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독일-한국 혼혈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의 인터뷰 내용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 축구 레전드 박지성 시절에는 없었던 '군대식 문화'가 어느덧 현 대표팀에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는 인터뷰 내용이 해외 언론을 통해 퍼졌기 때문이다.
독일 최고의 축구 전문지 키커는 6일(한국시간) "'저녁 식사 후, 나는 나이 많은 선수들에게 과일을 가져다 줍니다: 카스트로프 인터뷰"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 내용 중에는 국내 축구 팬들을 충격으로 몰고 간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지난 9월 A매치 때 처음으로 한국 대표팀에 소집됐던 카스트로프에게 키커는 소속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문화를 비교하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카스트로프는 "한국 선수들은 모두 예의가 바르다. 인사할 때는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일반적으로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존경심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언은 그 이후에 나왔다. 카스트로프는 "어린 선수는 엘리베이터에 가장 나중에 탄다. 식사 후에는 나이 많은 선수에게 과일을 가져다 준다. 모두가 식사를 마치기 전까지는 아무도 테이블에서 일어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독일 축구와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나이에 관해 매우 명확한 위계질서가 있다"고 밝혔다.
카스트로프가 말한 행동들은 한국에서는 '예의'로 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현재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축이 된 대표팀에 '군대식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에 많은 축구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많은 팬들은 "요즘 군대도 그러지 않는다"며 현 대표팀에 자리잡은 군대식 문화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과거 박지성이 대표팀 주장이었을 때는 없었던 이러한 문화가 언제 다시 생겨났는지 의문을 품는 이도 있었다.
실제로 박지성은 축구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에 출연했을 때 대표팀 후배 홍현석이 대표팀 신고식을 치렀다는 말에 깜짝 놀라며 "언제부터 그런 게 생긴 거냐? 나는 안 했던 기억이 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도 안 했고, 대표팀에서도 한 적이 없다. 대표팀에 그런 게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또 "대표팀 가기 싫겠다. 충격적이다. 나 때 그런 게 있었으면 대표팀 못 갔을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옆에 있던 패트리스 에브라 역시 "나도 안 했다. 프랑스 대표팀도 그런 건 없었다"고 박지성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위계질서가 강한 유럽에서도 이질적인 문화들이 현 한국 대표팀에 퍼져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지성은 자신의 자서전에서도 밝혔듯 유소년 시절 겪었던 군대식 문화에 질려 후배들에게 단 한 번도 강압적으로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박지성 은퇴 후 14년이 지난 현재 대표팀에는 강력한 군대식 문화가 자리 잡은 상태다. 이는 카스트로프의 말대로 축구 선진국 독일에서도 명백히 이질적인 문화다.
어떠한 이유로 다시 생긴 건지 알 수 없지만, 과연 이러한 문화가 현 대표팀에 필요한 문화인지 선수들부터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연합뉴스, 슛포러브 유튜브 캡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