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이 2025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베스트 일레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 8월 로스앤젤레스FC(LAFC)에 입단해 정규리그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올리는 '역대급 활약'과 함께 LAFC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으나, MLS에서 뛴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탓에 다른 후보들을 제치지 못한 것이다.
앞서 2025시즌 MLS 신인상 후보에도 올랐으나 앤더스 드레이어에게 밀려 수상에 실패한 손흥민은 신인상 수상 불발에 이어 베스트 일레븐에서도 제외되며 또다시 쓴맛을 보게 됐다.
손흥민이 위안으로 삼을 만한 것은 그의 데뷔골이었던 지난 8월 FC댈러스와의 경기에서 터트린 환상적인 프리킥 골이 2025 AT&T MLS 올해의 골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10년 동안 활약했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를 떠나 MLS에 새 둥지를 튼 손흥민의 MLS 첫 정규리그 시즌은 한 개의 개인 수상과 함께 막을 내렸다.
MLS는 6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2025시즌 MLS 정규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11명의 선수들을 선정해 발표했다.
공격진에는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드니 부앙가(LAFC), 그리고 앤더스 드레이어(샌디에이고FC)가 뽑혔다. 메시와 부앙가는 각각 32골과 26골을 터트리며 이번 시즌 MLS 득점 1위와 2위를 차지했고, 드레이어는 이번 시즌 MLS에서의 첫 시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골 17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4위와 도움왕을 거머쥐었다.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지난 8월 LAFC에 합류해 곧바로 팀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은 정규리그 10경기에서 9골 3도움을 기록하는 엄청난 활약을 보여줬지만, 다른 후보들을 제치고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개월 동안 보여준 임팩트만 생각하면 손흥민이 최고 수준이었던 것은 맞지만, 다른 세 명의 선수들은 시즌 전체를 소화한 데다 단순히 공격포인트만 따져도 손흥민이 크게 밀리기 때문에 손흥민의 베스트 일레븐 제외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손흥민을 대신해 LAFC 선수 중 유일하게 시즌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부앙가에 대해 MLS는 "부앙가는 2025시즌에 또다시 20골 고지를 밟으면서 MLS 역사상 처음으로 3시즌 연속 20골 이상 득점한 선수라는 기록을 세웠다"라며 "그는 카를로스 벨라를 제치고 LAFC 역대 최다 득점자로 올라섰으며, 손흥민과 역사적인 공격 파트너를 구축해 활약하며 요제프 마르티네스에 이어 3번 연속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공격수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메시에 대해서는 "메시는 29골 19도움으로 리그 최다 득점자가 되어 MLS 골든 부트(득점왕)를 수상했고, 공격포인트는 2019년 카를로스 벨라가 세웠던 단일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49개)보다 한 개가 모자랐다"라면서 "그는 뛰어난 성적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최초로 MLS 최우수선수(MVP)를 2년 연속 수상하는 선수가 될 게 유력해졌다"라고 했다.
중원에는 에반데르(FC 신시내티), 세바스티안 버홀터(밴쿠버 화이트캡스), 크리스티안 롤던(시애틀 사운더스 FC)가 선정됐다. 14개의 도움을 기록한 에반데르는 드레이어에 이어 정규리그 도움 2위에 오른 덕에 베스트 일레븐에 뽑혔고, 버홀터 역시 4골 10도움으로 밴쿠버의 선전을 이끌었으며, 롤단은 33경기에 출전해 시애틀의 중원을 안정적으로 책임졌다.
수비는 알렉스 프리먼(올랜도 시티), 트리스탄 블랙먼(밴쿠버 화이트캡스), 야콥 글레스네스, 카이 바그너(이상 필라델피아 유니언)로 구성됐다. 네 선수 모두 각자의 소속팀에서 수비의 핵심으로 뛴 선수들이다.
최고의 골키퍼 자리는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의 데인 세인트클레어에게 돌아갔다. 세인트클레어는 이번 시즌 32경기에서 단 34실점만을 허용했고, 11경기를 클린시트(무실점)로 마쳤다.
신인상 수상이 불발된 데 이어 베스트 일레븐에도 선정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킨 손흥민이지만, 손흥민에게는 MLS컵 우승이 남아 있다.
LAFC는 손흥민과 부앙가의 맹활약을 앞세워 이번 시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오스틴FC를 두 차례나 꺾으며 손쉽게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통과했다. LAFC의 다음 상대는 바이에른 뮌헨과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레전드 토마스 뮐러가 뛰고, 시즌 베스트 일레븐을 두 명(버홀터·블랙먼)이나 배출한 밴쿠버다.
밴쿠버는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미국 언론들은 LAFC의 승리, 나아가 우승을 예상하고 있다. 오스틴과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손흥민과 부앙가가 보여준 임팩트가 대단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축구 매체 '골닷컴' 미국판에서 활동하는 언론인들은 LAFC와 오스틴의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끝난 뒤 손흥민의 활약을 칭찬하면서 지금의 흐름이 이어진다면 LAFC가 충분히 MLS컵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했다.
'골닷컴' 미국판에서 LAFC를 담당하고 있는 라이언 톨마치 기자는 "LAFC는 엄청난 팀"이라며 "MLS에는 많은 공격 조합이 있지만 손흥민과 부앙가 듀오는 독보적이다. 지금의 경기력이 유지된다면 LAFC는 MLS컵 우승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가장 인상적인 선수가 누구인지 묻자 고민조차 하지 않고 "손흥민"이라며 "손흥민은 오스틴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 MLS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