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진영.
(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누군가는 '고집'이라 칭할 수도 있을 터다. 솔로 데뷔를 알리는 첫 EP '스틸 영(STILL YOUNG)'은 배진영이 '하고 싶었던' 음악의 집약체다.
최근 배진영은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첫 번째 미니앨범 '스틸 영'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제 이야기가 담긴 음악을 많이 하고 싶다. 보고 듣는 사람들이 즐겁고 재밌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그런 음악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솔로의 첫발을 떼는 소감을 밝혔다.
앨범명 '스틸 영'에는 변함없는 열정 '스틸(STILL)', 단단히 다져온 실력 '스틸(STEEL)', 젊음의 패기와 도전 정신 'YOUNG', 그리고 초심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 '0'이 담겼다.
그룹을 떠나 솔로로 전향한 만큼 제대로 이를 간 배진영이다. 기획 단계부터 적극 참여하며 앨범 전반에 자신의 손길을 녹인 것. 배진영은 "뮤직비디오부터 시작해서 모든 부분에 제가 다 참여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 공백기 동안 음악도 많이 들어보고 무대도 찾아보면서 이번 앨범은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했다. 그래서 힙합적인 요소가 가미된 음악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배진영 콘셉트 포토.
앞서 콘셉트 포토에선 배진영의 반삭 자태가 공개돼 많은 이에게 충격을 줬다. "일부러 임팩트 있게 나오고 싶었다"는 배진영은 "이전 그룹들(워너원, CIX)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나중에 솔로 할 때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첫 솔로인 만큼 대중에게 강한 임팩트를 주고 싶었다. 재킷 사진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이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올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진영은 Mnet 서바이벌 '프로듀스 101' 시즌2에서 최종 10위로 데뷔조에 들었고, 2017년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해 큰 사랑을 받았다. 2021년에는 CIX로 데뷔해 보컬과 댄스 실력을 모두 인정받은 올라운더 멤버로 활약했다.
CIX 데뷔 4년 만인 지난 8월 팀을 탈퇴한 배진영은 이후 브아걸 제아 등이 속한 아우라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했다.
CIX 멤버로서 솔로 활동을 이어갈 수도 있었지만, 배진영은 팀과 기존 소속사를 떠나 새로운 곳에서 솔로 아티스트로 전향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이와 관련해 배진영은 "(이전의 회사는) 제가 하고자 하는 방향성과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다. 새로운 분들과도 한번 (작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C9엔터와 전속계약 해지 후 "많은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는 배진영. 그중 아우라엔터를 택한 이유에 대해선 "처음 미팅할 때 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많이 해주시더라. 이야기하다 보니 서로 바라보는 방향성도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어쨌든 첫 앨범이다 보니 욕심을 많이 냈다. 하지만 처음부터 하고 싶은 걸 다 할 순 없지 않나.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만족한다"고 전했다.
약 4개월 간의 솔로 앨범 작업 기간 동안 힘이 되어준 것도 소속사 식구들이었다고. 배진영은 "사무실에 가면 분위기가 되게 좋다.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도 얻었다"며 "회사 입장에선 저를 처음 접하는 것 아니냐. 제게 새로운 면을 발견했다고 하실 때 또 다른 저의 매력을 보려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타이틀곡 '라운드 앤드 라운드(Round&Round)'는 얼터너티브 힙합 트랙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밤의 순간을 담은 세련된 사운드의 곡이다. 돌고 도는 조명과 시선, 그리고 점점 깊어지는 마음을 간결한 표현과 위트 있는 후렴구의 반복으로 재밌게 풀어냈다.

배진영.
배진영은 "듣자마자 타이틀 감이라고 생각했다"며 "공백기에 신나면서 다같이 즐길 수 있는 노래가 없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만난 곡이다. 원래 다른 타이틀곡이 있었다. 개인적으론 너무 좋아하는 곡이었는데 딥한 느낌이다. 대중성도 생각해야 하지 않나. '라운드 앤드 라운드'는 곡 자체가 되게 재밌다. 후렴구 반복도 있어서 꽂히는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솔로로 정식 데뷔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솔로곡 자체가 처음은 아니다. 배진영은 지난 2019년 싱글 '끝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를 발매한 바 있다. 당시 직접 작사에도 참여해 진정성을 더했다. 그와 달리 이번 앨범에는 5곡이나 수록돼 있지만 크레딧에 배진영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배진영은 "'끝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는 곡 자체가 워너블(워너원 팬덤명)을 위한 노래라서 직접 작사에 참여해 보고 싶었다"며 "이번 앨범은 저보다 더 전문적인 분들에게 좋은 퀄리티로 맡기고 싶었다. 그래서 그 부분(작사·작곡)에는 크게 욕심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진영.
배진영은 이번 솔로 앨범을 준비하며 실력적인 성장뿐 아니라 내면의 성숙과 성격에도 변화를 꾀했다.
연예계 대표 '내향인'으로 유명한 배진영은 "원래 내성적이고 말도 잘 못하는데 공백기 동안 생각을 해봤다"며 "그동안 좀 갇혀 살았던 것 같다. 사람도 잘 안 만나고 내가 먼저 다가가지도 않았다. 최근엔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가수 배진영이 아니라 사람 배진영으로서 많은 걸 해보려고 했다. 솔로를 하니까 그런 과정들이 제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이전보단 마음이 열린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옛날에는 (고민이 있어도) '친구한테 말해서 해결될 것도 없으니 혼자 방에서 한두 시간 생각하면서 천장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지금은 고민이나 걱정을 남들에게 얘기하고 의지도 하려고 하는 편"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세상에 마음을 열게 된 경험은 배진영이 이번 신곡의 퍼포먼스를 표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
배진영은 "안무팀과 호흡을 맞출 때 옛날 같으면 그냥 제 것만 했는데 지금은 안무 팀 형들과 장난도 치면서 이것저것 하려고 하니까 연습 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 같다. 이젠 멤버들 의지 없이 뭐든 혼자 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들이 도움이 많이 되겠더라"라고 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아우라엔터테인먼트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