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한국 탁구가 연달아 낭보를 전하면서 2025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몽펠리에 남·여 단식에 총 3명이 준결승에 올랐다.
특히 여자대표팀 간판 신유빈(세계 14위)은 중국의 강자 왕이(세계 8위)를 누르면서 다시 한 번 만리장성을 무너트렸다.
신유빈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8강에서 천이(중국)를 게임스코어 4-2(11-6 11-7 10-12 11-5 10-12 11-9)로 제압했다.
신유빈은 4강에서 33세 베테랑인 자비네 빈터(세계 26위·독일)와 결승 진출 티켓을 다툰다.
신유빈은 이번 대회 1회전에서 싱가포르의 양샤오신(세계 240위)을 게임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이어 2회전인 16강에선 푸에르토리코의 아드리아나 디아스(세계 18위)를 게임스코어 3-1로 따돌렸다. 디아스가 1회전에서 세계 6위로 이번 대회 4번 시드인 주윌링(세계 6위)를 게임스코어 3-1로 누르고 올라온 터라 접전이 예상됐으나 신유빈이 어렵지 않게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이어 같은 21살인 중국 탁구의 강자 천이까지 이기면서 4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신유빈은 최근 WTT 시리즈 최상위권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전하고 있다. 그는 지난 달 초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WTT 중국 스매시에서 한국 여자 선수 출전 사상 처음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당시 세계 4위 콰이만(중국)을 16강에서 이기는 기염을 토했다. 같은 대회 4강에서 세계 2위 왕만위에게 1-4로 막혀 결승에 오르지 못했으나 그 때까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던 왕만위에 처음으로 게임을 빼앗은 선수가 됐다.
WTT 챔피언스는 WTT 그랜드 스매시보다는 낮은 등급의 대회지만 WTT 스타 컨텐더, WTT 컨텐더보다는 높다. 지난주 런던에서 열린 WTT 스타 컨텐더에 대거 불참했던 중국의 톱랭커들이 이번 몽펠리에 대회엔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1위 쑨잉사, 2위 왕만위는 빠졌으나 3위 천신퉁, 4위 콰이만, 5위 왕이디, 8위 천이가 출전했다. 이 중 천신퉁과 콰이만은 첫 판에서 베르데테 속스(루마니아·세계 19위), 김나영(포스코인터내셔널·세계 36위)에게 각각 패하고 탈락했으며 천이도 16강에서 신유빈에 무릎을 꿇었다. 왕이디 홀로 4강에 오른 상태다.
신유빈은 천이를 잡아내면서 '공중증'을 극복하고 있다. 올해 중국 선수와의 상대 전적에서 3승9패를 기록했다.
아직도 중국 선수와의 대결에서 열세를 드러내고 있으나 3승 중 상위 랭커에 두 차례 승리하면서 여자 단식 세계랭킹 한 자릿 수 진입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나머지 1승은 지난 달 말 WTT 스타 컨텐더 런던 32강에서 종게만(세계 57위)을 3-1로 제압한 것이다.
신유빈은 1~2게임을 따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첫 게임부터 공격적으로 천이와 부딪힌 신유빈은 포핸드 드라이브와 백핸스 푸싱이 효과적으로 먹혀들면서 1게임을 11-6, 2게임을 11-7로 연달아 따냈다.
3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10-12로 내줬으나 4게임을 11-5로 완파하면서 게임스코어 3-1을 만들었다. 또 한 번 듀스 접전을 펼친 끝에 5게임을 내줬지만 6게임을 11-9로 이기면서 웃었다.
이번 대회는 32강과 16강은 다섯 게임 중 세 게임을 먼저 따내는 선수가 이긴다. 8강과 4강, 결승은 일곱 게임 중 네 게임을 먼저 이기는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이다.
신유빈이 천이를 이기면서 이번 대회에서 한국 탁구는 중국을 상대로 4전 전승을 챙겼다.
앞서 김나영이 콰이만을 1회전에서 잡았다. 남자 단식에서도 오준성(세계 22위)와 장우진(세계 21위)가 웬루이보(36위)와 천위안위(23위)를 각각 1회전에서 이겼다. 웬루이보와 천위안위는 비록 세계랭킹은 오준성, 장우진보다 낮지만 20살의 나이로 중국 남자 탁구 미래로 꼽힌다는 점에서 남자 선수들의 2전 전승도 의미가 크다.
신유빈과 한국 여자 탁구의 '원투 펀치'로 올라선 주천희도 혈투 끝에 4강에 오르면서 이번 대회 여자 단식 진출자 4명 중 두 명이 한국 선수로 채워지게 됐다.
주천희는 1일 대회 여자 단식 8강에서 일본의 수비전형 강자 하시모토 호노카(세계랭킹 10위)를 1시간17분 혈투 끝에 게임스코어 4-3(11-7 8-11 5-11 11-9 4-11 11-9) 역전승으로 물리치고 준결승 티켓을 따냈다.
주천희는 첫 판(32강)에선 호주 대표인 한국계 지민형(세계랭킹 46위)을 게임스코어 3-1로 이겼다. 이어 16강에서 같은 한국의 김나영을 게임스코어 3-0으로 완파하고 8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하시모토는 일본을 대표하는 수비 전형 여자 선수다.
이날도 창과 방패처럼 주천희가 선제 공격을 나서면 하시모토가 방어하다가 반격하는 형태로 경기가 진행됐다.
1게임을 11-7로 따낸 주천희는 탄탄한 수비에 공세까지 강화한 하시모토에 2~3게임을 연달아 내주면서 뒤집기를 허용했다. 주천희는 2게임을 8-11로 내줬다. 3게임도 5-11로 잃었다.
주천희는 4게임에서 11-9로 따내면서 게임스코어 2-2 균형을 맞췄다. 5게임을 4-11로 쉽게 내줬으나 체력을 아낀 주천희는 6게임에서 초반부터 공세를 취해 11-3으로 이겼다.
마지막 7게임도 주천희의 몫이었다. 8-8까지 팽팽하게 경기가 진행됐고 이후 주천희가 상대 범실과 과감한 공격으로 10-8, 매치포인트를 만들었다. 이후 한 점을 내줬으나 10-9에서 서로 공수를 주고받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랠리 끝에 주천희가 이기면서 11-9로 5게임을 따냈다.
주천희는 4강 진출자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왕이디와 결승 티켓을 다툰다.
남자 단식에선 장우진(세계 21위·세아)이 같은 한국 선수끼리 8강 대결에서 '맏형' 이상수(세계 28위·삼성생명)를 게임스코어 4-1(11-8 8-11 11-8 11-8 11-5)로 누르고 4강에 올랐다.
장우진은 일본의 마쓰시마 소라(세계 15위)와 한일전을 통해 결승 티켓 주인공을 가린다.
또 다른 준결승 대진은 프랑스의 탁구 신동 형제 중 한 명인 알렉시 르브렁(세계 13위)과 스웨덴의 강자인 트룰스 모레가르트(세계 5위)의 다툼으로 이뤄졌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