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황희찬이 두 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지만,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끝없는 추락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울버햄프턴은 21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브렌트퍼드와의 홈 경기에서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울버햄튼은 리그 개막 후 17경기 동안 단 한 차례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2무 15패, 승점 2점에 머물며 압도적인 최하위에 머물렀고, 리그 10연패라는 참담한 기록까지 떠안았다.
울버햄프턴의 부진은 이제 단순한 침체를 넘어 역사적인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17경기 기준 승점 2점은 1888년 이후 잉글랜드 프로축구 4개 디비전을 통틀어 전례가 없는 최악의 기록이다.
이날 울버햄튼은 시즌 무승과 연패 탈출을 위해 초반부터 공격적인 자세로 나섰다. 황희찬은 예르겐 스트란드 라르센과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선발 출전해 공격의 선봉에 섰다.
황희찬은 특유의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활로를 찾으려 했지만, 팀 전체의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상황에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전반전 초반은 양 팀 모두 결정력 부족에 시달리며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고, 유효 슈팅 역시 극히 제한적이었다.
울버햄프턴은 홈 이점을 살려 어떻게든 흐름을 가져오려 했지만, 공격의 마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점점 불안 요소를 키워갔다.
결국 균형은 후반 18분 무너졌다. 브렌트퍼드의 비탈리 야넬트가 전방으로 띄운 비교적 단순한 공을 울버햄튼 수비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이를 놓치지 않은 루이스-포터가 박스 안에서 자유로운 슈팅 기회를 잡아 선제골을 터뜨렸다.
실점 이후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욱 경직돼 보였고, 브렌트퍼드는 울버햄프턴의 실수를 기다렸다.
결국 울버햄프턴은 후반 38분 루이스-포터에게 쐐기골을 허용했다. 미켈 담스고르가 오른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루이스-포터가 슬라이딩하며 왼발로 마무리해 멀티골을 완성했다.
울버햄프턴에게도 마지막 기회는 있었다. 후반 43분 맷 도허티가 박스 안에서 파울을 유도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한 골이라도 만회하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키커로 나선 라르센의 슈팅은 브렌트퍼드 골키퍼 카오이민 켈러허의 선방에 막혔다. 페널티킥 실패 이후 쏟아진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결국 팀은 0-2, 처참하게 패배했다.
이날 황희찬은 선발 출전해 후반 44분 존 아리아스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날 황희찬은 나름 저조한 공격력의 팀 내에서 고군분투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황희찬은 약 89분 동안 터치 42회, 슈팅 1회, 패스 성공률 67%(18/27), 기회 창출 1회, 빅찬스 미스 1회, 태클 1회 등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매체는 그에게 팀 내 3번째로 낮은 평점인 6.3을 매겼다.
황희찬은 이번 시즌 리그 12경기에 출전해 1골에 머물러 있으며, 팀의 극심한 부진과 맞물려 예년에 비해 침체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울버햄프턴은 이번 시즌 강등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강등권 바로 위인 17위 노팅엄 포레스트와도 승점 차가 벌써 16이라 이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선수들과 감독의 자신감도 저조해 보인다.
경기 후 주장 맷 도허티는 팀을 향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이 클럽에서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생각해야 한다"며 "끝까지 싸운 팀으로 남고 싶은지, 아니면 겁쟁이처럼 쉽게 포기한 팀으로 남고 싶은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자신감이 완전히 바닥이다.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없다. 오히려 이기는 것이 두려운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롭 에드워즈 감독 역시 기자회견에서 깊은 좌절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첫 실점 장면은 절대 나와서는 안 되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그 순간 거의 자멸했다"며 "한 골을 내주면 그 이후로 선수들이 엄청난 압박을 느끼는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매 경기마다 큰 실수가 언제든 나올 것 같은 불안함이 있다"고 덧붙였다.
에드워즈 감독은 부임 이후 치른 리그 6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