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쿄, 김근한 기자) 혼자 만화야구를 하고 있다. 일본 야구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부터 폭발했다. 선제 만루 홈런을 포함해 5타점을 쓸어 담으며 일본의 압승을 이끌었다.
일본은 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WBC C조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13-0,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일본이 WBC에서 콜드게임 승리를 거둔 것은 2013년 대회 이후 3개 대회 만이며 통산 다섯 번째다.
이날 일본 승리의 중심에는 오타니 쇼헤이가 있었다. 오타니는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하며 대회 첫 경기부터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경기 흐름은 2회 일본 공격에서 완전히 기울었다. 일본은 이닝 동안 무려 10점을 뽑아내며 2006년부터 시작한 WBC 대회 통산 한 이닝 최다 팀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2023년 대회에서 미국 등이 기록했던 9득점이었다.
그 시발점이 바로 오타니의 만루 홈런이었다.
이날 2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대만 선발 투수 정하오쥔을 상대로 볼카운트 2B-1S 상황에서 4구째 낮은 커브를 받아쳤다. 타구는 우중간 관중석으로 그대로 날아갔다. 타구 속도 164.8km/h, 비거리 112.2m의 선제 만루 홈런이었다.
오타니는 "타구를 치는 순간 넘어갔다고 생각했다"며 "어쨌든 선제점을 내고 싶었다. 외야 플라이로라도 1점을 먼저 얻고 싶다는 생각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일본 대표팀 역사에서도 의미 있는 장면이었다. 일본 선수의 WBC 만루 홈런은 2013년 대회 네덜란드전에서 사카모토 하야토가 기록한 이후 두 번째였다.
오타니의 홈런을 시작으로 일본 타선은 폭발했다. 일본은 2회에만 7안타를 몰아치며 10득점을 올렸고, 이날 총 13안타 13득점으로 대만 마운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마운드도 완벽했다. 선발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2⅔이닝 동안 무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후 후지히라, 미야기, 기타야마, 소야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1안타 무실점 릴레이를 펼치며 대만 타선을 봉쇄했다.
야마모토는 "세세하게 보면 반성할 부분이 많지만 팀이 승리했기 때문에 좋은 경기였다"며 "오타니의 홈런으로 경기 흐름이 완전히 일본 쪽으로 왔다. 정말 대단했다"고 오타니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대만 벤치도 오타니에게 당한 한 방을 인정했다. 대만 대표팀 정하오쥐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최고의 타자다. 한마디로 설명할 수 없다"며 "한 번의 스윙으로 분위기와 흐름을 모두 바꿀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피하지 않고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다면 또 맞서 싸울 것"이라며 "오타니라고 해서 도망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패배로 대만은 조별리그 2연패에 빠지며 1라운드 통과가 매우 어려워졌다. 감독이 경기 도중 벤치에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감독으로서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며 "대패의 책임은 내가 지겠다. 선수들은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선수들을 비난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일본은 완벽한 출발을 알렸다. 일본 대표팀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경기 뒤 오타니 활약에 대해 "팀에 큰 흐름을 만들어 줬다. 한 번의 스윙으로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 준다. 역시 오타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극찬했다.
일본은 기세를 이어 곧바로 한일전에 나선다. 이바타 감독은 "한국은 매우 강한 타선을 가진 팀"이라며 "장타를 허용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오타니도 경기 뒤 "좋은 경기로 좋은 출발을 했다. 2회 그 이닝 하나로 정리된 경기였다. 득점 이후 모두가 집중했고, 볼넷도 잘 골라냈다. 나도 적극적으로 좋은 공을 치려고 했다"며 "내일 한국전을 포함해 강한 팀들과 계속 경기해야 한다. 빨리 집에 가서 푹 자고 내일 경기를 준비하겠다. 일본 팬들과 팀이 하나가 돼 싸우고 싶다"고 다짐했다.
사진=도쿄,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