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주토피아2' 주디와 닉.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디즈니의 야심작 '주토피아'가 시즌2로 9년 만에 돌아왔다.
주토피아를 지킨 별종들의 만남으로 스타가 된 토끼 주디 홉스와 여우 닉 와일드가 어엿한 경찰로 인정을 받고 '공식 파트너'로 임명됐다.
10년을 꽉 채워 돌아올 뻔했던 ‘주토피아2’는 2016년 큰 사랑을 받은 1편 이후 관객을 다시 만나게 됐지만, 설정상 시즌2의 시점은 벨웨더 시장으로부터 도시를 구한 지 단 일주일 후의 이야기다.
주디랑 닉, 흔한 사랑은 아니네. 근데 이제 질투를 곁들인…
'주토피아2'에서는 디즈니의 대표 커플로서 실제 연인들에게 유행하는 포즈를 만들었던 주디와 닉이 더욱 달달해진 듯 아닌 듯한 말랑한 관계로, 사실상 대놓고 붙어다닌다.
자신과 닉의 역할을 당당히 증명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주디와 난생 처음 마주하는 소속감을 느끼며 행복과 평화를 만끽하고 싶어하는 닉은 이번에도 도시를 지키기 위한 큰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공식 파트너인 두 사람은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시의 골칫거리를 잡으려고 시도하지만 순탄하게 진행되는 일이 없다. 결국 문제아로 찍히고 '위기의 파트너들' 상담 권유까지 받게 된다.
그러나 주디와 닉은 역시 뗄래야 뗄 수 없는 최고의 커플이다.
앞서 시즌1을 본 관객들 사이에서는 주디와 닉이 우정인지 사랑인지 토론이 열리기도 했다. 특히 "왜 이래, 날 사랑하면서"라는 능글맞은 멘트를 날리는 닉과 "정말 그럴까? 그래, 그래 맞아"라고 새침하게 인정한 주디의 대화가 수많은 팬들을 울렸다.
간질간질한 이들의 관계는 시즌2까지 이어진다. 모두가 인정하는 공식 팀이 된 주디와 닉은 더 깊어진 관계성과 서로를 향한 책임감을 보여준다. 더 맛있다.
새 시즌에서는 주토피아 도시의 유서깊은 링슬리 가문 도련님 포버트 링슬리가 등장한다. 주디에게 접근하는 포버트를 보며 질투를 표하는 닉의 모습이 시즌1으로 기대하게 만든 러브라인 만족도를 조금 채워준다.
또한 주디와 닉은 서로 부딪히는 듯 하면서도 최악을 생각하지는 않는 성숙한 관계를 이어간다. 서로가 너무나도 다른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다. 항상 곁에 함께한다. 이들은 이번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한다. 기대해도 좋다.
미끈미끈하다? 미끈미끈한! 전작보다 더 커진 세계관, 넘치는 새로움
'주토피아2'는 전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지역과 동물들을 선보인다. 특히 1편에 전혀 나오지 않았던 뱀 캐릭터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털날리는 주토피아가 미끈미끈한 주토피아가 된 셈이다.
재러드 부시 감독은 푸른 뱀 게리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최초 CG로 탄생한 뱀 캐릭터라고 이야기하며 "'전편에서 왜 파충류가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지'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주토피아 세계관의 확장을 공식화했다.
'주토피아2'에는 사하라 광장, 툰트라 타운, 다운타운 등 기온에 따라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다양한 동물들이 나왔던 시즌1 지역들이 아닌 더욱 새로운 공간이 나온다.
가장 큰 변화는 습지마켓. 하마 등 반수생 동물들이 은밀하고도 민첩하게 살아가는 남다른 분위기를 자랑하는 곳이다. 이색적인 공간에 발을 들인 주디와 닉의 케미가 새로움을 안긴다.
물론 시즌1의 귀여운 인기 캐릭터들도 그대로 등장한다. 설치류 보스 미스터 빅, 너무 느린 나무늘보 플래시, 팝스타 가젤까지. 팬들이 기대하던 얼굴들은 모두 출석해 견고한 세계관이 주는 안정감을 다시 한 번 선사한다. 떼창을 유발하는 가젤의 신곡도 매력적이다.
주디야 닉 좀 봐줄래
솔직히 '주토피아2'를 보다보면 '주디가 왜 저러지'하는 순간도 많고, '닉이 좀 불쌍한 걸' 하게 되는 순간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이 커플을 응원하게 되고 사랑하게 된다.
이번에도 '주토피아'는 세상의 편견이 얼마나 해롭고 괴로운가를 이야기한다. 1편에서는 맹수들을 향한 혐오의 시선이 담겼다. 2편에서는 근거 없는 소문을 향한 믿음이 개인에게, 집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귀엽지만 강렬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가장 내편이었으면 하는 사람과의 차이를 어떻게 존중하고 인정해야 하는지도 함께 생각하게 만든다.
동물들의 모습을 보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들을 생각하게 된다니, '주토피아'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이다.
헌신하는 교활한 여우와 어딘가 서툴러도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만은 진중한 멍청한 토끼가 세상의 편견에 맞서며 만들고 싶은 세상은 무엇인지 함께 따라가다보면 동심을 저절로 마주하게 된 나를 볼 수 있다. 11월 26일 개봉. 러닝타임 108분. 전체관람가. 쿠키영상 있음(꼭 보길!).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