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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의 e스토리] 다시 프로리그 우승 노리는 kt 강도경 감독의 출사표

기사입력 2016.02.02 07:05 / 기사수정 2016.02.02 10:46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kt 롤스터. 홍진호를 비롯해 박정석, 이영호 외 많은 스타가 활동한 팀이다. 2016년 시즌에도 주성욱과 김대엽, 전태양 같은 선수가 활동 중이고 오프 시즌 동안에도 정지훈, 황강호, 최성일, 이동녕 등 선수들을 영입하며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팀이 kt 롤스터다.

2014년 프로리그 통합 포스트시즌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프로리그 우승을 차지했지만, 2015년에는 아쉽게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후 팀의 간판스타였던 이영호가 은퇴하며 kt 롤스터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다.

2016 프로리그가 시작하기 전, kt 롤스터 연습실에서 강도경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예전보다 긴 비시즌에 선수 영입과 훈련, 그리고 시즌을 위한 재충전을 진행했다는 강도경 감독에게 오프 시즌동안의 kt 롤스터의 움직임, 그리고 올 시즌 프로리그를 맞는 각오에 대해 들어보았다.

2014년 통합 포스트시즌 우승을 차지했던 것과 달리 2015년에는 통합 포스트시즌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아쉽다. 시즌 초반 성적이 잘 안 나왔다. 4라운드 우승을 했지만, 그 이후로 힘이 빠져서 최종 포스트 시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지금에서야 이야기하지만 최종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에 내가 경기장에 가지 못했다. 두 번째 경기가 끝나고 연습실로 돌아와 다음 날 엔트리를 정하고 새벽 두 시까지 연습한 후에 숙소로 걸어가고 있었다. 연습실에서 계속 목이 말라서 물을 많이 마셨을 때부터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걸어가던 중 엄청난 통증이 찾아왔다.

바로 택시를 잡아서 근처 대형 병원에 갔더니 십이지장에 출혈이 있다고 하더라.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야 했고, 그 때문에 경기장에 갈 수 없었다. 병실에 누워 경기를 보는데, (이)영호가 진에어를 상대로 3킬을 했을 때는 아픈 게 다 낫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바로 역올킬을 당하자 링거를 하나 더 맞아야 할 정도로 통증이 찾아왔다. 현장에 갈 수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가장 큰 변화는 이영호의 은퇴일 텐데, 어떻게 진행됐나.

시즌 중반부터 나오던 이야기였다. 좋은 모습으로 은퇴하고 싶다는 것이 이영호의 생각이었고, 전담 코치인 김윤환 코치와도 미리 이야기를 많이 나눈 상태였다. 본인도 마무리를 잘하고 싶어서 평소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고 마지막 경기에서도 3킬을 기록했다. 개인적으로 영호의 마지막 경기를 못 본 게 너무 아쉽다.

영호도 선수 생활을 진행하는데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매일 100점 맞던 친구가 95점을 받으니 스스로 받는 부담이 더 컸달까. 그리고 본인도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었다. 은퇴가 아쉽긴 하지만 본인의 결정이니만큼 의사를 존중했다. 영호는 은퇴를 하고도 숙소에 계속 있었다. 좋은 사이니만큼 은퇴 후 영호 진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오히려 은퇴를 한 후 나와 영호가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든 잘 됐으면 하는 친구다.



정지훈 트레이드나 황강호, 최성일 영입 등 올겨울 공격적인 선수영입을 이어나갔다.

올 시즌을 치르며 선수들이 계속 빠져나갔다. 보통 10~11명으로 시즌을 시작하는데 선수들이 중간중간 많이 나갔고, 3라운드 이후로는 선수를 영입해도 출전시킬 수 없어서 시즌 후 선수 영입을 진행했다. 전력 누수도 있었고, kt 스타2 팀은 좋은 성적을 내야 하니 부담 없이 좋은 선수를 찾아보라는 것이 사무국의 이야기였다. 내가 좋은 선수를 추천하면 사무국에서 나를 믿고 많이 도와주셨다. 이번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황강호는 작년 프로리그 내내 눈여겨봤던 선수다. 경기 부스에만 들어가면 승부욕이 불타오르는 선수다. 저그 선수가 필요하던 중 황강호 선수가 더 큰 팀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형섭 감독과 충분한 상의를 마친 후 이적한 선수가 황강호다. CJ 출신 최성일은 나이도 어리고 성장 가능성도 있는 선수다. 다른 환경에서 자극을 받으면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CJ 권수현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후 이적을 진행했다.

