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손흥민으 떠나 보낸 토트넘 홋스퍼가 배가 아팠을까. 손흥민의 소속팀 LAFC와 방한 투어를 추진하려고 한다.
토트넘 팬 매체 '토트넘홋스퍼뉴스'가 지난 14일(한국시간) "손흥민이 내년 여름 한국에서 열리는 LAFC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토트넘과 재회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8월 한국에서 열린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 경기를 마지막으로 토트넘을 떠난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이적하면서 미국 무대로 진출했다.
당시 2650만달러(약 385억원)라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를 토트넘에 안긴 손흥민은 현재 LAFC를 넘어 MLS를 강타한 슈퍼스타로 발돋움했다.
가자마자 손흥민의 유니폼이 한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말린 스포츠 스타가 되는가 하면,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보여주는 선수라는 평가도 받았다.
영국 BBC는 이달 초 손흥민과 리오넬 메시를 비교하며 "손흥민의 MLS 합류가 리그 내외적으로 메시 합류에 버금가는 파급력을 만들고 있다"라며 "메시가 데이비드 베컴 이후 MLS 최대 관심을 불러왔지만, 손흥민 역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의 입단 기자회견은 유튜브 조회수 20만 회(메시는 30만 회)를 기록했으며 이적 발표 당시 LAFC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조회수가 340억 회로 기존 대비 594% 증가했다"라고 집중조명 했다.
다른 영국 매체 '기브 미 스포츠'는 "LAFC 입단 3일간 손흥민은 '파나틱스 네트워크'에서 모든 스포츠 통틀어 유니폼 판매가 1위인 선수였다. 그는 이제 메시 다음으로 MLS 상품 판매에서 역대 2위를 기록하고 있다"라고 전하며 손흥민의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조명했다.
손흥민의 영입을 '도박'과 같다고 말한 스테이시 존스 LAFC 상업 부문 수석은 "우리는 MLS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지불했지만, 우리의 축구와 상업 모델은 그가 모든 돈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손흥민은 광고 측면에서 슬램 덩크에 가까웠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처음 몇 달 동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었다"라고 밝혔다.
이는 이미 지난 10년간 토트넘이 누리던 손흥민 효과였다. 2015년 여름 토트넘으로 이적해 프리미어리거가 된 손흥민에게 많은 한국 팬이 관심을 보였다.
첫 시즌 부침을 겪었지만, 2016-2017시즌부터 2023-2024시즌까지 여덟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2020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축구에 유례 없는 진기록을 남겼다.
손흥민은 그리고 2021-2022시즌 프리미어리그 23골로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함께 리그 공동 득점왕에 오르며 아시아 역대 최고 선수 반열에 올랐다. 다음 시즌 부침을 겪었지만, 리그 10골로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이어갔고 2023-2024시즌에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의해 구단 창단 130년사 이래 최초의 비유럽권 주장이 돼 선수단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인기는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뻗어나갔다. 물론 한국 팬들의 사랑은 계속됐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하는 한국 팬들이 늘어났고 유니폼 판매량도 영국 현지는 물론 한국에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토트넘도 손흥민의 마케팅 파워에 반응하듯, 2005년 피스컵을 위해 방한한 이래 17년 만인 2022년 여름 프리시즌에 방한 투어를 진행했다. 당시 손흥민이 득점왕을 차지한 뒤여서 토트넘의 방한은 더욱 특별했다.
그리고 토트넘은 방한 투어를 계속 진행했다. 2023년을 제외하고 2024년과 2025년 잇달아 방한 투어를 하면서 한국 팬들과 교감을 이어갔고 막대한 수익은 덤으로 가져갔다. 부가적으로 유니폼 매출과 한국 팬들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방문율도 꾸준히 상승했다.
그러나 손흥민이 이탈한 직후, 이러한 효과가 사그라든 것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평가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지난 13일 토트넘 훗스퍼 서포터즈 트러스트(Tottenham Hotspur Supporters’ Trust, 이하 THST)가 구단의 티켓 정책에 대해 공식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매체는 "지난 몇 시즌 동안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분위기가 눈에 띄게 침체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빈 좌석이 너무 많고, 특히 젊은 팬들이 티켓값을 감당하지 못해 관중석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관중이 줄면 소리도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동안은 좋은 성적과 스타 파워, 특히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이런 문제를 가려줬다. 수천 명의 한국 팬들이 경기장을 '성지순례'처럼 방문하며 열기를 채웠다"라며 한국 팬들의 이탈로 토트넘이 현실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단체는 나아가 "이번 시즌에는 그 환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챔피언스리그에서조차 수천 개의 빈자리가 생겼다. 우리의 판단으로는 이는 비현실적이고 감당 불가능한 티켓 가격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토트넘은 다시 한번 손흥민의 후광을 등에 업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손흥민은 단순히 한국 팬들과 소통하는 것뿐만 아니라 런던 현지 팬들과의 만남도 기대했지만, 이러한 시도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토트넘의 잇속만 챙기려는 움직임이 선행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물론 손흥민과 별개로 토트넘은 새로운 경영진 체제로 구단을 개편하고 있다. 다니엘 레비 회장이 물러나고 비나이 벤카테샴, 그리고 돌아온 파비오 파라티치 디렉터와 요한 랑게 풋볼 디렉터의 승진으로 팀 운영을 총괄하면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고 상업적으로도 전략 수정을 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팬스토어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는 일본 매체 '사커다이제스트'의 현지 르포처럼 현재 토트넘의 상업적인 상황은 단기적으로는 적신호를 켰다. 이를 타개하려는 듯 이미 팀을 떠난 손흥민을 다시 소환하려 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