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파이브 챌린지 성과 공유회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게임 산업에서 사회공헌은 오랫동안 부차적인 영역으로 인식돼 왔다. 기업의 성과는 매출과 이용자 수로 평가됐고, 사회적 책임은 선택적 활동에 가까웠다. 그러나 최근 게임사의 역할이 콘텐츠 제공자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 확장되면서,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와 관계를 맺고 있는지 역시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넥슨은 이 흐름 속에서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게임사의 강점을 사회공헌으로 연결해 온 사례다.
2025년 한 해 동안 넥슨과 넥슨재단이 사회에 환원한 기부금은 약 110억 원에 달한다. 지난 10여 년간 누적 기부액은 약 800억 원 규모다. 단순한 금액의 크기보다 주목할 부분은, 이 기부가 특정 이슈에 집중된 단발성 후원이 아니라 의료·교육·복지 등 다양한 영역으로 이어져 왔다는 점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디지털 격차 해소를 목표로 한 코딩 교육이 대표적이다. 넥슨은 컴퓨팅교사협회(ATC)와 함께 ‘하이파이브 챌린지’를 운영하며 소프트웨어 사고력 교육을 지속해왔다. 소설 공학과 브릭 놀이를 결합한 이 프로그램은 2025년 기준 누적 참여 학생 수 20만 명을 넘어섰고, 전국 다수의 시·도 교육청과 협력하며 지역 간 교육 접근성 확대에 기여해왔다.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블록코딩 플랫폼 ‘헬로메이플’ 역시 학교 연계 수업, 찾아가는 코딩 교실, 대학생 멘토 봉사 프로그램으로 확장되며 코딩 교육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단풍잎 놀이터 2호 전경
게임 IP를 기반으로 한 사회공헌도 이어졌다. ‘메이플스토리’의 ‘단풍잎 놀이터’ 프로젝트는 노후하거나 부족했던 놀이 공간을 공공 놀이터로 재조성하며 어린이의 놀이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마비노기’의 ‘나누는맘 함께하고팜’은 발달장애 청년의 자립을 돕는 사회적 일터와 연계돼, 게임 이용자가 온·오프라인에서 함께 참여하는 형태의 나눔 모델로 자리 잡았다. 창립 30주년을 맞아 진행된 ‘넥슨 히어로 캠페인’ 역시 유저 참여를 통해 조성된 기금을 어린이 의료 지원과 방문 재활 사업에 활용하며 이용자와 기업의 공동 참여 구조를 만들었다.
사회복지 영역에서는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 강화됐다. 넥슨은 넥슨게임즈와 함께 가족돌봄아동(영케어러)을 지원하는 ‘위드영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돌봄, 교육,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협력해 산불 등 국가 재난 상황에 대비한 지원 활동도 이어가며 사회적 안전망 강화에 힘을 보탰다.

전남권 넥슨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
이 가운데 넥슨이 가장 장기적으로 집중해 온 분야는 어린이 재활의료다. 국내 어린이 재활의료는 지역 편중과 인프라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고, 이는 장애 아동과 가족에게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 넥슨과 넥슨재단은 이 문제를 단기 지원이 아닌 사회 인프라 구축의 관점에서 접근해 왔다.
그 결과 지난 11월 전남 지역에 ‘전남권 넥슨 공공어린이재활의료센터’가 개원하며 수도권, 충청, 영남, 호남을 아우르는 권역별 어린이 재활의료 체계가 완성 단계에 들어섰다. 전남 지역 최초의 공공 어린이 재활의료 거점이 마련되면서, 지역 간 치료 접근성 격차를 줄이는 기반도 갖춰졌다. 넥슨재단이 추진해 온 전국 5대 권역 중심의 어린이 재활의료 인프라는 이로써 실질적인 구축 국면에 접어들었다.

넥슨재단 후원 의료시설 누적 기부금 및 누적 이용자 수
재정적 지원 규모도 적지 않다. 넥슨재단은 지난 10여 년간 어린이 건강권 강화를 위해 누적 625억 원을 후원해 왔으며, 이 가운데 병원 건립에 약정된 금액은 550억 원, 개원 이후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운영 기금은 약 75억 원에 이른다.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넥슨이 후원한 어린이 병원들의 누적 이용자 수는 2025년 8월 기준 약 71만 명에 달한다. 장애 등록 아동 수를 기준으로 하면, 아동 1인당 평균 7회 이상 재활 치료가 가능했던 셈이다.
의료 서비스에 대한 현장 평가도 긍정적이다. 2024년 말 ‘대전세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서 진행된 외래환자 만족도 조사에서는 응답자 320명 가운데 99%가 의료 서비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치료 환경과 직원 서비스 등 전 항목에서 평균 95점 이상의 점수를 기록하며, 지원의 양뿐 아니라 질적 수준 역시 일정 기준을 충족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병원 건립에 그치지 않고, 이후 운영 단계에서도 지원은 계속됐다. 운영 과정에서 드러나는 수요를 반영해 운영 기금 지원, 방문 재활 프로그램 후원 등으로 이어지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매년 3억 원의 운영 기금을 후원해 발달장애 아동 정신건강 치료, 로봇 재활치료실 보강, 인지치료실 환경 개선 등에 활용하고 있는 점이 대표적이다.
넥슨의 사회공헌은 특정 프로젝트의 성과를 나열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의료와 교육, 복지 전반에 걸쳐 이어진 행보는 게임사가 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지를 꾸준히 축적해 온 과정에 가깝다. 숫자보다 구조를, 일회성보다 지속성을 택해온 선택이 지금의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넥슨의 사회공헌은 하나의 방향성을 가진 사례로 남는다.
사진 = 넥슨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