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조추첨에서 포트2를 확보했지만, 홍명보호에게 더 큰 어려움이 있다. 한 포트 아래인 포트3에 숨어있는 강호를 피해야 한다.
FIFA가 26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6일 오전 2시 미국 워싱턴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캐나다-미국-멕시코 공동 개최) 조 추첨 방식을 발표했다.
48개국으로 확대된 이번 월드컵은 총 4개의 포트로 12개 팀이 나뉘게 되며 조 추첨을 통해 각 포트에서 한 팀씩 12개 조로 배정돼 본선을 치른다.
개최국 캐나다, 멕시코 미국이 포함된 포트1은 FIFA랭킹 상위 1~9위 팀이 포함됐다. 스페인, 아르헨티나, 프랑스, 잉글랜드, 브라질, 포르투갈,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이 속했다.
포트2에 상위 10위부터 24위까지 포함됐다. 크로아티아, 모로코, 콜롬비아, 우루과이, 스위스, 일본, 세네갈, 이란, 대한민국, 에콰도르, 오스트리아, 그리고 호주가 들어갔다.
포트3는 노르웨이, 파나마, 이집트, 알제리, 스코틀랜드, 파라과이, 튀니지, 코트디부아르,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남아공이 포함됐다.
포트4에 요르단과 카보베르데, 가나, 퀴라소, 아이티, 뉴질랜드,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플레이오프로 진출하는 4팀과 대륙간 플레이오프로 진출하는 2팀이 속한다.
이번 조 추첨에서도 대륙별 안배 원칙이 적용된다. 총 16개국이 본선에 오르는 유럽 국가들은 4개 조의 경우 두 팀이 들어가고, 8개 조의 경우 한 팀이 들어간다. 아시아, 아프리카, 북중미, 남미 국가들은 같은 대륙 내 국가들이 본선 조별리그에서 붙지 않는다.
현재 1위 스페인과 2위 아르헨티나, 그리고 3위 프랑스와 4위 잉글랜드가 이 방식을 적용받게 된다. 이렇게 해서 이들이 토너먼트에 진출하더라도 서로 준결승에 진출하기 전까지는 만나지 못하도록 한다.
한국이 포트2로 들어가면서 유럽팀과 만날 확률이 꽤 올라갔다. 포트1은 물론 포트3, 그리고 유럽 플레이오프 팀들이 들어오는 포트4에서도 유럽팀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유럽 플레이오프에는 현재 이탈리아(12위)가 북아일랜드와 붙는 플레이오프 패스A 준결승 대진이 완성됐다. 이탈리아가 결승에 진출하면 웨일스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대결 승자와 격돌하게 된다. 이탈리아가 2010년 대회 이후 3개 대회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라올 경우, 한국과 같은 조에 묶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외에도 우크라이나, 스웨덴, 폴란드, 알바니아(이상 패스B) 튀르키예,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코소보(이상 패스 B),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체코, 아일랜드(이상 패스D)가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는 잠재적 국가들이다.
포트1에서 유럽팀이 아닌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을 만날 수 있지만, 개최국인 캐나다, 미국, 멕시코를 만난다면 포트1에서 조금 유리해질 수 있다.
포트3에서는 엘링 홀란이 버티는 노르웨이, 모하메드 살라의 이집트, 홍명보 감독에게 악몽을 선사했던 알제리, 극적인 본선행을 확정한 스코틀랜드 등이 어려운 상대로 꼽히지만, 파나마, 파라과이, 튀니지, 코트디부아르, 남아공 등이 대등하게 싸울 상대로 꼽힌다.
우리보다 한 포트 아래지만 역대급 전력을 구성한 노르웨이나 한 방이 있는 이집트, 알제리를 피하는 것이 한국 입장에서는 상책이다.
포트4에선 유럽 플레이오프 팀들을 제외하고 카보베르데, 가나, 퀴라소, 아이티, 뉴질랜드, 그리고 대륙간 플레이오프 진출 팀들이 걸린다면 호재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풋봄'은 26일 보도를 통해 "한국이 포트2에 포함되면서 조별리그에서 강팀과 조기 충돌할 가능성이 줄어들었다"며 한국의 위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포트2에 배정된 12개국에 있는 크로아티아, 모로코, 일본과 같은 강한 상대와 맞붙지 않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하며 "참고로 일본은 최근 FIFA 랭킹 5위 브라질을 꺾어 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이 정도면 진짜 '운 좋게 피했다'고 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풋붐'은 "잠재적 죽음의 조 가능성에 대비해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이번 조 추첨은 정말 극악의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포트4에 위치할 수 있는 덴마크와 이탈리아를 언급하며 "월드컵에서는 이런 드라마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매체는 더불어 "냉정히 말해, 한국은 이미 여러 차례 자신들의 실력을 증명해왔다"며 "한국은 투지, 열정, 그리고 회의론자들을 놀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2026년이 또 한 번의 역사적 순간이 될까? 모두가 그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모든 조에 유럽 팀이 1~2팀 들어가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 입장에서 최상의 조는 캐나다, 스코틀랜드, 카보 베르데(혹은 뉴질랜드)와 한 조가 되는 것이 꼽힌다.
반면 아르헨티나, 노르웨이(이집트), 이탈리아(덴마크) 등과 한 조가 되면 '죽음의 조'에 속하면서 토너먼트 첫 단계인 32강 진출도 불투명해진다.
FIFA가 '극과 극' 조편성 가능성을 열어놓은 가운데 홍명보호는 오히려 포트3, 포트4에서 어느 팀을 만나는가에 따라 조별리그 통과 확률이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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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