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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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현대캐피탈 배구의 힘, 블로킹

기사입력 2009.01.05 17:41 / 기사수정 2009.01.05 17:4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벌어진 인천 대한항공 점보스와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의 경기는 세터의 위력과 블로킹에서 승부가 가려진 경기였습니다. 장점과 단점이 각기 다른 세터들을 보유한 대한항공은 중요한 고비에서 세터의 실수로 경기를 놓친 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대한항공의 문제점은 바로 센터 진들에 있겠지요.

이날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은 무려 19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켰습니다. 그러나 대한항공의 블로킹 성공은 불과 2개에 불과했습니다. 블로킹의 수치에서 이 정도의 차이가 나면 대한항공의 공격과 수비가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이길 가능성이 적어지게 됩니다.

두 팀의 높이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블로킹을 잘하기 위해선 팔을 올리는 타이밍과 블로킹을 따라가는 스텝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높이만 좋다고 블로킹을 잘 하는 것은 아니죠. 리시 브, 디그, 공격 타법 등에서 모두 기본기가 있듯, 블로킹의 기본기도 매우 중요합니다.

배구 경기를 보다보면 블로킹을 하는 선수들이 팔꿈치를 어깨 높이까지 올리고 상대편 공격수를 따라가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그리고 블로킹을 할 때 손 모양을 안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도 상대편 공격수의 터치아웃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블로킹에 대한 기본기를 익히고 나면 동료들과 포메이션을 이루어서 블로킹을 하는 연습을 합니다. 아무래도 블로킹은 혼자서 하는 것보다 둘 이상의 선수가 함께하는 것이 효과가 큽니다.

현대캐피탈이 블로킹이 강한 이유는 센터 블로커와 함께 좌우에 배치된 사이드 블로커들도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현대캐피탈의 중앙에는 이선규(28, 센터)와 윤봉우(27, 센터), 그리고 하경민(27, 센터)등이 포진돼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블로킹 높이와 타이밍에서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입니다.

또한, 좌우엔 208cm의 앤더슨(21, 레프트)과 199cm의 박철우(24, 라이트)가 버티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국내 사이드 블로커들 중, 가장 뛰어난 블로킹 감각을 지니고 있는 후인정(35, 라이트)이 교체돼서 들어옵니다. 여기에 블로킹이 가장 취약한 포지션인 세터에도 블로킹 타이밍이 좋은 권영민(29, 세터)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들 선수들이 중앙과 사이드에서 블로킹 포메이션을 이루면 그 위력은 상당해집니다. 4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미들블로커인 윤봉우가 9개의 블로킹을 하면서 가장 많은 포인트를 올렸습니다. 또한, 사이드에 위치한 박철우도 6개의 블로킹성공과 5개의 유효블로킹을 만들어냈습니다. 박철우의 활약 때문에 대한항공의 레프트 공격수인 강동진(26, 레프트)과 장광균(28, 레프트)의 공격성공률이 저조했습니다.

공격수가 상대의 블로킹을 피해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번개 같은 토스로 이어지는 빠른 공격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또한, 높은 타점을 이용해 블로킹의 위에서 때리는 방법과 상대 블로킹의 사이를 피해가는 직선과 대각 공격도 필요합니다.

빠른 공격은 블로커들이 가장 차단하기 어려운 공격입니다. 제아무리 국내 무대에서 블로킹을 잘 했던 선수라 할지라도 국제대회에서 제구실을 못하는 것은 빠른 배구에 익숙지 못해서입니다. 블로킹을 잡아낼 수 있는 공격은 한정돼있습니다. 상대편의 리시브가 불안해서 천천히 올라오는 토스를 때리는 공격은 반드시 블로킹으로 잡아내야 하는 볼입니다.



두 명 이상의 블로커들이 위치를 잘 잡고 볼이 지나갈 수 있는 길목을 차단하고 있다면 블로킹의 성공률은 높아집니다. 블로킹의 손 모양과 타이밍은 터치아웃을 막고 공격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입니다. 블로킹 타이밍을 잡는 감각이 탁월하며 손이 크고 팔이 긴 선수들이 유리합니다.

현대캐피탈의 이선규, 윤봉우, 그리고 하경민 등은 모두 이 공통점을 지녔습니다. 저마다 차이점은 있지만 블로킹에 대한 감각이 뛰어난 이들과 함께 양쪽 사이드에 위치한 박철우와 앤더슨도 현대캐피탈의 블로킹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의 다양하고 빠른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미들블로커인 진상헌(23, 센터)과 김형우(27, 센터) 등은 현대캐피탈의 세트플레이를 전혀 잡지 못했고 사이드블로커들과의 협력 블로킹도 제대로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블로킹에 대한 부분은 대한항공이 넘어야할 과제 중 하나입니다. 상대팀의 빠르고 다양한 세트플레이를 허용하지 않으려면 서브의 강화가 우선적으로 따라야할 것입니다. 블로킹에 대한 높이와 타이밍이 가장 좋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안젤코(29, 라이트, 레프트)의 힘과 타점이 높은 공격과 전광석화 같은 빠른 공격으로 이겨냈습니다.

탄탄한 기본기와 노장 선수간의 오랜 호흡으로 다져진 조직력, 여기에 안젤코란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삼성화재는 이번 시즌에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삼성화재와 양강 체제를 이루어가는 현대캐피탈은 프로 팀들 중, 가장 좋은 높이와 선수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세계배구의 흐름을 쫓아가는 빠른 배구와 다양한 공격 패턴 등을 가진 것도 현대캐피탈의 장점입니다.

현대캐피탈 배구의 매력 중 하나는 센터들의 비중이 크다는 것이죠. 좌우 공격은 물론, 블로킹과 속공의 비중도 크니 그만큼 재미있는 배구를 펼칠 수 있는 것입니다.

[사진 = 현대캐피탈 (C) 강운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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