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LG 3승1패)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꺾고 팀 우승을 이끌었다. 대전, 김한준·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지수 기자) '염갈량' 염경엽 감독이 또 한 번 KBO리그 정상에 올랐다. LG 트윈스의 'V4'를 견인하고 구단 역사상 최고의 사령탑으로 자리매김했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이겼다. 지난 26일 1차전 8-2, 27일 2차전 13-5, 30일 4차전 7-4 승리에 이어 이날 5차전까지 이기면서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염경엽 감독은 우승 직후 공식 인터뷰에서 "올해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서로 소통하고 메워가면서 노력했다. 누구 한 사람이 특출나게 잘해서 1등을 한 게 아니라 팀이라는 이름 안에 한 울티라에서 서로 만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항상 애정과 지원을 아끼지 않는 LG 트윈스 구광모 구단주님, 구본능 구단주 대행님께 감독으로서 보은을 한 것 같아서 기쁘다"며 "원정, 홈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준 팬들 덕분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LG 3승1패)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꺾고 팀 우승을 이끌었다. 대전, 김한준·박지영 기자
염경엽 감독은 LG 지휘봉을 잡은 첫해였던 2023시즌 팀을 1994시즌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LG의 오랜 우승 한을 풀어낸 것은 물론, 염경엽 감독 스스로도 사령탑 커리어 첫 우승을 맛봤다.
LG는 2024시즌에도 2년 연속 통합우승을 겨냥했다. 마무리 고우석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전력 공백이 생겼지만, 주축 멤버들이 건재한 데다 우승으로 한껏 높아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V4'를 노렸다.
그러나 LG는 2024시즌 페넌트레이스를 3위로 마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이 불발됐다. 준플레이오프에서 KT 위즈를 3승2패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삼성 라이온즈에 1승3패로 무너지면서 2024시즌을 마감했다.
LG의 2025시즌 여정도 마냥 순탄했던 건 아니었다. 리그 최강의 리드오프 홍창기의 부상 이탈, 2선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부진, 주축 타자들의 타격 슬럼프 등이 겹쳤다. 전반기를 한화에 4.5경기 차 뒤진 2위로 마감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은 쉽지 않아 보였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LG 3승1패)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꺾고 팀 우승을 이끌었다. 대전, 김한준·박지영 기자
하지만 LG는 후반기 승률 0.673으로 고공 행진을 이어간 끝에 최종 페넌트레이스 1위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약 3주의 포스트시즌 대비 기간 동안 적절한 강도의 훈련과 실전 연습경기를 통해 완벽한 준비가 이뤄졌고, 5경기로 시리즈를 끝냈다.
역대 LG 감독 중 두 차례 우승을 거머쥔 건 염경엽 감독이 최초다. 창단 첫 우승이었던 1990시즌 백인천 감독, 1994시즌 이광환 감독은 LG에서 한 번만 트로피를 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 30일 4차전 승리 후 우승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1-4로 끌려가던 9회초 타선 폭발 속에 6점을 뽑아내면서 한화를 무너뜨린 뒤 사실상 한국시리즈 승기를 완전히 가져왔다는 입장이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31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7전 4승제, LG 3승1패) 5차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4-1로 꺾고 팀 우승을 이끌었다. 대전, 김한준·박지영 기자
염경엽 감독은 "전날 4차전을 이긴 뒤 우승을 확신했다. 항상 한국시리즈는 3승을 선점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5차전에서 공격 때 잔루가 많았지만, 우리가 3승을 먼저 했기 때문에 상대가 따라오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했다.
또 "(우승을) 즐기는 건 일주일만 즐기겠다. 2023시즌 우승 이후 2024시즌 3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올렸다. 우승을 하고 다음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코칭스태프, 프런트와 소통해서 내년에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승 소감은.
▲시즌 시작 때와 비교하면 몸무게가 9kg 정도 빠졌다. 시즌 치르면서 어려움이 많았지만, 사무국과 코칭스태프, 선수단 모두 서로 소통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워왔다. 우리 팀은 누가 한 명이 특출나게 잘해서 우승한 것이 아니라 팀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서로 마음을 공유하며 만든 1위라 더 뜻깊다. 이 자리를 빌려 3년 계약 기간에 두 번이나 우승하게 해준 사무국, 코칭스태프, 선수단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애정을 갖고 우리 팀을 지켜봐 주신 구광모 구단주님, 구본능 구단주 대행님께 보은한 것 같아서 굉장히 기쁘다.
