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감독 "선수들에게 하루 더 휴식 줬다"…선수들도 동기부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더라"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김환 기자) FC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을 채찍질하기보다 휴식을 평소보다 하루 더 주면서 선수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를 통해 선수들도 동기부여를 얻었다. 서울 선수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이번 경기를 앞두고 "최선을 다하자"는 말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은 18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현재 서울은 승점 45점(11승12무9패)으로 리그 5위, 포항은 승점 48점(14승6무12패)으로 리그 4위에 위치해 있다.

이번 시즌 K리그1 정규 리그 마지막 경기다. 서울은 A매치 휴식기 전 수원FC 원정 경기 무승부로 파이널A 진출을 사실상 확정 지었고, 포항은 서울보다 앞서 파이널A행을 매듭 지은 상태다. 그렇다고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과 포항 모두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진출 티켓을 따내기 위해 파이널 라운드에서 순위 싸움에 본격적으로 돌입하기 전 최대한 많은 승점을 벌어놓겠다는 생각이다.



지난달 광주FC전 3-0 대승과 전북 현대전 1-1 무승부, 그리고 수원FC전 무승부로 최근 리그 3경기 무패(1승2무)를 기록 중인 서울은 포항을 잡고 순위 역전을 꿈꾼다. 만약 서울이 포항을 꺾는다면 두 팀의 승점은 48점으로 동률이 되는데, 득점에서 서울(42골)이 포항(38골)을 넘어섰기 때문에 서울이 4위로 올라서게 된다.

이 경기는 '기성용 더비'로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의 레전드 기성용이 지난 여름 서울을 떠나 포항에 입단하면서 성사됐다. 기성용은 이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성용의 커리어 첫 상암 원정이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김기동 감독은 "남은 6경기를 봤을 때 대전, 포항이나 밑으로 광주, 강원이나 승점 차가 크지 않다. 하지만 오늘 잘못되면 승점이 6점으로 벌어진다. 5경기에서 승점 6점은 큰 점수 차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면서 "우리가 내년에 ACLE에 나가려면 오늘 경기를 잡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도 "수원FC전보다는 선수들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은 한다. 그때는 다른 경기 결과를 보고 경기를 하다 보니 조심스럽고 위축되는 게 있었다. 나도 경기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어쨌든 우리가 지지 않고 여기까지 끌고 왔다. 오늘 경기를 조금 편안하게 한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

안데르손의 벤치행에 대해서는 "후반전에 공격 쪽에 (문)선민이나 안데르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이 경기 끝나자마자 모레 상하이로 가야 하고, 그 경기도 상당히 중요하다. 우리가 상하이 선화를 이기고, 그 다음에 홈에서 승리한다면 16강 진출도 미리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유연한 로테이션을 통해 경기를 준비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데르손이 선발 명단에서 빠지면서 주장 린가드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말에는 "이전에 제시(린가드)와 안데르손이 왼쪽에서 공을 주고 받는 공격 패턴이 왼쪽에서 이뤄졌다. 루카스는 안데르손보다 직선적인 선수이기 때문에 공간을 활용하는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린가드와 루카스의 호흡을 기대했다. 

야잔과 클리말라의 부상에 대해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김 감독은 "클리말라는 좀 오래 걸릴 것 같다. 야잔은 3~4주 진단이 나왔는데, 지금 복귀해서 재활 중에 있다. 무리하는 것보다 1~2경기 손해를 보더라도 안전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야잔은 포항전 45분도 생각했는데, 안전하지 않은 것 같았다. 다음 경기에 보자고 이야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기성용의 선발 출전을 두고는 "분석하면서 보니 그쪽에서 연결해 주는 플레이를 하고, 오베르단이 앞쪽에서 움직이는 역할을 해주더라. 기술이 좋은 선수이기 때문에 패스의 퀄리티가 좋았지만, 공간은 조금 있지 않앗나 생각이 든다. 그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고 짚었다.



지난번 맞대결처럼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에는 "선수들에게 특별히 이야기한 것은 없다. 우리가 집중해서 해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다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더라"라며 "내가 모아놓고 이야기한 것은 없는데, 우리 홈이고 중요한 시점이라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말을 선수들이 했다"고 했다.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하자 김 감독은 웃으며 "매 경기가 부담스럽다. 이걸 부담스럽다고 하면 어떻게 경기를 하나"라면서 "1년 동안 중요한 시점과 경기가 있는 법이고, 이슈로 인해 부담스러운 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고, 평가는 시즌이 끝난 뒤 받는 거라 개의치 않는다"고 답했다.

A매치 기간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묻자 김 감독은 "사실 A매치 휴식기에 4일 쉰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하루 더 쉬었다. 린가드도 중간에 (영국을) 한 번 다녀와서 늦게 합류했다. 선수들을 편하게 해 주려고 노력했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