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3-1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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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검찰총장 "따뜻하게 환영할 것, 평화롭게 귀국하길" 공식발표…그러나 女 축구대표팀 망명 더 늘었다, 7명 호주 잔류

기사입력 2026.03.11 09:09 / 기사수정 2026.03.11 09:09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이란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탈락 이후 호주에 대거 망명을 신청한 가운데 이란 정부가 따뜻한 환영을 약속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10일(한국시간) "이란은 여자 축구팀을 따뜻하게 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와 검찰총장은 대표팀이 '평화롭고 자신감 있는 상태로' 호주에서 귀국하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 여자 축구 선수들은 지난주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 당시 이란 국가 연주 중 침묵을 지키며 자국 내 반정부 시위에 연대 의사를 표명했다가 '전시 반역자'라는 비난을 받는 등 신변에 위협을 느꼈다.

이란 국영 방송(IRIB)의 보수 논평가들은 국가 연주 중 침묵한 선수들을 향해 "파렴치한 배신의 극치"이자 "전시 반역자"라고 규정하며 가혹한 처벌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선수들이 필리핀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갑자기 국가를 부르고 경례를 한 것을 두고서는 대표단에 동행한 정부 관계자들이 가족의 안위를 볼모로 강요한 결과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팀 버스 안에서 엄지손가락을 손바닥 안으로 접는 국제적인 SOS 구조 신호를 보내는 선수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이번 사태에 가세하며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가 이들을 본국으로 돌려보내는 것은 "끔찍한 인도주의적 실수"가 될 것이라며, 만약 호주가 거부한다면 미국이 이들을 받아들이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그는 앤서니 올버니즈 호주 총리와의 통화 이후 "총리가 민감한 상황을 매우 잘 처리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호주 정부의 비자 발급 조치를 지지했다.



호주 정부는 이미 자흐라 간바리 주장을 포함해 파테메 파산디데, 자흐라 사르발리 알리샤, 모나 하무디, 아테페 라메자니자데 등 5명의 선수에게 인도적 비자를 신속히 발급했다.

토니 버크 호주 내무부 장관은 "이들은 정치 활동가가 아닌 단지 안전을 원하는 운동선수일 뿐"이라며, 다른 팀원들에게도 동일한 망명 기회가 열려 있음을 강조했다.

호주의 인도주의 비자는 소지자에게 호주 내 거주와 취업, 학업의 권리를 영구적으로 보장하는 강력한 보호 수단이다.

망명을 신청한 선수들은 현재 이란 정부 관계자들의 접근이 차단된 비공개 안전 가옥으로 옮겨져 호주 연방 경찰의 밀착 보호를 받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기존에 인도적 비자를 발급받은 5명의 선수 외에도 추가로 선수 1명과 기술 스태프 1명 등 최소 2명이 호주에 더 남기로 결정하면서 망명 대열에 합류한 팀 관계자는 총 7명으로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오후 시드니 공항은 이란으로 돌아가는 남은 선수단과 이들을 저지하려는 시위대, 망명한 선수들을 응원하는 교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선수들은 인솔자 옆에서 기자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공항 터미널 밖에서는 이란 혁명 이전의 상징인 '사자와 태양' 깃발을 든 활동가들이 "위험한 곳으로 돌아가지 마라"고 외치며 눈물로 호소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최소 한 명의 선수가 시드니 공항에서 말레이시아행 항공편 탑승을 끝까지 거부하며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란 외무부와 검찰총장실은 망명 신청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례적으로 부드러운 논조의 성명을 발표하며 선수들의 귀국을 종용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란 여자 축구팀에게 전한다. 걱정하지 마라. 고국은 두 팔 벌려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며 '따뜻한 환영'을 약속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란 검찰총장실 역시 타스님 통신을 통해 "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평화롭고 확신을 가지고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초대하며, 가족들의 우려도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회유책을 폈다.

이란 정부는 "따뜻한 환영"이라는 말로 선수들의 귀국을 재촉하고 있으나 이들이 이란 땅을 밟는 순간, 정말로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란 선수들이 어떤 운명을 맞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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