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러시아에서 보기 드물게 예술적인 연기로 사랑을 받았던 여자 싱글 피겨 스케이터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가 은퇴 선언과 함께 자신이 엄청난 스토커에 시달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러시아 언론 '챔피언'에 따르면 툭타미셰바는 지난 24일 현역 생활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1996년생으로 올해 29살인 툭타미셰바는 2015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2002년 이후 13년 만에 러시아에 세계선수권 여자 싱글 금메달을 안겼다. 툭타미셰바는 후배들에 밀려 2014 소치 올림픽에 나서지 못했으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논란의 금메달을 따고 올림픽 무대에서 사라지는 등 러시아 선수들이 반짝하고 나타났다가 자취를 감추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좋은 연기를 펼치며 박수를 받았다.
툭타미셰바는 2021 스톡홀름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을 따내면서 건재를 알리기도 했지만 올림픽 무대에 한 번도 서지 못한 게 한으로 남게 됐다.
그럼에도 4회전 점프를 여러 개 섞어 '서커스 같다'는 평가를 받는 기술 위주 러시아 선수들과 달리 표현력에서도 많은 점수를 받는 등 차별화를 두면서 많은 팬을 확보했다. 외모도 빼어나 피겨계의 '러시아 뷰티'란 별명도 갖고 있다.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두 달여 앞둔 시점에서 은반과 작별을 고한 것이다.
그런데 그의 은퇴 선언보다 스토커에 대한 공포에 휩싸였다는 발언이 시선을 끌고 있다.
툭타미셰바는 "벌써 6개월 이상 30세 정도의 젊은 남자가 나를 스토커하고 있다. 평범한 삶을 살게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1월 아이스쇼 직후부터 내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툭타미셰바는 "커피를 마시자"는 남성의 부탁에 "사인 등은 해드릴 수 있지만 더 이상을 무리다. 절대 안 된다"고 했으나 해당 남성은 툭타미셰바의 집과 직장 주소를 파악한 다음 전화를 거는 등의 행위를 했다.
그리고는 툭타미셰바의 집 등에 꽃을 매주 선물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당한 것은 러시아 경찰의 태도로, "꽃을 주는 것이므로 (범죄)사건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며 툭타미셰바의 호소를 무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챔피언은 "툭타미셰바가 굉장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사진=도쿄스포츠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