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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How To②] 오준성 감독 “OST 시장, 신인-인디가수에 기회 열려야 발전"

기사입력 2017.11.27 11:55 / 기사수정 2017.11.28 14:03

박영웅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영웅 기자] 지난 2005년 SBS 드라마 ‘마이걸’로 첫 발을 내딛은 오준성 음악감독은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OST계의 거장으로 거듭난 스페셜리스트다. 20대 중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나이에 편곡자로 데뷔한 그는 20년 이상 드라마 OST뿐만 아니라 영화, CF,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장르의 연출자로서의 재능을 발휘해 왔다. 신효범, 녹색지대, 김범룡, 브라운아이드걸스, 베이비복스, 캔, 김조한, 성시경, 엄정화 등의 음반에서 작곡 및 편곡자로 참여했고, 그간 쌓은 경력은 '영상음악의 대가’란 타이틀을 부여했다. 

그중 2009년작 ‘꽃보다 남자’는 지금의 오준성 감독을 있게 한 발판이 된 소중한 작품. 이 작품이 더 의미 있는 이유는 기존 드라마 OST의 틀을 완전히 빗겨가면서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계 톱니바퀴처럼 장면과 음악이 적절히 맞물리며 빛을 발했다. 당시 일본, 대만판 작품에 비해 테마음악을 적극 활용하는 등 로맨스 스토리의 빛나는 순간을 섬세하게 담아냈다는 평을 얻었다. 연인의 만남과 가슴 아픈 이별까지 캐릭터들의 감정은 물론 색다른 영상미를 돋보이게 하는 그만의 농익은 기술이다. 영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영화 음악과 같은 접근으로 국내 드라마 OST의 성공 공식을 쓴 오 감독의 시작점이었다.

뮤지컬, 영화, CF 등을 경험한 그의 다채롭고도 장엄한 작법은 오랜 세월에 걸쳐 차근차근 진가가 드러났다. 영화 ‘주노 베이커리’란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음악으로 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된 것도 특별한 보상이다. 그의 진가는 영상에 대한 이해와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 테마음악의 적극적 활용, 적재적소에 긴장감을 주는 스트링 등을 통해 드라마 음악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는 평이다.

그간 드라마에서 음악은 부속의 기능으로 존재했다. 드라마의 주제곡 정도로 인식하는 일부 대중에게 OST는 배우의 연기를 뒷받침하는 변주에 불과했다. 이러한 편견에 맞선 오준성 감독은 국내외 드라마에서 음악이 지녀야 할 새로운 위상과 가치를 깨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누구나 명장면을 추억할 때 떠올리는 음악 한 곡 정도는 있지 않나”는 오 감독은 “OST산업이 상업적인 측면으로 변하고 있는 요즘, 결국 OST는 드라마를 위한 음악이란 순기능이 되살아나야한다”고 강조했다. 



[박영웅의 How To①]에 이어 계속.

= 채널이 늘어나면서 기존 드라마 뿐 아니라 웹드 등 짧은 분량의 OST도 대거 등장하는 추세다. 

▶때론 현 OST업계가 소모전을 하고 있단 생각도 든다. 드라마 규모를 떠나서 홍보의 기회가 균등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어쩌면 당연하지만 맥없이 경쟁한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드라마가 우선이어야 한다. 음원구매력이 상당한 가수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OST가 그 가수 음악의 일부처럼 비춰지는 건 안타깝다. OST에 참여하는 가수의 색깔 보다는 드라마의 색깔을 지켜내야 한다. 그건 시청자나 가수의 팬들도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게 드라마 음악의 순기능이기도 하다. 

= 최근엔 사전제작 드라마도 늘었는데, OST 제작 측면에서도 유리한 상황이지 않나.

▶완전히 사전제작 드라마가 되려면 투자가 안정화 되어야 한다. 중국 등 외국 자본이 투입되면서 모든 스케줄이 그쪽 방영일 등 일정에 맞춰지다보니 사실상 사전제작 드라마가 아닌 경우도 많다. 사전에 더 신경 쓸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시간에 더 쫓기는 아이러니한 실정이다. 트렌드가 워낙 빠르다 보니 음악도 시대적인 면에서 안맞는 경우도 생긴다. 



= 그럼에도 급변하는 OST업계의 가능성은.

▶일관성 없이 화제성에 초점을 맞춘 OST가 범람하지만, 신인들이 주목받는 계기가 늘어난 것 같아 뿌듯하다. 최근 들어 OST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은 어쩌면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음원 구매력 있는 가수들이 아닌, 신인이나 장르 뮤지션들에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래야 OST산업도 발전할 것이다. 대사, 장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 좋은 OST의 조건은

▶업계의 사정은 늘 바뀌기 마련이지만 불변의 법칙은 드라마를 위해 만든 음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가수의 유명세에 의존해 음악을 만들기 시작하면 이미 OST로의 순기능을 잃은 것이라 생각한다. 해당 가수가 기존 부르던 스타일과 OST는 분명 구분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인디 아티스트나 신인들을 선호하기도 한다. 드라마를 보면서 삽입된 OST가 떠오르고 결국 그 노래를 부른 가수가 누군지 찾아보게 되면서 OST의 기능을 하는 것이다. 그게 바람직한 업계의 구조라 생각한다. 주인공 남녀의 감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사, 음악 등이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한다. OST의 매력과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사진=정상현 사진작가

박영웅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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