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배드민턴사 최초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일궈낸 안세영이 우승 소감을 전했다.
안세영은 명승부를 연출한 라이벌 왕즈이(중국·세계 2위)에게 감사를 잊지 않았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1위 안세영은 12일(한국시간) 중국 닝보의 올림픽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끝난 2026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개인전) 여자단식 결승에서 숙적 왕즈이를 게임스코어 2-1(21-12 17-21 21-18)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1시간 40분, 딱 100분이 걸린 혈투 끝에 이겼다.
안세영은 그간 전세계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했으나 유독 아시아선수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시아선수권 무관은 안세영 커리어에 큰 징크스로 남았으나 올해 적지 중국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웃었다.
아울러 한 달 전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전영 오픈(슈퍼 1000) 결승에서 왕즈이에 패한 아픔도 한 달 만에 갚았다. 안세영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왕즈이와 국제대회 결승에서 10차례 만나 모두 이기는 진기록을 썼다.
그러다가 지난달 127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영 오픈에서 왕즈이에 0-2로 패하고 우승을 놓쳤다.
긴 시간 지나지 않아 다시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안세영은 1게임 7-7에서 4점을 쓸어담으면서 기세를 올렸다. 1게임 인터벌(휴식) 뒤 실수를 줄이고 찬스 때 정확하게 공격하는 방식으로 왕즈이를 끊임 없이 괴롭혔다. 왕즈이는 8-15까지 뒤지면서 1게임을 사실상 포기했다.
2게임은 달랐다. 왕즈이가 초반에 대량 득점한 것이 컸다.
안세영은 11-13까지 따라잡으며 뒤집기를 노렸으나 이후 왕즈이의 샷 정확도가 오르면서 2게임을 내줬다. 2022년과 2024년에 이 대회 우승을 해낸 왕즈이 저력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운명의 3게임에서 웃은 강자는 안세영이었다. 왕즈이는 2게임을 천신만고 끝에 따냈으나 이미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였다.
안세영은 체력이 고갈된 왕즈이를 농락하면서 11-6으로 앞선 채 인터벌을 맞았다. 왕즈이도 마지막 안간힘을 쓰며 15-15 동점을 만들었으나 안세영이 이후 4점을 연달아 따내면서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안세영은 12일 늦은 밤 자신의 SNS를 통해 "드디어 바라던 그랜드슬램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냈습니다. 길게 느껴졌던 시간들 속에서 뜻대로 되지 않았던 날들도 있었고, 스스로에게 아쉬웠던 순간들도 많았습니다"라고 지난 날을 되돌아보며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코트에 서기를 반복했던 이유를 이제는 조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무겁게 느껴지는 결과도,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하고 하루하루 쌓아온 시간들이 오늘은 다 떠오르는것 같습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올 수 없었던 자리였습니다"라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안세영은 "오늘 멋진 경기를 해준 왕즈이 선수에게도 감사하다"며 라이벌 선수의 이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이어 "항상 곁에서 함께해 주신 감독님, 코치님, 트레이너쌤(선생님) ,영상분석쌤"이라고 말한 뒤 요넥스, 르피랩, 삼성생명 스포츠단 등 스폰서들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끝으로 "마지막으로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말로 다짐을 하면 오히려 가벼워질 것 같아 말로 다 하지는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안세영은 "저는 그저 묵묵히, 제 자리에서 잘 해내는 선수가 되도록 앞으로도 더 노력하겠습니다"라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안세영은 다시 대한민국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의 일원으로 유럽에 간다.
오는 24일부터 5월3일까지 덴마크 호르센스에서 열리는 BWF 우버컵(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에 참가해 한국 대표팀의 핵심 전력으로 나선다.
한국은 우버컵에서 포트1에 속해 아시아 다크호스인 태국, 유럽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스페인, 불가리아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후 8강, 4강 토너먼트 등을 거쳐 결승 진출을 노린다. 안세영과 백하나-이소희(여자복식) 조를 앞세운 한국은 중국, 일본과 우승 후보로 꼽힌다.
사진=대한배드민턴혐회, 아시아배드민턴연맹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