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최근 인종차별적 언동으로 징계를 받은 전북 현대의 마우리시오 타리코(등록명 타노스) 코치에 대한 전북의 재심 청구를 기각했다.
'만장일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일 2025년도 제6차 이사회를 열어 ▲김천상무 연고협약 만료 후 참가 리그 결정, ▲2027시즌 K리그1 참가 팀 수 확대, ▲2026시즌 승강 방식 결정, ▲선수 표준 계약서 개정, ▲전북 타노스 코치 상벌위원회 결과 재심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중 전북의 타노스 코치 상벌위원회 결과 재심과 관련해 연맹은 "전북현대 타노스 코치에게 내려진 출장정지 5경기와 제재금 2,000만 원의 징계에 대해, 이사 전원의 의견 일치로 전북 구단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고 상벌위 결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맹에 따르면 이사회는 "징계 대상이 된 제스처는 인종차별적 의미로 통용되는 제스처로 보이고, 상벌위원회의 기존 결정에 명백한 오류가 있거나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 바 없어, 재심 신청을 기각한다"며 전북의 재심 신청 기각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타노스 코치는 지난달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대전하나시티즌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6라운드 도중 심판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양쪽 눈을 검지손가락을 대는 동작을 취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KPFRA)는 타노스 코치의 행동에 인종차별적 의미가 담겼다면서 타노스 코치가 심판을 향해 인종차별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북 측은 타노스 코치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인종차별적 의미가 아니라 '당신도 보지 않았느냐'라는 의미라고 반박했지만, 연맹은 지난달 19일 제14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타노스 코치에게 출장 정지 5경기와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상벌위는 타노스 코치가 양 손가락을 눈에 갖다댄 행위가 이른바 '슬랜트 아이(slant-eye)'로 알려진 동양인 비하 제스처와 동일하고, 상대방이 인종차별로 인한 모욕적 감정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에 징계 대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진술서와 영상 등에 의하면 당시 타노스 코치가 이 행동을 하면서 심판을 향해 스페인어로 '인종차별주의자(Racista)'라는 단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고함을 지른 정황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타노스 코치는 결국 이번 시즌이 끝나면 전북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는 전북 구단을 통해 "저는 수많은 나라에서 많은 사람들과 일하며 그들의 문화, 인종과 관련해 어떠한 문제도 없이 함께 어울리며 살아왔고 이를 축복으로 여겨왔습니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의 저는 지속적으로 해명했던 모든 상황의 맥락, 문화적 표현과 의미를 무시당한 채 단 한 번의 오해로 ‘자칭’ 권위자들부터 인종차별 행위자라는 오명을 입게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저의 삶은 국적과 인종을 떠나 축구인으로서 안전하고 존중과 평화, 법 앞의 평등이 있는 곳에서 계속되어야 하기에 슬픈 마음을 안고 이번 시즌 종료 후 이곳을 떠나기로 결정하였습니다"라고 했다.
타노스 코치는 아울러 "성공과 역사를 함께 할 수 있었던 구단과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에게도 정말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타노스 코치의 사임 의사 소식과 함께 전북은 "지난 19일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이하 상벌위)가 당 구단 타노스 코치의 행동에 대해 내린 징계 결정과 그 배경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라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구단은 "타노스 코치는 관련 상황이 일어난 직후부터 일관되게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인종차별의 의도는 전혀 없었으며, 심판 판정에 대한 항의 과정에서 발생한 오해라고 명확히 밝혀왔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당 구단 또한 경기 영상, 코치의 진술, 팀 내·외부 증언 등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확인한 바 인종차별의 의도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구단은 타노스 코치와 논의한 결과 이번 사안에 대한 상벌위 결정이 사실관계와 의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면밀한 검토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재심 청구를 결정하였습니다"라고 했다.
전북은 "구단은 재심 절차를 통해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판단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해당 사안으로 인해 타노스 코치가 불명예스러운 상황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K리그와 대한민국 축구에 대한 기억이 쓰라린 아픔으로만 남지 않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사진=중계 화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 전북 현대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