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9년 만에 삼성 라이온즈로 돌아간 최형우가 전 소속팀인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 손 편지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형우는 "KIA에서의 시간은 제 야구인생을 다시 한 번 뜨겁게 만들어 준 값진 순간이었다"며 "언제나 감사했고 앞으로도 깊이 감사드리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3일 최형우와 계약기간 2년, 인센티브를 포함한 총액 26억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최형우는 2002년 2차 6라운드 전체 48순위로 삼성에 입단해 2004시즌을 마치고 방출됐으나 경찰야구단에서 두각을 보여 2008년 삼성에 재입단한 뒤 신화를 써내려 간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후 KBO리그 최고의 타격 실력을 발휘하며 '삼성 왕조'를 이끌었다.
그러나 최형우는 지난 2016년 생애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한 뒤 KIA와 4년 총액 100억원에 도장 찍으며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FA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최형우라는 타자를 세상에 알린 곳은 삼성이었으나 최전성기를 열어젖힌 곳은 KIA였다.
최형우는 2020년 12월 KIA와 3년 총액 47억원에 두 번째 FA 계약을 맺더니, 지난해 1월엔 KIA와 2년 22억원에 비FA 다년 계약까지 체결했다.
1983년생으로 내년에 만 43세가 되는 최형우는 여전히 식지 않는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 133경기에 출전해 팀 내 타율 1위(0.307), 타점 1위(86점), 홈런 2위(24개)를 기록한 것이다. KIA 타선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최형우 만큼은 제 몫을 해냈다.
그리고 올겨울 그의 야구 인생에 또 한 번의 터닝포인트가 왔다.
최형우는 FA 시장이 열리기 전만 해도 원소속팀 KIA와 계약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
하지만 친정팀 삼성이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을 내놓으면서 9년 만에 대구로 돌아가게 됐다.
최형우 입장에선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최형우는 3일 아내의 SNS를 통해 손편지 사진을 공개했다. 최형우는 손편지를 통해 "KIA에서 보낸 시간은 제게 잊을 수 없이 행복한 순간들로 남아 있다"며 "이적을 결정하면서 무엇보다도 여러분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다. 여러분이 제게 보내주신 믿음과 과분한 사랑을 생각하면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제가 떠나더라도 여러분이 보내주신 응원과 추억은 절대 잊지 않겠다. 여러분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수로 계속 뛰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최형우는 같은 SNS를 통해 삼성 팬들에게도 역시 손편지로 인사했다.
그는 "팀에 도움이 되는 베테랑으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선배로, 그리고 팬여러분께 믿음을 드릴 수 있는 좋은 선수로 남겠다"며 "금방 찾아뵙겠다"고 했다.
다음은 최형우의 손편지 2편 전문
기아 팬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최형우입니다.
광주를 떠나며 팬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싶어 편지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기아에서 보낸 시간은 제게 잊을 수 없이 행복한 순간들로 남아 있습니다.
이적을 결정하면서 무엇보다도 여러분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컸습니다. 여러분이 제게 보내주신 믿음과 과분한 사랑을 생각하면 마지막까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제가 떠나더라도 여러분이 보내주신 응원과 추억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기아에서의 시간은 제 야구인생을 다시 한 번 뜨겁게 만들어 준 값진 순간이었습니다.
언제나 감사했고 앞으로도 깊이 감사드릴 겁니다.
여러분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수로 계속 뛰겠습니다.
최형우 드림
삼성 팬 여러분께
안녕하세요. 최형우입니다.
오랜 만에 인사드립니다. 다시 이 곳에서 뛰게 되어 감회가 정말 깊습니다.
다시 삼성팬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팀에 팀에 도움이 되는 베테랑으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선배로, 그리고 팬여러분께 믿음을 드릴 수 있는 좋은 선수로 남겠습니다.
저를 다시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금방 찾아 뵙겠습니다.
최형우 드림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삼성 라이온즈 / 최형우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