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초 무사 1루 KIA 김규성이 타격하고 있다. 결과는 중견수 플라이 아웃.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저도 모르게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던 경기였어요."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규성은 올해 133경기에 출전했다. 팀 내 야수 중 최형우(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두 번째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다만 타석 수는 222타석으로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었다. 김규성이 선발 출전한 경기보다 교체 출전한 경기가 많았다는 의미다.
김규성은 지난 8월 3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이날 KIA는 3루수 박민, 유격수 박찬호(두산 베어스), 2루수 김선빈, 1루수 패트릭 위즈덤으로 내야진을 꾸렸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김규성이 그라운드를 밟은 건 6회말이었다. 6회초 박민의 타석에서 대타로 등장한 김태군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김규성은 박민을 대신해 3루수를 맡게 됐다.
김규성은 두 팀이 4-4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2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 중 한 명인 박영현이었다. 김규성은 초구 스트라이크, 2구 헛스윙 이후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에 몰렸으나 볼을 골라냈다. 이후 4구를 파울로 걷어냈고, 볼카운트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박영현의 5구 139km/h 슬라이더를 잡아당겼다.
김규성이 친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직격했다. 우익수 안현민이 담장과 충돌한 뒤 수비를 이어가지 못했고, 그 사이 김규성은 1루, 2루, 3루를 차례로 통과한 뒤 홈으로 달려들었다. 결과는 세이프. 김규성의 개인 통산 첫 그라운드 홈런이었다. 이 홈런을 포함해 김규성의 프로 통산 홈런은 9개에 불과하다.

28일 오후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3회말 무사 1루 한화 심우준의 내야 땅볼 때 KIA 김규성이 타구를 잡아 2루로 송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비록 경기는 KIA의 6-7 역전패로 마무리됐지만, 김규성은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김규성은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던 경기였다. 타격 면에서 정말 약하지만, 그렇게 1~2번씩 하면서 자신감도 올라오면 타율도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야구할 때부터 나 자신을 믿고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2016년 2차 7라운드 63순위로 KIA에 입단한 김규성은 2020년부터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까지 6시즌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규성의 통산 타율은 0.210(606타수 127안타)이다.
김규성은 "올해 프로 10년 차이지만, 누구나 주전이라는 꿈을 꾸면서 프로 생활을 하지 않나. 나 또한 10년 동안 주전이라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어떻게든 버티면서 노력했는데, 마무리캠프에서 땀을 흘린 만큼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수년간 KIA 내야진의 한 축을 책임졌던 박찬호(두산 베어스)가 이적하면서 KIA는 새로운 주전 유격수를 찾아야 한다. 아시아쿼터 선수가 박찬호의 공백을 메울 수도 있고 기존 내야수가 주전 유격수로 나설 수도 있다. 김규성, 박민, 정현창 등이 주전 유격수 자리를 노린다.
김규성은 "올해 많은 경기에 나가고 많은 타석을 소화하면서 '준비하면 타율이 더 올라갈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비시즌이 내게는 매우 중요한 비시즌이 될 것 같다"며 "지난 겨울과 마찬가지로 올겨울에도 똑같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심으로 운동하려고 한다. 타격에서 잘 안 됐던 부분을 보완하면서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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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