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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고쿠 3] 미들급 10강 미사키, 파운딩 전문가 클라크와 대결

기사입력 2008.06.05 18:45 / 기사수정 2008.06.05 18:45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6월 8일 오후 5시부터 일본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에서 종합격투기대회 센고쿠(戰極)의 제3회 대회가 열린다. 센고쿠의 주체인 주식회사 월드빅토리로드(WVR)는 지난해 10월 설립되어 올해 3월 5일 도쿄의 요고이 국립체육관에서 센고쿠 1을 열었다. 

WVR은 일본종합격투기협회(JMM)의 일원으로 과거 프라이드의 후원사 중 하나였던 돈키호테(일본의 할인점 업체)와 일본레슬링협회, 프라이드 라이트헤비급(당시 명칭은 미들급)과 헤비급에서 활약했던 요시다 히데히코(7승 6패, 1992년 올림픽 유도 -78kg 금메달)가 주축이 되어 결성했다.

이번대회에는 미들급 세계 10강인 미사키 가즈오(19승 2무 8패 1무효)가 파운딩 전문가 로건 클라크(11승 1패)와 대결한다. 중학생부터 유도, 고등학교 졸업 이후 킥복싱을 배운 미사키는 2000년 9월 일본 이종격투기대회 우승으로 아마추어 경력을 쌓고 2001년 5월 5일 판크라스 네오블러드 토너먼트 16강을 통해 종합격투기에 데뷔했다.

이후 2001년 7월 29일 판크라스 네오블러드 토너먼트 우승, 2005년 7월 17일 프라이드 -83kg 토너먼트 출전자결정전(판정패), 2006년 11월 5일 프라이드 -83kg 토너먼트 우승, 2006년 8월 26일 프라이드 부시도 12에서 전 프라이드 -83kg·-93kg 챔피언 댄 헨더슨(22승 7패)에게 판정승·헨더슨에게 이긴 최초의 일본인이라는 경력을 쌓았고 체급 10강으로는 데니스 강(29승 1무 10패 2무효)을 이기고 헨더슨과 1승 1패를 이뤘다.

미사키는 일본 종합격투기훈련모임 《그라바카》 소속이다. ‘그래플링광’을 뜻하는 모임 명에 어울리게 30전 중 유술에 대한 기권이 8승 1패지만 KO·TKO도 3승이 되는 수준급의 타격을 구사하여 ‘그라바카 히트맨’이란 별칭을 얻었다. 최강의 전사가 되고자 무술을 시작했으며 궁극의 투쟁대상은 바로 ‘죽음’이기에 좋아하는 종합격투기의 시합 도중에 죽는 것이 소원이라 말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그러나 이러한 열정과 라이트급 이하 체급과 견줘 일본인의 활약이 미진한 미들급에서 세계정상급 선수로 활약한다는 자부심이 겹치면서 타협을 용납하지 않고 승리 후 ‘일본인은 강하다!’라는 국수적인 발언을 즐기고 있다.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미사키는 공교롭게도 미들급 10강 중 데니스 강(한국인 아버지), 아키야마 요시히로(한국명 추성훈, 재일한국인으로 일본에 귀화, 10승 1패 2무효)와 순탄하지 않은 대결을 벌여 한국에서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2006년 11월 5일 프라이드 -83kg 토너먼트에서 미사키는 준결승에서 팔 관절 공격으로 기권패 했으나 승자의 무릎 부상으로 대신 결승에 진출, 데니스 강을 판정으로 꺾고 우승했다. 대체선수인 미사키가 정식으로 결승에 오른 데니스 강을 이긴데다가 데니스 강이 이미 준결승에서 우측이두근이 파열됐다는 것이 알려지자 ‘프라이드 챔피언’이란 간판을 얻은 미사키에 대한 시선이 고울 리가 없었다.

그러나 ‘헨더슨을 이긴 최초의 일본인’이란 성과 때문에 실력은 인정하는 것이 대세였던 한국에 지난해 연말 일회성 종합격투기 대회 야렌노카에서 열린 미사키의 추성훈전은 격투기 팬만 아니라 대중까지 반감을 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프라이드와 달리 세계적인 추세를 반영하여 그라운드 상황에서 안면을 찰 수 없었던 야렌노카의 규정에도 다운을 주저앉았다가 일어나려는 추성훈의 얼굴을 발로 차 승리한데다가 법적으로는 어엿한 일본사람인 추성훈을 이긴 후에도 ‘일본인은 강하다!’라고 했으니 반일감정이 강한 한국에서 미사키에 대한 분노는 당연하다.

