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서 손흥민과 환상 투톱을 이루고 있는 공격수 드니 부앙가가 조국 가봉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 첫 경기에 나섰으나 득점 없이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가봉은 지난 25일(한국시간) 열린 2025 네이션스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카메룬에 0-1로 패했다.
결과보다 더 큰 아쉬움은 가봉의 공격이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아스널과 바르셀로나, 첼시를 거친 가봉 축구사 최고의 골잡이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과 공격 콤비로 나선 부앙가는 90분 동안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의 침묵은 그대로 팀 패배로 이어졌다.
부앙가는 카메룬의 촘촘한 수비에 고립됐다. 전방에서 공을 잡아도 2~3명이 동시 압박에 나섰다. 집중 견제에 시달린 탓에 이 경기 90분을 소화한 선수들 중 터치 횟수 부문 최하위(38회)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유효 슈팅을 단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부앙가가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가봉의 공격은 단조롭게 흘렀다. 전술적으로 부앙가에게 의존하는 비중이 높은 가봉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문제였다.
부앙가는 지난 10월 끝난 2026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선 8경기 8골이라는 엄청난 화력을 뽐내며 득점 3위를 차지했다. 가봉이 비록 본선에 오르진 못했지만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는 원동력이 됐다.
부앙가는 LAFC에서도 최근 손흥민과 호흡하며 발군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부앙가는 손흥민과 함께 전방에서 호흡을 맞추며 빠른 패스 교환과 공간 침투로 시너지를 만들어왔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끌면 부앙가가 보다 자유로운 공간 속에서 1대1 상황을 맞이하거나 결정적인 찬스를 얻을 수 있었다. 둘이 골 합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흥부 듀오'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대표팀에서는 그런 확실한 파트너의 부재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부앙가가 사실상 홀로 상대 수비의 견제를 감당해야 했고, 결국 팀 공격 전개 과정에서의 답답함이 가중되고 말았다. 2026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7골을 폭발했던 오마베양도 36살 나이를 거스르기 어려운 듯 움직임이 둔했다.
결국 가봉은 전반 6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이스 브라이언 음뵈모의 어시스트를 받은 카를 에타 에용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뒤 끝내 이를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졌다.
조별리그 통과를 위해서는 에이스 부앙가의 반등이 절실하다. 가봉은 조별리그 2, 3차전에서 각각 모잠비크와 코트디부아르를 상대할 예정이다. 모잠비크는 다크호스로 꼽히며, 코트디부아르는 우승후보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