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1월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심각한 중원 불안을 맞게 됐다.
지난 6일 페예노르트의 황인범이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된 데 이어, 이번에는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버밍엄 시티의 백승호가 소속팀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면서 태극전사들의 중앙 미드필더 자원이 크게 약화될 위기에 처했다.
백승호는 9일(한국시간) 영국 미들즈브러의 리버사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리시 챔피언십 15라운드 미들즈브러와의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지만, 경기 시작 직후 전반 1분 만에 상대팀 라일리 맥그리와 공중볼 경합 중 착지 과정에서 왼쪽 어깨를 다치며 쓰러졌다.
이후 백승호는 약 4분 동안 경기장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통증으로 인해 경기를 이어갈 수 없었고, 전반 5분만에 결국 마크 레너드와 교체됐다.
영국 현지 매체 '버밍엄 라이브'는 "백승호는 공중볼 경합 후 어색하게 착지하며 쓰러졌고,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라커룸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크리스 데이비스 버밍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깨가 본 위치에서 탈구됐고, 정확한 부상 정도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백승호가 매우 불편했다는 점이다"라며 "팀에 중요한 선수인 만큼 걱정이 크다. 가까운 시일 내 추가 검진을 통해 부상 정도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백승호의 부상은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볼리비아전과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가나전 준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연이은 미드필더 부상은 홍명보 감독의 전술 운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10월 A매치 앞두고 박용우를 인대 파열 부상으로 잃었고, 최근엔 중원 핵심 황인범이 소속팀에서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6~8주 동안 결장해야 해 대표팀 합류가 무산됐다.
지난 3일 발표된 11월 대표팀 명단에서 홍 감독은 황인범의 결장에도 대체 미드필더를 추가하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백승호마저 빠질 경우 홍명보호 중앙 미드필더는 김진규(전북현대), 원두재(코르파칸),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권혁규(FC낭트) 4명으로만 구성된다.
이 상황에서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 권혁규 등 최근 활약이 두드러진 자원들을 중심으로 중원 구성을 새롭게 설계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카스트로프는 최근 소속팀 경기에서 공격적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 수비형 미드필더로의 활용이 제한적이어서, 실제로 대표팀 중원 전력은 더욱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카스트로프는 지난 25일 독일 묀헨글라트바흐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분데스리가 8라운드 경기에서 전반 16분 상대 루이스 디아스에게 태클을 범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뒤, 2일 장크트파울리 원정 경기와 9일 FC쾰른 홈 경기 출전이 징계로 제한돼 이번 평가전에서 활용될 때까지 체력과 경기 감각 회복이 관건이다.
따라서 대표팀 내부적으로도 백승호의 상태에 따라 명단 조정 가능성이 거론될 가능성 또한 적지 않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천안에 위치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NFC)에서 소집을 시작하며, 14일 볼리비아, 18일 가나와의 평가전을 통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준비를 이어간다.
통상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는 1월 국내파 위주 전지훈련이 진행되지만, 이번 시즌에는 일정 생략으로 인해 11월 A매치가 사실상 올해 마지막 집중 훈련 기회가 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에게는 정상적인 중원 멤버를 가동하지 못한 이번 소집은 전술 점검과 조직력 확보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단순 평가전을 넘어 월드컵 준비와 향후 전술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부상 변수에 따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과연 홍명보 감독이 연이은 부상 악재 속에서 어떻게 팀을 구성하고 전술을 운용할지, 14일 볼리비아전과 18일 가나전이 축구 팬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 백승호가 조기에 이탈한 버밍엄은 미들즈브러에 1-2로 패하며 최근 2연승의 상승세를 살리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모두 초반부터 강하게 맞붙는 모습이 연출됐다.
전반 17분 미들즈브러는 선봉장 데일 프라이가 캘럼 브리튼의 코너킥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기록했다.
버밍엄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전반 29분 알렉스 코크랜의 코너킥이 근거리 포스트로 향했고, 마빈 덕쉬가 공중볼을 연결해 데마라이 그레이가 침착하게 골로 연결하며 동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버밍엄의 균형은 전반 추가 시간에 깨졌다. 미들즈브러의 헤이든 해크니가 아이던 모리스의 슈팅을 깔끔한 플릭으로 마무리하며 역전골을 터뜨렸고 경기는 미들즈브러의 2-1 승리로 끝났다.
버밍엄은 이번 시즌 6승 3무 6패(승점 21)로 11위에 머물렀다.
백승호의 향후 대표팀 합류 여부뿐만 아니라 소속팀에서의 경기력 회복 여부까지 모두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 버밍엄 / 엑스포츠뉴스DB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