미사키의 발언에 대한 반감은 한국뿐 아니라 추성훈도 마찬가지여서 경기가 무효가 된 후 일본 격투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재일한국인으로 일본에서 태어났고 현재는 일본으로 귀화했다. 같은 일본인에게 이와 같은 발언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사과를 요구했으나 미사키는 일절 반응하지 않았다. 미사키의 사전에 ‘타협’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미사키와 추성훈은 여러모로 닮은 선수다. 서핑을 즐기며 유도가 출신 종합격투기 선수임에도 미들급에서 수준급의 타격을 구사하며 기술적인 역량 이상의 동물적인 본능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는다. 심지어 체형까지 유사한 추성훈에 대해 미사키도 경기 후 “추성훈의 본능에 위축되지 않고자 평소보다 더 큰 동작을 취했다. 실제로 대결하니 생각 이상의 선수였다.”라면서 기량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를 한 바 있다.

미사키에게 야렌노카는 추성훈전 무효 처분 외에도 자신의 성공기반이던 프라이드 운영진과 절연하는 계기가 됐다. ‘마지막 프라이드’라는 기치로 프라이드 운영진을 중심으로 K-1 히어로스 -85kg 챔피언 추성훈 외에도 M-1과 DEEP 등과 합작으로 열렸던 야렌노카 이후 프라이드 운영진과 K-1 히어로스 소유사 FEG는 히어로스를 드림으로 개명한 새로운 종합격투기대회를 출범했다.

그러나 야렌노카에서 프라이드 -83kg 토너먼트 챔피언으로 히어로스 챔피언 추성훈과 상대했던 미사키는 드림이 아닌 센고쿠를 택했고 이에 대해 FEG 사장 다니가와 사다하루는 야렌노카 당시 1경기가 아닌 2경기 계약을 했다면서 비록 야렌노카가 1회성 대회이기에 강제성은 없지만, 프라이드 운영진이 택한 드림이 아닌 센고쿠로 간 것은 도의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그라바카의 창시자인 기쿠타 사나에(26승 3무 6패)는 당시 1경기 계약이었기에 야렌노카 이후 미사키는 자유계약선수였으며 센고쿠와 계약하기 전에 FEG나 프라이드 운영진의 연락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후 드림 측의 문제제기가 없던 것을 보면 설령 미사키가 2경기 계약을 했다고 해도 일회성 대회인 야렌노카의 소멸 이후를 강제할 것은 아녔으며 강제성이 없음에도 미사키의 드림행을 과신한 드림 측에서 센고쿠에 선수를 뺏겼다고 판단할 수 있다.

과거 프라이드와 K-1은 대립관계였다. 드림은 프라이드 운영진이 ‘대연립’을 명분으로 적과 손을 잡은 것이지만 센고쿠의 주체는 비록 프라이드 운영진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프라이드 출신 선수와 후원사다. 굳이 따지면 센고쿠가 프라이드를 계승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상황으로 이번 3회 대회 장소가 프라이드 단골 개최지였던 ‘사이타마 슈퍼아레나’이고 센코구가 홍보포스터에 ‘성지’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이런 명분보다는 미사키와 드림의 마찰 이후 그라바카 주축이 센고쿠에 주로 출전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그라카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 공중파가 아닌 유료결제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 센고쿠는 비록 지명도는 드림보다 부족할 수밖에 없지만, 자금력과 운영, 외국인 선수 수급에선 상당한 역량을 보여주며 단기간에 망할 단체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미사키와 맞서는 클라크는 국내엔 무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2006년 12월 미국의 종합격투기대회사 ZUFFA와 4경기 계약을 맺고 UFN(UFC의 무료방송대회) 1경기, WEC 3경기에 출전하여 3승 1패를 기록한 수준급의 선수다.

종합격투기 데뷔 후 그라운드 파운드로 4연승을 거두며 ‘핑크파운더’라는 별칭이 생긴 파운딩 전문가로 11승 1패의 전적, KO·TKO로 3승, 파운딩으로 4승을 거뒀으며 유술로 기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위치를 가리지 않는 상당한 타격과 UFC 메인대회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같은 소유사의 대회에서 어느 정도 입증한 괜찮은 유술방어력을 갖췄다.

미국 도버아이오타 고등학교에서 미네소타주 레슬링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마이크 마지텔리 감독에게 레슬링을 배웠고 미네소타 주립 세인트클라우드대학교 레슬링부에서도 반년 간 선수로 뛰었다. 미국 햄라인대학교에서는 1년간 미식축구와 육상선수로도 활약하는 등 운동능력은 상당한 것으로 여겨진다.

통신기술과 문학을 복수 전공하고 영어교사가 꿈이었으며 취미가 정원손질과 도보여행, 농사짓기라고 하는 등 격투기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미사키와는 자못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에서 유독 강조하는 근성에선 ‘죽음’까지 언급하는 미사키가 확실한 우위로 여겨진다. 또한, 종합격투기 데뷔 후 미국의 철창대회만 소화한 클라크에게 일본에서 경험하는 첫 링 경기는 여러모로 부담일 것이다.

