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T 위즈 신인 투수 박지훈이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박지훈은 6일 대만 타오위안 야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사실 해외에서 운동하는 게 처음이다. 이렇게 큰 야구장에서 운동하는 것도 아마 이번이 두 번째일 것 같다"며 "청소년 대표팀에도 뽑히지 않아서 다른 나라의 선수들을 상대해본 적이 없는데, 야구장에 와서 훈련을 하고 캐치볼을 하니까 설레고 조금씩 실감이 난다"고 밝혔다.
일본 와카야마에서 마무리캠프 일정을 소화 중이었던 KT는 친선 경기 일정을 앞두고 대만으로 이동했다. 7일과 9일 각각 일본프로야구(NPB) 라쿠텐 골든이글스, 대만프로야구(CPBL) 라쿠텐 몽키스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이번 교류전은 대만 타오위안시의 초청으로 열리며, 한국, 대만, 일본 등 3개국의 야구 문화를 교류하고, 스포츠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지훈도 출격 대기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지훈이를 경기에 내보내려고 대만에 데려왔다. 1이닝 정도 생각하고 있다"며 "그동안 고등학교에서 경기를 소화했다. 전국체전이 있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2007년생인 박지훈은 올해 9월 진행된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KT의 지명을 받았다. 박지훈은 우완 정통파 투수로, 올해 고교대회에서 17경기 55⅔이닝 2승 2패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했다. 최고구속 153km/h, 평균구속 140km/h 중후반대 직구를 뿌리는 유망주다.
박지훈은 아직 프로 무대에 데뷔하지 않았지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역 시절 152승을 거둔 레전드 출신 사령탑도 박지훈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 감독은 "내년엔 핵심 불펜 자원 1~2명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 한다. 1라운드 신인 박지훈이 힘 있는 공을 뿌린다는 점에서 카드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지훈은 "모든 운동이 체계적이었다. 프로는 ‘양보다 질’인 것 같다. 러닝부터 모든 훈련 일정에 늘어지는 부분이 없다. 선수별 컨디션에 맞게 훈련하는 것 같다"며 "그래도 전국체전 이후 좀 쉬었기 때문에 구위는 나쁘지 않다. 감독님께서 투구폼을 다듬어 주신 덕분에 좀 더 편안하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고 얘기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박지훈은 "원래 디딤발이 안쪽으로 닫혀 있어 몸이 앞으로 잘 넘어오지 못했다. 감독님이 뒤꿈치부터 디딤발을 땅에 디뎌 몸이 열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그 하나만 생각하고 와카야마에서 3번 투구했는데, 편안하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커맨드도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박지훈은 "제춘모 투수코치님을 통해 확인했을 때 직구의 구속은 시속 150km 정도로 계속 나왔다고 한다"며 "트래킹 데이터로 확인했을 때 분당 회전수는 2500회 정도로 형성됐다. 슬라이더에 대해선 감독님께서 ‘진짜 톱’이라고 칭찬해 주셨다"고 말했다.
박지훈은 마무리캠프를 치르면서 새로운 루틴을 정립하기도 했다. 박지훈은 “(박)건우 형과 같은 방을 쓰며 팀의 분위기나 훈련 방법에 대해 많이 배웠다"며 "와카야마에선 루틴도 생겼다. 골반의 가동성을 확보하는 훈련인데, 감독님과 코치님이 가르쳐 주셔서 꾸준히 하고 있다. 다리를 찢듯 외야 폴 사이를 왕복하며 걷는다. 실제로 투구에도 좋은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전했다.
7일과 9일 경기 모두 친선 경기이긴 하지만, 젊은 선수들로선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박지훈도 마찬가지다.
박지훈은 "등판하게 되면 던질 구종은 두 개다. 가장 자신 있는 직구와 슬라이더다. 난 슬라이더를 두 구종으로 나눠 던진다. 하나는 일자로 떨어지는 느린 슬라이더고, 다른 하나는 옆으로 회전하는 슬라이더다. 던질 때의 포인트와 감각에 차이를 두는데, 이 공을 대만과 일본 타자들에게도 던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KT 위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