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가 2026 KBO FA(자유계약) 시장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강백호를 품었다. 강백호는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대신 대전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한화 구단은 20일 "강백호와 계약기간 4년, 계약금 50억원, 연봉 30억원, 옵션 20억원 등 최대 100억원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화 구단은 "시즌 종료 후 타격 강화에 목적을 두고 스토브리그에 임한 결과, 강한 타구 생산 능력 갖춘 강백호 영입에 성공하며 타선 뎁스(선수층) 강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며 "올 시즌 32홈런을 기록한 우타 거포 노시환과 함께 강백호라는 좌타 거포의 합류를 통해 강력하고 위압감 있는 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강백호는 "좋은 조건으로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해 나갈 수 있도록 저의 가치를 인정해 주신 한화이글스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며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낸 팀에 온 만큼 내년 시즌부터 저 역시 팀 내 좋은 선수들과 함께 힘을 보태 더 훌륭한 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2022시즌 종료 후 LG 트윈스 소속이었던 채은성을 계약기간 6년, 계약금 36억원, 연봉 총액 44억원, 옵션 10억원 등 총액 90억원에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전력 보강을 이어오고 있다.
2023시즌 종료 후에도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안치홍에게 계약기간 4+2년, 총액 72억원을 안겨주면서 타선을 보강했었다.
안치홍은 다만 지난 19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 히어로즈로 이적했다.
한화의 FA 투자는 2024시즌을 마친 뒤에도 있었다. KT 위즈 소속이었던 내야수 심우준과 엄상백에 각각 4년 총액 50억원, 4년 총액 78억원을 투자해 마운드와 야수진을 동시에 보강했다.

강백호가 11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의 조건에 FA(자유계약) 계약을 체결하고 KT 위즈에서 이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한화는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83승57패4무, 승률 0.593으로 2위에 올랐다. 2018시즌 이후 7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것은 물론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면서 길고 긴 암흑기를 끊어냈다.
한화는 2026시즌 우승 도전을 위해 강백호에게 초대형 계약을 안겨줬다. 문현빈-노시환-채은성 등 기존 중심 타선에 강백호의 합류로 10개 구단 최강의 화력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
1999년생인 강백호는 2018년 서울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KT 위즈에 지명돼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초고교급 타자'로 명성을 떨쳤던 가운데 KBO리그 데뷔와 동시에 펄펄 날았다.
강백호는 2018시즌 138경기 타율 0.290(527타수 153안타) 29홈런 74타점 OPS 0.880의 성적표를 받았다. KIA 타이거즈와의 페넌트레이스 개막전 선발출전에 이어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가동하더니 1994년 LG 트윈스 김재현(현 SSG 랜더스 단장)이 기록한 21홈런을 제치고 역대 고졸 신인 단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신인왕도 강백호의 몫이었다.

강백호가 11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의 조건에 FA(자유계약) 계약을 체결하고 KT 위즈에서 이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강백호에게 2년차 징크스는 없었다. 2019시즌 116경기 타율 0.336(438타수 147안타) 13홈런 65타점 OPS 0.911로 펄펄 날았다. 이해 6월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외야 수비 중 경기장 구조물에 손바닥을 다치는 부상을 겪었음에도 리그 전체에서 손꼽히는 경쟁력을 보여줬다.
2015시즌 1군 진입 후 하위권만 맴돌던 제10구단 KT도 강백호의 입단과 함께 서서히 도약했다. 강백호는 2020시즌 129경기 타율 0.330(5000타수 165안타) 23홈런 89타점 OPS 0.955로 더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뽐내면서 KT가 페넌트레이스 2위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줬다.
강백호는 2021시즌을 앞두고 이강철 KT 감독의 구상에 따라 포지션을 외야에서 1루수로 옮겼다. 이는 선수와 구단 모두에게 '신의 한 수'가 됐다.
강백호는 2021시즌 142경기 타율 0.347(516타수 179안타) 16홈런 102타점 OPS 0.971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KT의 역사적인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강백호가 11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의 조건에 FA(자유계약) 계약을 체결하고 KT 위즈에서 이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하지만 강백호는 2022시즌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주춤했다. 62경기 타율 0.245(237타수 58안타) 6홈런 29타점 OPS 0.683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2023년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호주전에 대타로 출전, 2루타를 치고도 세리머니 과정에서 아웃되는 본헤드 플레이를 범하면서 팬들에게 큰 비판을 받아야 했다.
뚜렷한 수비 포지션이 없었던 약점도 점점 커졌다. 2023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1루수 박병호가 FA로 KT에 합류하면서 지명타자로만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강백호의 2023시즌 성적도 71경기 타율 0.265(238타수 63안타) 8홈런 39타점 OPS 0.763으로 크게 반등하지 못했다.
강백호는 대신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 한국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태면서 병역특례를 받았다. 타율 0.273(22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OPS 0.742로 한국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강백호가 11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의 조건에 FA(자유계약) 계약을 체결하고 KT 위즈에서 이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강백호는 2024시즌 144경기 타율 0.289(550타수 159안타) 26홈런 96타점 OPS 0.840으로 모처럼 제 몫을 해냈다.
페넌트레이스 중 고교시절 포지션인 포수로 돌아갔고, 2025시즌에는 아예 스프링캠프 기간 포수 훈련을 소화하면서 의욕을 보였다.
강백호는 2025시즌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면서도 95경기 타율 0.265(321타수 85안타) 15홈런 61타점 OPS 0.825로 여전히 리그 정상급 좌타자의 면모는 보여줬다. 그러나 포수 선발출전은 4경기 뿐이었고, 사실상 전업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이는 FA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였다.
강백호는 2025시즌 종료와 함께 커리어 첫 FA 자격을 취득, 권리를 행사했다. 당초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보였지만, 한화의 러브콜을 받은 뒤 일사천리로 협상이 진행됐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20일 오전 "강백호와 FA 계약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며 "아직 계약이 확정된 건 아니다. 세부 조율이 남아 있는 상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예상보다 더 빠르게 협상이 진척되면서 최종 사인까지 이뤄졌다.

강백호가 11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4년, 총액 100억 원의 조건에 FA(자유계약) 계약을 체결하고 KT 위즈에서 이적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사진=한화 이글스 / 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