지명도와 객관적인 기량, 심리적인 부분까지 미사키의 우위가 예상되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클라크의 장점이기도 한 타격에서 미사키가 우세란 보장은 없고 아직 기권패가 없는 클라크에게 미사키의 유술이 통할지도 의문이다. 타격과 유술이 좋지만, 레슬링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미사키에게 상대를 넘어뜨린 후 파운딩이 장기인 클라크는 성향상 꽤 난감한 존재다.

그러나 종합격투기 데뷔 전 클라크의 레슬링 경력이 특기할 정도는 전혀 아니므로 근접 힘겨루기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다면 경험이 풍부한 미사키가 우세한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미사키 가즈오 : 로건 클라크 / 미들급 

미사키 가즈오 

별칭: 그라바카 히트맨 (Grabaka Hitman) 
생년월일: 1976년 4월 25일 (만 32세) 
신체조건: 178cm 82kg 
국적: 일본
기본기: 유도, 킥복싱
종합: 19승 2무 8패 1무효 / 주요승리 - 데니스 강, 댄 헨더슨, 필 바로니, 쇼지 아키라, 플라비우 루이스 모라, 에드 허먼, 조르지 파치누, 구니오쿠 기우마, 우예야마 류키 
주요경력: 2000년 9월 일본 이종격투기대회 우승, 2001년 7월 29일 판크라스 네오블러드 토너먼트 우승, 2005년 7월 17일 프라이드 -83kg 토너먼트 출전자결정전(판정패), 2006년 11월 5일 프라이드 -83kg 토너먼트 우승, 2006년 8월 26일 프라이드 부시도 12에서 전 프라이드 -83kg·-93kg 챔피언 댄 헨더슨(22승 7패)에게 판정승·헨더슨에게 이긴 최초의 일본인 
비고: ① 중학생부터 유도, 고등학교 졸업 이후 킥복싱을 배웠다. 최강의 전사가 되고자 무술을 시작했다. 궁극의 투쟁대상은 바로 ‘죽음’이기에 푹 빠져있는 종합격투기의 시합 도중에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한다. ② 취미는 서핑이다. ③ 2006년 11월 5일 프라이드 -83kg 토너먼트 결승에서 데니스 강(29승 1무 10패 2무효)에게 판정으로 이겼다. 준결승에서 팔 관절 공격으로 기권패 했으나 승자의 무릎 부상으로 대신 결승에 진출하여 우승했다. ④ 2007년 연말 1회성대회 야렌노카에서 아키야마 요시히로(한국명 추성훈, 10승 1패 2무효)와 대결했으나 무효처리됐다. ⑤ 야렌노카 이후 미사키가 K-1의 주체사인 FEG과 구 프라이드 운영진의 합작으로 기존의 K-1 히어로스에서 개명한 드림이 아닌 센고쿠로 진로를 결정하자 FEG 사장 다니가와 사다하루는 미사키는 야렌노카 당시 1경기가 아닌 2경기 계약을 했다면서 도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미사키가 속한 일본 종합격투기훈련모임 《그라바카》의 창시자인 기쿠타 사나에(26승 3무 6패)는 1경기 계약이었기에 야렌노카 이후 미사키는 자유계약선수였으며 센고쿠와 계약을 하기 전까지 FEG나 프라이드 운영진의 연락은 없었다고 밝혔다. ⑥ 타협을 용납하지 않는 성격으로 알려졌으며 라이트급 이하 체급과 견줘 일본인의 활약이 미진한 미들급에서 세계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는 자부심 때문인지 승리 후 ‘일본인은 강하다!’라는 말을 즐긴다. 나중에 무효가 됐지만, 야렌노카에서 승리한 후에도 이와 같은 발언을 하자 재일한국인으로 한국 국적을 버리고 일본으로 귀화한 추성훈은 격투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일본인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말이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로건 클라크 

본명: 로건 토마스 클라크 (Logan Thomas Clark) 
별칭: 핑크 파운더 (The Pink Pounder) 
생년월일: 1985년 2월 16일 (만 23세) 
신체조건: 188cm 84kg 
국적: 미국 
기본기: 레슬링, 미식축구, 육상 
종합: 11승 1패 
주요경력: 미국 도버아이오타 고등학교 레슬링부(미국 미네소타주 레슬링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마이크 마지텔리가 감독), 미국 미네소타 주립 세인트클라우드대학교 레슬링부(6개월), 
비고: ① 미국 햄라인대학교에서 1년간 미식축구와 육상선수로 활약했다. ② 퉁신기술과 문학을 복수 전공했다. 영어교사가 꿈이었다. ③ 종합격투기 데뷔 후 그라운드 파운드로 4연승을 거두면서 핑크 파운더라는 별칭이 생겼다. ④ 취미는 정원손질과 도보여행, 농사짓기다. ⑤ 2006년 12월 미국의 종합격투기대회사 ZUFFA와 4경기 계약을 맺고 UFN(UFC의 무료방송대회) 1경기, WEC 3경기에 출전하여 3승 1패를 기록했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 (C) 센고쿠 공식홈페이지 (sengoku-offici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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