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 배드민턴이 '세계신기록 풍년'을 맞고 있다.
여자단식 월드클래스를 넘어 'G.O.A.T(역대 최고의 선수)'의 길을 밟고 있는 안세영이 올해 각종 세계기록을 갈아치운 것에 이어, 남자복식 결성 10개월 만에 세계 1위를 확고하게 지키는 중인 서승재-김원호 조도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일시즌 단일 복식 조 상금 신기록을 깨트렸다.
배드민턴 각종 통계를 취합해서 알리는 '배드민턴 랭크스'는 최근 서승재-김원호 조의 올해 국제대회 상금이 73만6207달러(10억7900만원)를 찍었다며 이는 지난 2023년 중국 여자복식 조인 지아이판-천칭천 조의 70만3468달러를 경신한 새 기록이라고 밝혔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2019년 해체된 뒤 6년 만인 올해 1월 다시 결성됐다. 서승재와 남자복식 조를 꾸리던 강민혁이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하면서 서승재 새 파트너로 김원호가 복귀했다.
둘은 재결성 첫 해부터 무섭게 질주하는 중이다.
올해 첫 대회인 지난 1월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에서 중국의 천보양-리우이 조를 누르고 우승한 서승재-김원호 조는 2월 독일 오픈(슈퍼 300)에 이어 3월 유서 깊은 전영 오픈(슈퍼 1000)에서 배드민턴 강국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조를 연파하며 정상에 올랐다.
6월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 7월 일본 오픈(슈퍼 750)에 이어 8월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승승장구한 뒤 말레이시아 오픈 결승 때 눌렀던 천보영-리우이 조를 이번엔 게임스코어 2-0으로 완파하고 '월드 챔피언'이 됐다.
9월 중국 마스터즈(슈퍼 750)와 코리아 오픈(슈퍼 500), 지난달 프랑스 오픈(슈퍼750)까지 우승하면서 올해 트로피를 9개나 수집했다. 이어 이달 중순 일본 구마모토 마스터스(슈퍼 500)까지 제패하면서 10관왕이 됐다.
BWF는 구마모토 마스터스 직후 "서승재-김원호 조의 업적은 리용보-티안빙이 조(중국)가 1988년에 세운 남자복식 우승 기록과 일치한다. 21세기 한 시즌에 두 자릿 수 우승에 도달한 최초의 남자복식 조가 됐다"며 "놀랍게도 그들은 2019년에 해체된 뒤 처음으로 함께한 풀타임 시즌에서 이를 달성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서승재-김원호 조가 벌어들인 상금은 여자단식 안세영이 올해 10개 대회 우승하면서 찍은 75만7675달러에 불과 2만 달러 정도 뒤진다. 16강에서 아쉽게 탈락한 지난달 덴마크 오픈 등에서 좀 더 힘을 냈다면 안세영의 상금을 넘을 수도 있었다.
서승재-김원호 조의 '역대급' 우승 및 상금 행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다음달 17~21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올해 11번째 우승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복식 조의 경우,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우승하면 총상금 300만 달러의 8.4%인 25만2000달러를 받는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오히려 안세영보다 더욱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우숭하면 100만 달러에 살쩍 못 미치는 99만 달러 수준의 올해 총상금을 거머쥐게 된다. 서승재-김원호 조가 우승하고 안세영이 삐끗하면 올해 배드민턴 모든 종목 통틀어 상금 1위가 서승재-김원호 조로 바뀔 수도 있다.
서승재-김원호 조가 남자복식을 넘어 세계 배드민턴 복식 전체를 뒤흔드는 환상의 콤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여자단식 안세영과 종목을 뛰어넘는 '한국인 월클 경쟁'을 펼칠 수도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 전영오픈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