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대어급 이동으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시계가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FA 외야수 김현수가 50억원 전액 보장 조건으로 LG 트윈스를 떠나 KT 위즈로 이적하는 파격 결단을 내린 가운데 또 다른 C등급 FA 외야수 최형우의 몸값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KT는 25일 김현수와 3년 총액 50억원 FA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 30억원, 연봉 20억원으로 옵션 없는 파격적인 전액 보장 조건이었다.
김현수는 2025시즌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8, 144안타, 12홈런, 90타점, 출루율 0.384, 장타율 0.422의 성적을 올렸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타율 0.529, 17타수 9안타 1홈런, 8타점, 출루율 0.636, 장타율 0.706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김현수는 옵션 달성 실패로 기존 계약에 남아 있던 2년 총액 25억원 연장 계약 발동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오히려 C등급으로 FA 시장에 나오면서 전화위복이 됐다.
김현수 원소속팀 LG는 샐러리캡 여유를 고려해 김현수에게 기존 연장 옵션 계약보다 더 상향된 조건을 제시했지만, 다른 구단들의 조건과 비교하면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향후 나올 내부 FA 자원들을 고려해야 하는 LG는 이미 치열한 경쟁이 붙었던 박해민에게 예상보다 더 많은 돈을 안긴 여파도 있었다.
KT는 이미 센터라인 보강을 목표로 박찬호와 박해민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지만, 두 선수 모두 KT와 손을 잡지 않았다.
강제로 축적된 자금 실탄을 김현수에게 모두 쏟아부을 수 있는 KT가 협상 테이블에선 가장 큰손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현재 김현수와 비슷한 사례였던, 당시 만 38세였던 최형우(KIA 타이거즈)의 2020년 FA 계약 규모(3년 총액 47억원)를 뛰어넘는 규모 계약이 체결됐다.
KT는 김현수에 이어 또다른 FA 외야수 최원준까지 4년 최대 총액 48억원에 같은 날 계약했다. 앞서 포수 한승택을 영입했던 KT는 올겨울 외부 FA 영입 한도 숫자인 3명을 모두 채워 공격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김현수의 깜짝 이적으로 FA 시장에 남은 최형우의 몸값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최형우는 2024시즌을 앞두고 1+1년 총액 22억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맺었다. 현재 41세 나이라는 걸 고려하면 최형우가 향후 2년 동안 앞선 비FA 다년 계약 규모를 뛰어넘는 계약을 맺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올겨울 과열된 FA 시장 분위기와 타격 특화 베테랑 자원에 대한 수요가 높은 점을 고려하면 최형우의 몸값을 쉽사리 예단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최소 2년 20억원대 그 이상 계약 규모를 제시해야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무엇보다 최형우는 2025시즌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144안타, 24홈런, 86타점으로 여전히 뛰어난 타격을 선보였다. 벤치 관리만 잘 받는다면 여전히 타석에서는 후배들에게 밀리지 않는 타격감을 과시할 선수다.
KIA도 절대 뺏겨서는 안 되는 구단 대표 스타지만, 그렇다고 나이를 고려하지 않는 오버페이로 무리하기도 애매한 딜레마를 안았다. KIA는 우선 박찬호 보상선수 지명에 집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번 주간 내부 FA 협상 속도를 점차 늘릴 전망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KT 위즈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