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아닌 9년 만에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가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
KIA와 최형우 측의 협상 테이블에서 큰 진전이 없었던 가운데 KIA는 또 한 명의 내부 FA를 떠나보낼 위기에 처했다.
KIA 구단과 최형우 측은 27일 내부 FA 협상 테이블을 차려 논의를 이어갔다. 사실상 KIA의 최종 오퍼를 전달하는 자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양측의 간격이 크게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형우는 프로 데뷔 뒤 전성기를 보낸 삼성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삼성은 FA 시장 개장부터 최형우 측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취했다. 계약 기간과 금액에서 모두 KIA에 앞서는 조건이 최형우 측에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KIA는 삼성만큼 적극적인 자세를 못 보여줬다. 근본적으로 올겨울 FA 시장에서 모그룹에서 지원받은 자금력에 한계가 있는 까닭이었다. KIA는 조금씩이나마 계약 조건을 올리고 있었지만, 삼성과는 비교되는 그림이 이어졌다. 이는 선수의 심경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지난 26일 최형우의 삼성행 유력 보도가 나오면서 KIA 구단 모그룹 차원에서 움직임이 나올지가 관건이었다. 결과적으로 KIA 구단 대표이사 선에서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형우는 팀 내에서 대체 불가 존재감을 보여주는 타자다. 단순히 무형적인 리더십과 모범 베테랑 면모뿐만 아니라 야구 실력도 나이를 잊게 한다. KIA 이적 뒤 두 차례 우승을 안긴 데다 2025시즌 성적도 팀 내 젊은 타자들을 압도했다.
최형우는 2025시즌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144안타, 24홈런, 86타점을 올렸다.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는데 베테랑 예우를 해달라는 보통의 사례와는 확연히 다르다. 삼성이 깜짝 경쟁자로 등장하는 변수가 생겼음에도 KIA는 경직된 방향성만 유지하고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KIA는 올해 급격하게 떨어진 팀 성적 때문에 대표이사가 모그룹의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로 들었다. 지난해 우승 뒤 2년 정도는 우승권 도전이 가능하다는 평가였는데 이렇게 근시안적인 구단 운영 방향성이 이어진다면 과거 우승 뒤 오랜 기간 급격한 추락을 또 재현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우려했다.
이미 구단 내부적인 불만이 여기저기서 쌓이는 가운데 더그아웃 리더였던 최형우마저 놓친다면 그 여파는 야구장 안팎을 뒤흔들 기세다. 당장 KIA 팬들의 여론이 차갑게 돌아설 분위기다. 협상 테이블 자리에서 타이거즈 로열티만 읍소를 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면 KIA 팬들은 더 큰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다.
KIA 관계자는 28일 "모그룹에서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내려온 게 아니다. 올겨울 구단 자체 기조가 과열된 FA 시장에서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최형우 측과 협상이 최종적으로 끝난 게 아니라 계속 협상 테이블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상황을 보면서 계속 최형우 측과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KIA는 올겨울 내부 FA 협상 테이블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주전 유격수 박찬호를 두산 베어스에 빼앗기면서 삐걱댔다. 박찬호는 4년 최대 총액 80억 원에 두산 이적을 선택했다. 이후 KIA는 불펜 투수 좌완 이준영과 잔류 계약을 먼저 이끌었다. KIA는 지난 23일 이준영과 3년 최대 총액 12억원 잔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KIA는 남은 내부 FA인 최형우, 양현종, 조상우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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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