테란 선수인 정지훈은 정말 예전에 점 찍어둔 선수다. 작년 4라운드에 아프리카(구 스베누)와 정말 연습을 많이 했는데, 그 연습 과정에서 가장 열심히 준비한 선수가 정지훈이다. 자기 경기도 열심히 준비하는 성실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고, 프로토스 선수인 서성민 선수도 출전 기회를 더 잡고 싶어 해 트레이드가 진행됐다.

황강호에 비해 최성일과 정지훈은 작년 프로리그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다. 팀에 합류한 후 회식 자리에서 두 선수에게 왜 영입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니 둘 다 이유를 모르고 있더라. 농담으로 입단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해도 잘 모르길래 작년 시즌 대엽이를 이긴 적이 있었다고 하니 둘 다 웃더라. 물론 근처에 있는 대엽이도 머쓱해 하며 웃었다. 강호도 자신의 입단 테스트 경기를 물어보길래 영호를 이긴 적이 있다고 하니 이해하더라.



막상 새로 온 선수들을 제일 잘 챙겨주는 선수가 주장인 김대엽 선수다.

그리고서 잡아먹으려고(웃음). 농담이다. 대엽이 성격이 정말 좋다. 새로 온 팀원들도 잘 챙겨준다. 평소에 인사도 잘하고 처음 본 사람과 이야기도 잘한다. 예전에 팀에 있던 우정호와 성격이 비슷하다.

대엽이도 처음에 성격은 그렇지 않았는데 정호를 보면서 배운 거 같고, 팀이 잘 뭉칠 수 있도록 나서는 친구가 대엽이다. 그래서 올해 주장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의에 승낙했고, 작년 주장인 성욱이도 주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해도 되겠다 싶어 올해는 대엽이가 주장으로 나서게 됐다.



전태양 선수도 공허의 유산 들어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다.

태양이 스타일은 자유로운데, 공허의 유산과 잘 맞는 스타일이다. 정말 엉뚱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는데, 공허의 유산에서는 잘 먹혀 들어간다. 평소 엉뚱한 생각이 게임에서는 아이디어가 된달까. 그리고 게임 내에서는 끊임없이 본능적으로 무언가 하는데, 견제가 중요한 공허의 유산에서 태양이가 더욱 빛나는 이유다. 생각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으로 의료선을 날리고 해방선을 돌리는 선수가 전태양이다.

시즌 직전 이동녕을 영입했다. 의외로 예전부터 관심을 가졌던 선수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정지훈보다도 더 먼저 점찍은 선수가 이동녕이다. 스타2 경력으로만 보면 그 어느 선수보다도 오래된 선수가 이동녕이다. 국내 리그 준우승 경력도 있고, 해외 대회 우승 경력은 정말 풍부하다. kt에 없는 경험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이동녕이다. 그리고 나이도 어린 편이다. 안정된 환경에서 다시 게임에 집중하면 빠르게 우승권 전력으로 성장할 선수다. kt 롤스터에 큰 힘이 될 거로 본다.



작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을 텐데, 올 시즌 목표가 있다면.

프로리그는 우승이다. 작년 시즌은 변화가 많았다. 고강민 코치가 군대를 가고, 김윤환 코치가 복귀하고 류원 코치도 팀에 합류했다. 나도 감독으로 두 번째 시즌이라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2015년 통합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거만 빼고 2014년과 비슷한 성적이었다. 더 나아질 수 있는 성적이었는데 시즌 초반에 힘을 못 쓴 게 아쉬웠고, 그래서 고정 엔트리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시즌 끝나고 스스로 반성한 부분이다. 올해는 초반부터 바싹 달려 여유있게 다양한 카드를 시험해보고 싶다.

개인 리그 역시 중요하다. GSL과 스타리그, 그리고 케스파 컵 등 타이틀 마다 우승을 하나씩 가져왔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kt 롤스터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이영호의 은퇴라는 큰일이 있었지만 많은 팬이 우리를 응원해주고 있다.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이 승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다음이 팬들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작년 김대엽 선수처럼 다른 선수들도 승리 후 세레모니를 장려해서 kt 롤스터를 응원하며 더 즐겁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그리고 번뜩이는 전략이나 좋은 게임을 보여드리면서 스타크래프트2가 여전히 재미있다는 것을 보이는 게 마지막 목표다. 언제나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린다.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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