무엇보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열정적인 응원을 해주신 팬 여러분 덕분에 우리가 힘을 낼 수 있었다. (우승 기쁨을) 즐기는 것은 1주일만 하겠다. 2023년 우승하고 2024년 3위라는 아쉬운 성적을 냈는데 우승 다음 시즌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코칭스태프, 프런트와 소통해서 내년에도 이 자리에 서도록 바로 준비할 생각이다.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LG가 선발투수 앤더스 톨허스트의 7이닝 1실점 완벽투에 힘입어 4-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통합우승을 이뤘다. 경기 종료 후 염경엽 감독과 박해민, 차명석 단장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박지영 기자
-시즌 돌아보면 가장 힘들 때가 언제였나.
▲홍창기와 오스틴 딘이 (부상으로) 함께 빠진 한 달이다. 그 기간이 대비하기 굉장히 힘들었다. 그래도 당시 우리 타선에서 신민재, 문보경, 김현수 등 여러 선수들이 받쳐줬다. 그 시기에 오지환도 무척 안 좋아 타선을 운영하기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똘똘 뭉쳐 빈자리를 잘 메워줬다. 또한 구본혁이 백업 주전으로 자기 역할을 해주며 홍창기의 공백을 채워준 게 크다.
-올해 지도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평이 있는데.
▲지난 2년간 (도루 시도 등) 많이 뛴다는 이미지는 충분히 심어줬다. 올해는 장타력이나 출루율이 좋아졌고, 부상자도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뛰는 것은 좀 줄였다. 3년간 제가 팀에 입히고 싶었던 부분은 디테일에 강한 팀,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라는 것이었다. 이런 이미지는 3년간 LG에 잘 심어준 것 같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팀이 많이 단단해져서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LG가 선발투수 앤더스 톨허스트의 7이닝 1실점 완벽투에 힘입어 4-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통합우승을 이뤘다. 경기 종료 직후 선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신했을 때는.
▲어제 경기(7-4 역전승)에서 확신했다. 항상 시리즈에서 3승째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제 3승하면서 오늘 무조건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왔다. 경기 초반 잔루가 많아 쫓기는 분위기였으나 이미 3승을 했기 때문에 그 흐름이 이어져 상대가 따라오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동점을 주지 않고, 앞서가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가 6회까지 던지고 투수코치를 통해서 '더 던지기 어렵다'고 하기에 제가 모자를 벗고 '1회만 더 던져달라'고 무릎을 꿇었다. 톨허스트가 흔쾌히 1회를 더 던져줘서 고맙다.
-내년에 우승 도전하려면 보완해야 할 점은.
▲구단에서 자유계약선수(FA) 박해민, 김현수를 잡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이재원을 키우고 투수 김윤식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김영우의 연속성을 만들고, 이정용, 함덕주, 장현식 등 겨울에 준비를 잘 시키면 내년에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가장 큰 준비 과정이 될 것이다.
물론 이렇게 준비한다고 해서 야구가 잘 되는 건 아니다. 코칭스태프, 전력분석팀과 고민해 연속 우승에 도전하겠다. 2023년 우승 뒤 나름대로 준비했지만 부족했던 점들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번엔 준비에 대해 더 고민하고, 조금 더 빨리 대비를 시작할 것이다.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에서 LG가 선발투수 앤더스 톨허스트의 7이닝 1실점 완벽투에 힘입어 4-1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통합우승을 이뤘다. 경기 종료 후 염경엽 감독이 홍창기와 포옹하고 우승 감격을 느끼고 있다. 대전, 박지영 기자
-재계약에 대해서 말해달라.
▲구단이 재계약에 대해 확답을 주셨지만, 금액은 말씀하신 게 없다. 구단에서 잘 챙겨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기간은 3년이 가장 적당하고, 2년도 나쁘지 않다. 길게 계약해서 계약금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사진=대전, 김한준·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