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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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쓸쓸한 분위기' 속 12년만에 FA컵 우승

기사입력 2008.12.21 15:17 / 기사수정 2008.12.21 15:17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제주, 박형진 기자] 21일 제주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08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포항이 황진성-김재성의 골로 경남을 2-0으로 물리치고 FA컵의 주인공이 되었다. 포항은 1996년 1회 FA컵 우승 후 12년만에 FA컵을 되찾게 되었다. 포항은 이번 우승으로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자격을 획득해 수원, 서울, 울산과 함께 아시아 맹주의 자리에 도전하게 되었다.

포항의 우세 속 뜨거워진(?) 전반전

결승전 첫 골은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나왔다. 전반 4분, 포항의 최효진은 감각적인 드리블로 경남 수비수 네 명을 제치며 경남의 왼쪽 수비를 허물었다. 최효진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 골문 쪽으로 보낸 크로스는 황진성의 발에 걸리며 포항의 선제골이 되었다.

생각보다 쉽게 첫 골이 터지자 포항은 한껏 기세가 오른 모습이었다. 전반 5분에는 스테보가 수비 제지가 없는 상태에서 슈팅하다 막힌 공이 뒤로 흘러나왔고, 이 공을 뒤에 웅크리고 있던 황지수가 중거리슛으로 연결했으나 이광석의 선방에 막혔다. 포항은 최전방에서 좌우를 가리지 않고 활발히 움직이며 패스를 전달하는 데닐손의 활약 덕분에 전반 초반부터 경기를 지배했다. 경남은 준결승 4골의 주인공 김동찬이 최전방에서 몇 차례 찬스를 잡았으나 긴장 때문인지 볼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최효진의 오른쪽 돌파는 전반 17분 다시 빛을 발했다. 최효진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수비가 없는 오른쪽 측면을 빠르게 치고 들어갔다. 최효진의 크로스는 골문 앞 스테보에게 전달되었으나, 볼트래핑이 좋지 못하면서 슈팅까지 연결되지 못했다.

포항은 선제골을 넣은 이후 수비를 튼튼히 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경남의 부지런한 공격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전반 21분 인디오가 시도한 중거리슛이 가장 골에 근접한 기대였지만, 이나마도 골문을 향하지 않았다. 만회골을 넣으려는 경남의 시도는 오히려 아찔한 위기를 초래했다. 전반 23분 선제골의 주인공 황진성이 수비가 엷어진 경남의 골문 앞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한 것이 공 하나 차이로 골문을 빗나간 것.

전반 후반 들어 경기는 포항이 간간이 공세를 펼친 가운데 소강전 상태로 접어들었다. 데닐손, 스테보와 황진성은 번갈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모두 위협적이지 못했다. 경남은 박윤화만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고군분투했으나 그마저도 동료들의 지원이 없어 기회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반 44분 최효진, 데닐손이 만든 찬스가 황진성의 슈팅까지 연결되었으나 이광석이 환상적인 다이빙으로 공을 쳐내며 위기를 넘겼다. 곧이어 포항의 프리킥 찬스가 막히며 경남에 역습 찬스가 주어졌으나, 황진성이 김동석을 밀며 흐름을 끊었다. 공은 최전방 인디오에게 전달되어 어드벤테이지 룰을 적용해도 될 상황이었으나, 심판은 황진성에게 경고를 주기 위해 휘슬을 불었다. 최광보 주심의 이 판정은 썰렁한 경기장 분위기를 달구어 놓으면서 전반전은 1-0 포항의 우세 속에 끝이 났다.

교체 지략싸움에서 승리한 포항, FA컵의 주인공 되다

포항의 우세는 후반전에도 계속 되었다.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포항의 공격은 '최효진의 오른쪽 돌파에 이은 데닐손의 연결, 스테보의 슈팅' 공식에 따라 이루어졌다. 스테보의 골문 앞 처리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좋은 찬스를 놓치지는 했으나, 데닐손의 공격 전개능력은 포항이 전반전에 이어 후반전에도 경기를 지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경남은 후반 8분 박윤화가 좋은 위치에서 공을 잡고도 불규칙 바운드 때문에 슈팅 타이밍을 놓치면서 동점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경남 조광래 감독은 경기를 뒤집기 위해 포항보다 한 발 먼저 교체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14분 '수비의 핵' 산토스를 빼고 미드필더 김영우를 투입한 것. 후반 18분에는 이상민 대신 김진용를 투입하며 공격에 힘을 보태었다. 그러나 경남의 공격진은 성급한 마음에 실수를 거듭하며 오히려 역습 찬스를 제공했다. 전반 내내 다소 잠잠하던 박원재는 후반 들어 멋진 수비에 이은 빠른 역습을 보여주며 포항의 위협적인 공격 찬스를 창조해냈다.

포항 파리아스 감독은 후반 23분 많은 찬스를 놓쳤던 스테보를 빼고 '특급 조커' 이광재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곧이어 포항 선제골의 주인공 황진성이 부상을 당해 김재성이 그의 자리를 메웠고, 경남은 후반 30분 박윤화 대신 정윤성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선수교체에 나선 양 감독의 지략싸움은 파리아스 감독의 승리로 끝이 났다. 후반 33분, 박원재가 왼쪽 측면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좋은 크로스를 날렸고, 후반 29분 투입된 김재성이 높이 점프해 타점 높은 헤딩슛을 했다. 이 공이 이광석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위치로 들어가면서 포항은 승부의 흐름을 결정짓는 추가골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두 번째 골이 터지자 경남은 수비를 엷게 하고 공격에 전력했지만 포항의 견고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파리아스 감독은 후반 45분 데닐손 대신 노병준을 투입하며 여유를 부르기도. 결국, 경남은 두 골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한채 결승진출에 만족해야했고, 포항 선수들은 지난 해 리그 우승에 이어 올해 FA 우승을 차지하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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