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패배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한 건 신인 외야수였다. 그것도 프로 데뷔전 첫 타석에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NC 다이노스가 '2라운더 외야수' 박한결의 활약에 힘입어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NC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5차전에서 6-5로 승리하면서 68승2무55패(0.553)를 마크했다. 반면 4연승 도전에 실패한 두산의 성적은 67승1무59패(0.532)가 됐다. 3위 NC와 4위 두산의 격차는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베테랑' 장원준을 선발로 내세운 두산은 정수빈(중견수)-김재호(유격수)-호세 로하스(우익수)-양의지(지명타자)-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강승호(2루수)-장승현(포수)-박준영(3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NC는 신민혁이 선발로 나선 가운데, 라인업은 손아섭(지명타자)-서호철(3루수)-박민우(2루수)-제이슨 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김성욱(우익수)-윤형준(1루수)-안중열(포수)-김한별(유격수) 순이었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NC다. 1회말 1사에서 서호철이 장원준의 2구째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여기에 후속타자 박민우가 무려 13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한 뒤 2사 1루에서 권희동의 우전 안타 때 홈까지 달려들었다. 우익수 로하스가 느슨하게 수비하고 있는 것을 놓치지 않았고, 득점까지 연결시켰다.
경기 초반 침묵하던 두산도 반격에 나섰다. 4회초 선두타자 로하스의 2루타와 양의지-김재환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양석환의 삼진 이후 강승호가 3유간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로 3루주자 로하스와 2루주자 양의지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수비 위치를 앞으로 당겼던 3루수 서호철이 바운드를 계산하지 못하면서 타구를 잡지 못했다. 스코어는 2-2.
이승엽 두산 감독의 신뢰를 한몸에 받는 '좌타거포' 김재환도 힘을 보탰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NC 두 번째 투수 한재승의 4구째 슬라이더를 그대로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큼지막한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달 9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46일 만에 홈런이 터졌다.
그러나 두산은 추가점을 올리지 못한 채 불안하게 리드를 이어갔다. 게다가 '3연투' 정철원과 이틀 연속으로 등판한 이영하를 활용할 수 없었다. 이영하의 경우 22일 1⅔이닝, 23일 2⅔이닝을 소화한 상황이라 또 마운드에 오르는 건 쉽지 않았다. 결국 두산은 김명신, 홍건희, 박치국, 김강률 등으로 경기를 끝내야 했다.
여기에 8회말에는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1사 1루에서 등장한 서호철이 김강률의 직구에 머리를 맞으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헤드샷 규정에 따라서 김강률은 퇴장 조치됐다.
NC는 상대 덕분에 균형을 맞췄다. 홍건희가 마운드에 올라온 뒤 1사 1·2루에서 박민우의 3루수 땅볼 때 3루수 박준영과 2루수 박계범이 더블 플레이를 완성시키지 못했고, 1루주자 조현진만 2루에서 포스아웃됐다. 이후 2사 1·3루에서는 홍건희가 폭투를 범하면서 3루주자 박영빈이 홈으로 향했다. 스코어는 3-3.
9회를 무득점으로 마친 두 팀은 연장에 돌입했고, 10회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3-3의 균형을 깬 건 두산이었다. 11회초 1사 1루에서 장승현 대신 타석에 선 허경민이 김시훈으로부터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5-3 리드를 되찾았다.
패색이 짙어진 NC는 11회말 박치국을 상대로 박민우-마틴-권희동이 볼넷-안타-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무사 만루의 기회를 마련했다. 10회초에 앞서 대수비로 그라운드를 밟은 박한결이 등장했고, 볼카운트 1-2에서 박치국의 4구째 직구를 밀어쳐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쳤다. 3루주자 박민우와 2루주자 마틴이 차례로 득점을 기록했고, 중계플레이 과정에서 2루수 박계범이 공을 흘리는 사이 1루주자 권희동까지 홈으로 쇄도해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북중-경북고를 졸업한 박한결은 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14순위로 NC에 입단했고, 줄곧 퓨처스리그에서만 경기를 소화하다가 전날 1군에 콜업됐다. 그리고 데뷔 첫 타석에서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마지막 득점이 상대의 실책으로 인한 득점으로 기록되면서 결승타가 되진 못했지만, 신인 내야수는 안타 1개로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신민혁(4⅔이닝 2실점)-한재승(1⅓이닝 1실점)-임정호(1이닝 무실점)-류진욱(1이닝 무실점)-이용찬(2이닝 무실점)-김시훈(⅓이닝 2실점)에 이어 7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한 또 한 명의 신인 이준호(⅔이닝 무실점)도 데뷔 첫 승을 맛봤다. 경남고-성균관대를 졸업한 이준호는 6라운드 54순위로 입단했고, 올해 1군에서 11경기 20⅓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5.75를 기록 중이다.
반면 두산은 장원준(3⅓이닝 2실점)-최원준(2이닝 무실점)-김명신(1⅔이닝 무실점)-김강률(⅓이닝 무실점)-홍건희(1⅔이닝 무실점)까지 잘 버텼지만, 믿었던 박치국(1이닝 3실점 2자책)이 무너졌다. 타선은 안타 10개와 사사구 4개를 얻고도 5점밖에 뽑지 못했다.
사진=NC 다이노스,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