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사상 최초로 월드컵에서 대한민국과 북한의 '남북 대결'이 성사될 수 있을까.
대한민국 17세 이하(U-17)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두고 32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백기태 감독이 이끄는 한국 U-17 대표팀은 10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어스파이어존에서 코트디부아르와의 대회 조별리그 F조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코트디부아르전 결과와 상관 없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이날 오전까지 대회 조별리그를 모두 마친 A∼D조 결과에 따라 코트디부아르에 지더라도 최소 조 3위가 확정되면서 조별리그를 통과해 32강 토너먼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격년제로 치러졌던 FIFA U-17 월드컵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매년 열린다. 참가국도 24개국에서 48개국으로 대폭 늘어났다.
4개국씩 12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 그리고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국이 32강에 오른다.
우리나라는 멕시코와 1차전에서 2-1로 이겼고 스위스와 2차전에서 0-0으로 비겨 1승 1무를 거뒀다.
승점 4(골득실 +1)를 쌓은 한국은 스위스(승점 4·골득실 +3)에 이어 조 2위에 자리했다. 멕시코(승점 3)가 3위, 2연패를 당한 코트디부아르(승점 0)가 최하위다.
이런 가운데 이미 A∼D조 3위 네 나라보다 우리나라가 더 많은 승점을 따낸 상황이다.
A조 카타르(승점 2), B조 모로코(승점 3), C조 코스타리카(승점 1), D조 튀니지(승점 3)가 각 조 3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이 때문에 한국은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설상 진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조 3위 중 상위 8개국 안에는 들 수 있다.
물론, 한국의 1차 목표는 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것이다.
백기태 감독은 스위스전 무승부 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멕시코와 스위스를 상대로 무패를 거두면서 모두 자신감이 올라온 상태다"라며 "코트디부아르전도 좋은 결과로 마무리해서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올라갈 수 있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코트디부아르가 조 최하위로 탈락이 확정된 만큼, 의욕이 떨어지는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대승을 거둘 수 있다면 조 1위 진출은 충분히 가능하다.
한국이 FIFA U-17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24개 팀이 참가해 16강 토너먼트 체제로 열린 2019년 대회 이후 6년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2021년 대회가 취소되고 2023년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직전 대회에서는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이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1987년 캐나다, 2009년 나이지리아, 2019년 브라질 대회 8강이다.
대표팀이 조별리그를 통과하면서 32강 토너먼트에서 북한과의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도 생겼다.
현재 북한은 G조에서 1승1무로 승점 4를 따내 독일, 콜롬비아(이상 승점 2)를 제치고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콜롬비아와의 최종전 결과에 따라 1위로 진출하느냐 혹은 2위나 3위로 진출하느냐가 갈리게 된다.
만약 대표팀이 조 1위로 통과하고 북한이 조 2위나 3위로 토너먼트에 나선다면 토너먼트 대진 규칙에 따라 32강전서 만날 가능성이 생긴다.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32강 대진표를 결정한다. 조별리그 1위팀 중 성적이 가장 좋은 팀이 조별리그 3위로 올라온 팀중 성적이 가장 나쁜(8위) 팀과 붙는 방식이다.
반대로 북한이 조 1위로 통과하고 대표팀이 2위나 3위로 통과하더라도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북한이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격돌한 적은 전 연령별 대회를 통틀어 아직까지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