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미야자키, 양정웅 기자) "(박)재엽이요? 생각보다 안 느네."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지난 1일 일본 미야자키현의 미야코노조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NPB) 지바 롯데 마린스와 경기를 앞두고 포수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올해 롯데의 주전 포수는 유강남이 맡아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결국 백업포수 경쟁만이 남은 셈이다.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1차 캠프에는 유강남 외에도 손성빈과 정보근, 박건우, 박재엽이 합류했다.
이후 2차 캠프를 앞두고 박건우가 빠졌고, 정보근도 오른쪽 엄지손가락 통증 재발로 인해 상동 캠프로 이동했다. 남은 건 손성빈과 박재엽이다.
이 중 부산고 졸업 후 지난해 롯데에 입단한 박재엽은 첫 시즌부터 1군 경험을 한 선수다. 6월 18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는 홈런포를 터트리면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퓨처스리그에서도 47경기에서 타율 0.317(119타수 38안타) 4홈런 23타점 OPS 0.868로 맹활약했다.
8월 초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대에 오른 박재엽은 시즌아웃되고 말았다. 그래도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이 직접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양의지를 처음 봤을 때보다 더 좋아보인다"고 말할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김 감독의 폭탄발언(?)이 터졌다. 그는 박재엽을 향해 "되게 기대했는데, 본인도 약간 풀어진 것 같다"며 "생각보다 안 는다. 지금 정도면 눈에 띄는 게 있어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이틀 뒤 다시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1군에서는) 열심히 하는데, 2군에 내려가면 풀리는 선수가 있다"며 "2군에서 평가가 안 좋게 왔다"고 얘기했다.
이후 김 감독이 인터뷰를 마친 후 갑자기 박재엽이 취재진을 향해 다가왔다. 알고 보니 김 감독이 직접 지시한 것이었다. 박재엽은 "감독님이 손짓으로 부르셔서 갔는데, 올라가라고 하셔서 올라왔다"고 말했다.
당연히 박재엽도 김 감독의 발언을 기사로 접했다. 그는 "나도 몰랐는데, 가족 단톡방에 갑자기 올라왔다. 그래서 '큰일 났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박재엽은 "비시즌 준비가 잘 안 된 것 같다. 캠프에 왔을 때부터 몸이 안 만들어진 상태로 하고 있어서 감독님이 기대하신 것보다 몸도 안 만들어졌다. 그래서 그런 마음의 말씀을 해주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부상 때문은 아니었다. 마무리캠프는 괜찮았는데, 비시즌 때 타격 운동을 많이 못했다"며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고 얘기했다. 시즌 종료 후 한 달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후 1월부터 기술 훈련에 들어갔는데, 그 타이밍이 늦었다는 판단이었다.
이번 캠프에서 박재엽은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내야수 한동희와 같이 방을 쓰고 있다.
한동희는 "야구에 대한 마음가짐을 얘기했다. 재엽이한테 어떤 생각으로 야구하냐고 먼저 물어봤다. 별 생각 없이 하는 것 같길래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한다. 너도 하나 찾아서 하루하루 하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박재엽은 "(한)동희 형이 너무 좋은 얘기를 해주셨다.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전에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그게 도움이 돼서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을 돌아본 박재엽은 "후반부에 감독님이 '2군에서 열심히 안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 타이밍에 다쳐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래도 기대가 없으면 이런 지적도 하지 않는다. 박재엽은 "감독님이 안 보시는 것 같지만 보고 계신다는 걸 느꼈다"고 고백했다.
박재엽은 김태형 감독에게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시즌 준비 못한 거 정말 죄송하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니까 경기 들어가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 보여드려서 감독님 눈에 한 번 더 들도록 하겠다"며 다짐을 전했다.
자신을 불성실한 선수로 오해하고 있을 팬들에게도 해명했다. 박재엽은 "준비 못한 부분은 사실이니까 인정하고, 이제부터라도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사진=일본 미야자키, 양정웅 기자 / 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