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6개월 더 먼저 입단했다면 각종 상과 1위를 휩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유럽은 추춘제, 미국은 춘추제로 시즌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손흥민의 2026년이 더욱 기대된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한 손흥민이 MLS 사무국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영입 2위'에 오르며 많은 칭찬을 받았다.
MLS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25년 MLS 최고의 영입 톱10을 뽑았다.
여기서 손흥민은 2위에 오른 것이다. 1위는 앞서 올해 신인상에서도 손흥민을 제치고 수상한 덴마크 출신 공격수 안드레스 드레이어(시카고 파이어)가 선정됐다.
손흥민은 지난 8월 10년간 몸 담았던 토트넘 홋스퍼와 작별을 고하고 LAFC와 2+1+1년 계약을 체결했다.
손흥민은 당시 2600만 달러(375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면서 MLS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을 갈아치웠다. '축구의 신'으로 불리는 리오넬 메시가 2년 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계약을 마치고 이적료 없이 인터 마이애미에 입단한 것과 달리 손흥민은 토트넘과의 계약기간이 1년 남아 있다보니 LAFC도 합당한 이적료를 토트넘에 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LAFC가 토트넘에 낸 이적료가 전혀 아깝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손흥민은 미국 땅을 밟자마자 맹활약했다.
손흥민은 시즌 중반 합류했지만 3경기 만에 환상적인 직접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터트리는 등 공격포인트를 쏟아내면서 정규시즌 13경기 12골 4도움으로 활약했다.
LAFC는 서부 콘퍼런스 16개 구단 중 5위권을 오갔으나 손흥민이 온 뒤 공격력이 확 살아났다.
고군분투하면 프랑스 리그1 출신 공격수 드니 부앙가와 환상의 콤비 플레이를 펼치면서 LAFC의 승승장구를 이끌었다.
결국 손흥민이 온 뒤 LAFC는 순위를 끌어올려 16개 구단 중 3위를 차지했다. MLS가 운영하는 포스트시즌인 LAFC컵 플레이오프에도 나섰다. LAFC는 서부콘퍼런스 4강, 전체 8강까지 올랐다.
손흥민은 MLS컵 플레이오프에서도 3골을 넣으면서 마지막 우승 경쟁 때 더욱 빛나는 해결사가 됐다. 비록 승부차기로 패했으나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서부콘퍼런스 4강에서 두 골을 넣어 0-2로 뒤지던 경기를 연장전, 승부차기로 끌고 간 퍼포먼스는 압권이었다.
MLS는 "MLS 최고 이적료를 기록한 손흥민은 오자마자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특히 부앙가와의 공격 호흡은 그야말로 막강했다"고 칭찬한 뒤 "벤쿠버전에서 넣은 환상적 프리킥 골을 포함, 손흥민의 데뷔시즌은 기억에 남을 만하다"고 했다.
이어 "만약 손흥민이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들어와 한 시즌 풀타임이 주어졌다면, 이번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을 것이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시즌 중반에 들어와서 영입생 2위를 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게다가 손흥민은 MLS라는 전혀 새로운 리그와 환경에서 뛰었다. 밴쿠버처럼 인조잔디를 쓰는 구단도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런 환경 변화에 개의치 않았다. 인조잔디 깔아놓은 밴쿠버전까지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쌓았고,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지난 8월 FC댈러스전에서 오른발 프리킥으로 넣은 MLS 데뷔골은 리그 '올해의 골'에 뽑힐 정도였다.
많은 베테랑들이 MLS를 은퇴 직전 미국이라는 환경을 경험해 보는 무대로 삼지만 손흥민 만큼은 진지했고 승리를 원했다.
한편, 올해의 영입 1위는 신인상을 거머쥔 드레이어가 차지했다.
드레이어는 이번 시즌 19골 19도움을 기록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인상 탄 것은 물론, MVP 투표에서도 11.15%를 차지하며 수상자인 메시에 이은 2위에 올랐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다가 손흥민과 비슷한 시기에 밴쿠버와 사인한 독일 축구 리빙레전드 뮐러는 '올해의 영입' 5위를 기록했다.
내년 시즌엔 손흥민이 1년을 전부 뛰는 만큼 MVP와 득점왕 등 개인 타이틀은 물론 정규시즌 순위와 MLS컵 플레이오프 등 팀 성적에서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내년 2월22일 7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LA 콜리세움에서 메시가 활약하는 올해 MLS컵 우승팀 인터 마이애미와 개막전을 위해 올 겨울 휴식 및 전지훈련을 계획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 LAFC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