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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철 칼럼] '스타플레이어'보다 '인성' 갖춘 선수가 중요

기사입력 2012.09.11 14:34 / 기사수정 2012.09.20 04:38

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를 짊어질 젊은 선수들이 아시아배구연맹(AVC)컵 대회에 출전했다. 대학생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선발한 이유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스케줄과 대표팀의 스케줄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배구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자는 이유도 있었다. 그동안 프로선수들이 주로 대표팀에서 뛰었지만 장래성이 있는 선수를 확인하자는 차원에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일본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주전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 만큼 우리도 이 기회에 대표팀에서 새롭게 뛸 선수를 발굴하자는 의도를 가지게 됐다.

물론 이 선수들로 다가오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르겠다는 것은 아니다. 젊은 선수들의 장래성을 검토하는 차원에서 이러한 기회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지만 가능성이 있는 몇몇 선수들을 발견하게 됐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열심히 한다면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여자대표팀은 런던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룩하며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남자는 그렇지 못했다. 대표팀의 선수층을 좀 더 넓혀야하고 대표팀 운영도 변화를 줘야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적인 문제인데 이러한 점이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일이 하나 둘씩 해결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프로팀처럼 대표팀도 체계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도 하루속히 구축해야 한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배구 선수층이 얇은 점이다. 프로리그가 존재하지만 팀 수가 적고 다른 프로종목과 비교해 인프라가 열악한 점을 고려할 때 배구를 하려는 이들은 망설일 수밖에 없다. 그동안 선수층이 얇아도 좋은 인재들이 꾸준하게 출연하면서 한국배구의 명맥을 이어왔다. 그러나 마냥 좋은 선수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안 된다. 제도를 새롭게 바꾸고 배구의 저변을 넓혀가지 않으면 우리가 기대했던 인재는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나는 이번 AVC컵에 출전한 선수들이 좋은 선수로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많았던 만큼 마음이 설렜던 선수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태극 마크를 다는 것만으로 영광으로 생각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선수들의 가치관도 변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제는 선수들에게 애국심만 내세워 국가대표에 헌신해주길 원하면 안 된다. 기본적으로 이 선수들이 대표팀에 전념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줘야 한다. 그리고 협회와 연맹 간의 협조도 지금보다 원활하게 돌아가야 한다.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선수들도 자신이 코트에 서면 언제나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한다. 많은 연봉을 받는 프로선수가 됐다면 '진정한 프로'가 무엇인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나는 이유가 어떻게 됐던 간에 코트에 서면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프로라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주어지는 결과물에 따라 플레이가 변한다면 결코 좋은 선수가 될 수 없다.

나는 '배구를 잘하는 선수'와 '인성을 갖춘 선수'는 엄연히 다르다고 본다. 프로에 입단하고 대표선수에 뽑힐 정도의 수준에 오르면 많은 이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또한 수많은 후배들도 지켜보고 있다는 책임감도 가져야 한다. 진정한 프로가 되려면 배구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세계적인 선수들은 어느 위치에서건 최선을 다한다. 자신이 어떤 이유로 코트에 섰던 간에 선수의 본분에 충실하려고 노력 한다. 자신에게 내려지는 결과물에 따라 경기력에 기복이 생기면 진정한 프로라고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점을 생각할 때 나는 인성교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승리 지상주의 속에서 성장해왔기 때문에 '최선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책임감'을 갖춰야한다. 코트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고 몸을 사리면 진정한 프로라고 말할 수 없다.

AVC컵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은 젊은 선수들이 한국배구의 인재로 성장하길 기원한다.



[사진 = 남자배구대표팀 (C) 대한배구협회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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