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수년간 리버풀의 에이스로 활약한 모하메드 살라의 입에서 충격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살라는 최근 경기력 저하로 인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단이 나를 희생양으로 내세우고 있다"며 구단의 행태를 비난했다.
또한 살라는 현재 자신과 아르네 슬롯 감독의 관계도 좋지 않다면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감독을 저격했고, 자신이 내년 1월 열리는 아프리카축구연맹(CAF) 네이션스컵이 끝난 뒤 리버풀을 떠날 수도 있다며 이적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여름 리버풀에 합류한 뒤 줄곧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며 리버풀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살라 살라의 폭로와 감독 저격으로 인해 가뜩이나 시즌 초반 성적을 내지 못해 흔들리고 있는 리버풀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7일(한국시간) 영국 리즈에 위치한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리버풀과 리즈 유나이티드의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5라운드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출전하지 못한 살라는 경기가 종료된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꺼냈다.
이날 리버풀은 휴고 에키티케의 연속골로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으나 후반전 들어 리즈에 동점을 허용했고, 도미닉 소보슬러이의 추가골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지만 결국 경기 종료 직전 다나카 아오에게 극장 동점골을 내주며 승점 1점을 가져오는 데 그쳤다.
최근 3경기 연속 벤치에 앉은 살라는 슬롯 감독의 결정에 불만을 품은 듯 경기가 끝난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불만을 터트렸다.
그런데 살라가 인터뷰를 진행한 매체는 영국도 아닌, 노르웨이의 대표 민영 방송사 'TV2'였다.
살라는 'TV2'와의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무엇을 믿을 수 없다는 말인가?"라는 질문에 "90분 내내 벤치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세 번째로 벤치에 앉았는데, 내 커리어에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살라는 이어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이 클럽(리버풀)을 위해 정말 많은 것을 해왔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모두가 보지 않았나. 내가 지금 왜 벤치에 있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구단이 나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 같은 느낌이다. 정말 그렇게 느낀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누군가는 모든 비난이 나에게 쏟아지도록 만들고 싶어한다는 생각이 분명하게 든다. 구단은 지난 여름에 많은 걸 약속했지만, 나는 벌써 세 경기나 벤치에 앉았다. 구단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 같다"면서 "나는 그동안 감독과의 관계가 좋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우리의 관계는 갑자기 나빠졌다. 이유를 모르겠다. 누군가가 나를 구단에 남겨두지 않고 싶어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구단과 감독을 저격했다.
살라는 후폭풍이 클 만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내가 뛰든, 뛰지 않든 상관 없다. 나는 이제 다음 경기를 즐길 생각이다. 지금 상황에서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라면서 "안필드에서 팬들에게 '굿바이' 인사를 하려고 한다. 나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출전하고, 거기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며 이별을 암시했다.
살라는 다가오는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경기가 그가 리버풀 소속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높냐는 질문에도 "축구에서는 아무도 모른다. 나는 지금 상황을 못 받아들이겠고, 나는 이 구단을 위해 정말 많은 일을 해왔다"며 "왜 항상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안 된다. 구단은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데, 내가 왜 이런 상황에 놓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슬롯 감독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어제 슬롯 감독과 면담을 했고 (선발 제외에 대한) 말을 들었다. 그는 내 기분이 어떤지 알고 있다. 다시 이야기를 나눌 것 같지는 않다. 우리는 이미 많은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에게는 관계라고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주 좋은 관계였지만, 아무런 관계도 없는 사이가 됐다"고 이야기했다.
살라의 인터뷰가 공개된 뒤 리버풀 팬들과 구단은 말 그대로 뒤집어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놀라울 정도로 길었던 7분 30초의 인터뷰를 마무리한 살라는 '여러분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살라가 자리를 떠나자 그 뒤에는 거대한 불길만 남았다"며 현재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디 애슬레틱'은 "살라가 느끼는 상처와 불만은 이해할 만하다"면서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살라의 '폭발'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어떤 파장을 일으키는지 알고 있다. 이는 어려운 시기에 팀에 더 큰 부정적인 영향만 줄 뿐"이라고 꼬집었다.
리버풀 역대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인 살라가 말년에 구단, 감독과의 관계가 틀어진 점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는 '박수 칠 때 떠난' 손흥민의 선택이 옳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과연 살라와 슬롯 감독의 관계가 봉합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디 애슬레틱'은 두 사람의 관계 회복이 불가능하다면 살라 혹은 슬롯 감독 중 한 사람은 팀을 떠나야 할 것이라면서 "최근 몇 달 동안 경기력이 급격이 떨어진 선수를 위해 구단이 감독을 버릴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며 "1월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이 모두에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우승 축하를 하던 봄과 비교하면 상황이 빠르게 무너졌다. 만약 리버풀에서 420경기 250골을 기록한 살라가 이렇게 떠난다면 씁쓸하고 안타까운 결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