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지난해 외국인 투수의 부진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롯데 자이언츠에서 올해. 2선발이 유력한 제레미 비슬리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롯데는 2025시즌 종료 후 빈스 벨라스케즈를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했다. 알렉 감보아와도 최종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외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그러면서 비슬리와 엘빈 로드리게스를 각각 총액 100만 달러(약 14억 8000만원) 풀개런티로 계약했다. 두 선수는 모두 155km/h 이상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고, 일본프로야구(NPB) 경험이 있어 아시아 야구에도 익숙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비슬리는 세 시즌 동안 한신 타이거스에서 활약했다. 2023년 NPB 무대를 밟은 그는 첫해 18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2.20을 기록했고, 일본시리즈 엔트리에도 들면서 팀이 38년 만에 정상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이후 2024년에는 14경기(76⅔이닝)에서 8승 3패 평균자책점 2.47로 더욱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1군 8경기 등판에 그친 비슬리는 한국 무대를 밟으며 새 도전에 나섰다.
비슬리는 지난 1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 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5회 우에다 규토에게 투런 홈런을 맞기는 했으나, 이를 제외하면 큰 위기를 맞이하지 않았다. 최고 구속 153km/h를 마크한 그는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최근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열렸던 롯데의 스프링캠프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비슬리는 "몸 컨디션은 굉장히 좋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려고 스플리터나 스위퍼를 많이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홈런 맞은 공도 나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조율할 수 있는 단계이기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3월 초부터 153km/h를 뿌린다는 점은 시즌에 대한 기대를 하게 만든다. 이에 대해 비슬리는 "구속도 당연히 중요하고, 전광판에 나오는 걸 체크한다"면서도 "난 선발투수이기 때문에 5이닝을 60구 이내로 막거나, 7~8회에 올라가는 게 더 중요하다. 거기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말을 했다.
일본야구 경험이 한국에서 도움이 될까. 비슬리는 "일본과 한국 야구가 드라마틱하게 차이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생활 면에서도 그는 "아내는 걱정을 한다더라"면서도 "한신에서도 나를 잘 케어해줬다. 롯데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문제가 전혀 없다"고 확신했다.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할 로드리게스는 일본야구 경험 외에도 지난 2017년 LA 에인절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이에 비슬리를 로드리게스가 잘 따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10년 전부터 로드리게스를 알고 있었다"는 비슬리는 "아시아 문화를 알고 있고, 내가 나이가 더 많은 형이니까 동생을 케어한다는 느낌으로 항상 얘기하고 있다. 사이 좋게 시너지가 잘 나고 있다"고 웃었다.
로드리게스 외에도 비슬리는 한신 시절 투수코치였던 카네무라 사토루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와도 재회했다. 비슬리는 "카네무라 총괄은 내게 형님이기에 많이 따르려고 한다. 한신 시절에도 워낙 관계가 좋아서 믿고 따랐고, 서로 존중하는 관계라서 한신 시절부터 존경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비슬리는 자신을 '외국인'이 아닌 팀의 일원으로 봐주길 바랐다. 그는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가 최선을 다할 것이고, 가진 걸 다 보여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에서도 3년 동안 있으면서 나중에는 '센빠이(선배)'라고 불리면서 일본 선수들이 많이 따랐다"며 "난 어딜 가도 똑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은 당연히 있다. 비슬리는 "빅리그에서도 뛰어봤고, 일본시리즈에서도 투구를 해봤다. 그런 경험이 있기에 뭘 해야 되는지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 찰리 반즈가 팔꿈치 부상으로 조기 퇴출됐고, 터커 데이비슨 역시 10승을 거두고도 교체됐다. 감보아는 9월 이후 부진에 빠지며 가을야구 싸움에 도움을 주지 못했고, 벨라스케즈는 8점대 평균자책점으로 최악의 투구를 선보였다.
그렇기에 새 외국인 투수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비슬리는 묵묵히 시즌을 바라보며 자신의 것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