐스팅이 됐지만 끝내 불발된 경우도 생겼다. "2019년에 제가 독립 장편영화 오디션을 봤다. 출국 준비를 하다가 워킹비자가 일주일 늦게 나와서 리캐스팅을 하게 됐다. 이때가 인생의 가장 큰 슬럼프 중 하나였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독립 영화다 보니 자본금이 많지 않아 저만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역할을 위해 많이 준비했는데 이렇게 되니 슬럼프가 오고 역할을 따냈는데도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것에 의해 못 가게 되니까 막막하더라"며 "그래도 좋은 결실이 맺어지니까 힘들었던 경험조차 도움 된 기억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김윤지는 10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고, 그의 부모는 빠르게 언어를 익히게 하기 위해 모든 라디오나 뉴스, 영화·드라마를 영어로 접하게 했다. 그 결과 김윤지에게는 미국 작품이 더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연기 활동을 시작하며 해외 작품에도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는 "제가 자라면서 김윤진, 배두나, 산드라 오 등 한국 배우들이 해외 작품에서 빛을 봤다. 진짜 어렸을 땐 한국인 캐릭터가 없었는데 고등학생, 대학생 되면서 한국인 캐릭터가 유명한 드라마에 나온다는 게 새로웠고 그때부터 꿈을 키웠던 것 같다. 가수라는 꿈을 가지고 한국에 와서 NS윤지로 오래 활동했지만 배우의 꿈은 항상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가수 생활을 접은 것이 20대 후반이었다. 늦은 감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이라도 두드리다 보면 문이 열리지 않을까 했다. 그래서 결실을 맺을 때까지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 4~5년 동안 노력한 게 이루어지니 후련한 느낌도 있다"고 덧붙였다.
결혼에 대한 주변의 우려가 많았다는 그는 "배우로 자리 잡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을 하게 됐다. 저는 개인의 삶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김윤지가 행복해야 일을 해야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고, 보시는 분도 좋은 에너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결혼을 밀어붙인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하고 마음이 편해지고 정착한 느낌이 생겨서 일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 시부모님도 평생 일을 하셨던 분이라 응원도 해주시고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결혼한 것 자체가 더 좋은 기회를 열 수 있는 발돋움이 됐다"며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을 이야기했다.
결혼한 지 오래되지 않아 길다면 긴 시간을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에 대해 남편의 반응을 묻자 "서운해하기보다는 걱정을 많이 하더라"라며 "남편이 나이가 많고 초등학생 때부터 봐와서 저를 애기처럼 보는 경향이 있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러면서 "두 달 반 정도 촬영했을 때 남편이 시간을 내서 이탈리아 베니스에 왔다. 그 때 열흘 휴가를 받아서 여행을 했는데, 결혼 당시에 코로나 때문에 못 갔던 신혼여행을 한 기분이더라"라고 여전한 애정전선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어머니에게도 죄송했는데 일이 잘돼서 가는 건 응원해 줄 일인데 왜 서운해하냐고 하시더라. 선배로서, 여자로서, 시어머니로서도 어머님을 보면서 배우는 게 많다. 어머님이 며느리가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대해주시는 부분도 많아서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저런 부모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며 존경을 드러냈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써브라임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