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설원 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치열한 메달 경쟁이 펼쳐진 크로스컨트리 경기 도중, 한 마리의 개가 코스를 가로질러 선수들과 함께 결승선을 향해 질주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이 장면은 1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테세로의 발 디 피엠메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팀 스프린트 예선 경기에서 나왔다.
크로스컨트리의 전통적인 개최지인 테세로의 발 디 피엠메 크로스컨트리 센터는 세계선수권 등 굵직한 국제 대회를 수차례 치른 상징적인 코스다. 이날도 각국 대표 선수들이 결승 진출을 놓고 전력을 다하던 상황이었다.
미국 매체 '피플'은 "2026 동계올림픽 경기 코스에 개가 등장했다"며 "여자 팀 스프린트 예선 도중 한 마리의 개가 코스 안으로 뛰어들어 선수들을 따라 달렸다"고 전했다.
중계진은 "혹시 개를 잃어버린 사람 있나요?"라고 말하며 당황스러운 상황을 전했고, 현장에는 긴장과 함께 웃음이 번졌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다행히 선수들과 직접 충돌하는 장면은 없었고, 경기는 중단 없이 이어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해당 개의 정체와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문제의 개는 '나즈굴'이라는 이름의 체코 울프도그로, 인근 숙소에서 빠져나와 경기장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가디언은 "나즈굴이 팀 스프린트에 예상치 못한 등장으로 시선을 끌었다"며 "크로아티아 선수 테나 하지치의 뒤를 따라 결승선을 향해 달렸다"고 전했다.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하지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순간적으로 정신이 멍해졌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그리스의 콘스탄티나 카랄람피두 역시 "카메라를 따라 뛰는 것처럼 보였다. 귀엽긴 했지만 경기 중이라 놀랐다"고 말했다. 다만 공격적인 행동은 없었고, 안전 문제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현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가디언은 또 "나즈굴이 설령 결승선을 함께 통과했더라도 정식 참가 선수가 아니며, 경기 규정상 성적 산정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공식 기록에는 포함될 수 없다. 게다가 이 개는 수컷이다"라는 농담을 덧붙였다.
그럼에도 자동 판독 카메라에 포착될 만큼 결승선 인근까지 함께 달린 모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이번 대회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장면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이날 설원 위에 남은 건 단순한 기록 이상의 장면이었다. 메달 경쟁의 긴장감 속에서도 예기치 못한 순간은 찾아왔고, 개 한 마리의 질주는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화제를 동시에 안겼다. 치열한 승부 한가운데서도 인간적인 해프닝이 공존한다는 것, 그것이 스포츠가 지닌 또 다른 얼굴임을 테세로의 설원이 증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