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새해 첫 경기부터 진땀승을 거두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현지 언론은 오히려 위기관리 능력과 원대한 목표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특히 '시즌 무패'를 목표로 내건 안세영의 선언에 이미 배드민턴을 정복한 선수라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 매체 뉴트스레이츠타임스는 "안세영은 린단, 리총웨이를 넘어 '무패 시즌'을 정조준하고 있다"면서 "안세영의 2025시즌은 대부분의 선수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성과다. 하지만 안세영에게는 스스로 다시 넘어야 할 기준을 더 높여 놓았을 뿐"이라고 보도했다.
안세영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말레이시아오픈 여자 단식 32강전에서 캐나다의 미셸 리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2-1(19-21 21-16 21-18)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시간만 1시간15분에 달하는 예상밖 혈투였다. 안세영은 2세트 한때 5-11로 뒤지며 벼랑 끝에 몰렸으나 특유의 뒷심을 발휘해 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현지 매체는 안세영이 고전한 모습보다 지난 시즌 달성한 압도적인 기록에 주목했다. 안세영은 2025년 한 해 동안 77경기 중 73승을 거두며 승률 94.8%를 기록했다.
이는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최고 승률로 '전설' 린단의 최고 승률(2011년 92.75%)과 리총웨이의 최고 승률(2010년 92.75%)마저 뛰어넘는 수치다. 안세영은 지난 시즌 월드투어 파이널을 포함해 무려 11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부분의 선수라면 이 정도 성과에 안주하겠지만 안세영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안세영은 이날 미셸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즌 무패'가 궁극적인 목표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안세영은 "이미 이룬 것들을 최대한 잊고 다시 시작하려 한다"며 "트로피를 모으는 것이 날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물론 매우 어렵다는 걸 알지만 한 해를 패배 없이 마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 해 무패는 분명 달성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하지만 이 말을 꺼낸 이가 바로 안세영이라는 점에서 불가능하게 들리지 않는다.
이에 대해 뉴스트레이트타임스는 "안세영은 투어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느낀다. 모두가 안세영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미셸 리와의 경기처럼 '무적의 시즌'이 얼마나 어려운 도전인지는 분명하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위기들이 안세영을 더 날카롭게 만든다는 사실도 분명하다"고 전했다.
이어 "안세영은 이미 이 종목을 정복했다. 이제 안세영의 목표는 '지배'의 기준 자체를 다시 정의하는 것"이라며 "나머지 선수들은 그 속도를 따라갈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배드민턴을 정복한 안세영이 다른 선수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게 될 거라고 전망했다.
한편, 말레이시아오픈 3연패에 도전하는 안세영의 다음 상대는 2017년 세계선수권 챔피언 오쿠하라 노조미(일본)다.
오쿠하라는 풍부한 경험과 노련한 경기 운영을 자랑하는 베테랑으로 지난해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도 3위를 했다. 까다로운 상대임은 분명하다.
안세영이 수지 수산티(인도네시아), 장닝(중국), 타이쯔잉(대만) 등 전설들만이 달성했던 대회 3연패 기록을 달성하며 '무패 시즌'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