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시즌 한화 이글스의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끈 코디 폰세(왼쪽)와 라이언 와이스(오른쪽).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KBO리그 마운드는 2년 연속 '외인 천하'였다. 외국인 투수 농사에 성공한 팀들과 그렇지 못한 팀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은 지난 4일 창원 NC 다이노스-SSG 랜더스, 광주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전을 끝으로 6개월이 넘는 대장정을 마감했다. 1위 LG 트윈스, 2위 한화 이글스, 3위 SSG 랜더스, 4위 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NC 다이노스가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 막차에 탑승했다.
2025시즌의 키워드 중 하나는 '투고타저'였다. 리그 전체 팀 타율은 2024시즌 0.277에서 크게 감소한 0.262를 기록했다. 홈런 숫자도 작년 1438홈런에서 올해는 1191홈런으로 줄었다.
2025시즌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4.31이었다. 2024시즌 타고투저 영향 속에 투수들이 고전했던 것과는 다르게 올해는 타자들이 조금 더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 투수들은 말 그대로 '펄펄' 날았다.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는 29경기 180⅔이닝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로 리그를 지배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까지 4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가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건 2010년 한화 류현진(25경기 192⅔이닝 16승4패 ERA 1.82) 이후 15년 만이다.

2025시즌 29경기 180⅔이닝 17승1패 평균자책점 1.89로 맹활약을 펼친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폰세와 함께 한화 원투펀치로 짝을 맞춘 라이언 와이스가 30경기 178⅔이닝 16승5패 평균자책점 2.87로 웬만한 1선발 못지 않은 퍼포먼스를 뽐냈다. 한화는 구단 역대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동반 15승 이상을 기록한 듀오를 배출, 2018시즌부터 시작된 길고 긴 암흑기를 끊어냈다.
SSG는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30경기 171⅔이닝 12승7패 평균자책점 2.25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준면서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규정이닝에는 미달했지만 SSG 2선발 미치 화이트도 24경기 134⅔이닝 11승4패 평균자책점 2.87로 돋보이는 피칭을 해냈다.
삼성 라이온즈도 '뉴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가 올해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은 197⅓이닝의 '이닝 먹방'을 해주면서 4위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5위 NC의 기적에는 에이스 라일리 톰프슨이 있었다. NC는 페넌트레이스 막판 9연승을 내달린 가운데 라일리는 9월 이후 5경기 25이닝 3승2패 평균자책점 2.88로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을 잡아줬다.

지난 8월 LG 트윈스 합류 후 8경기 44이닝 6승2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활약한 앤더슨 톨허스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1위 LG 트윈스는 풀타임을 소화한 요니 치리노스가 30경기 177이닝 13승6패 평균자책점 3.31로 안정적인 투구를 해줬다. 지난 8월 중순 합류한 앤더슨 톨허스트는 8경기 44이닝 6승2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뉴 에이스'로 거듭났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작년 통합우승을 견인했던 제임스 네일이 27경기 164⅓이닝 8승4패 평균자책점 2.25로 제 몫을 해줬다. 네일은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뿐 주요 지표에서는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의 면모를 유지했다. 아담 올러도 26경기 149이닝 11승7패 평균자책점 3.62로 준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KIA는 하지만 야수들의 줄부상, 부진 여파로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수모를 당했다.
외국인 투수 때문에 가장 큰 눈물을 흘린 팀은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지난 7월까지 4~5위 그룹에 5경기 차 앞선 3위를 질주,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낙관했다.
그러나 롯데는 이닝 소화력에 약점이 있었던 '10승 투수'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영입한 빈스 벨라스케즈가 말 그대로 '폭망'했다. 벨라스케즈는 롯데 합류 후 11경기 35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8.23의 믿기지 않는 투구를 했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9월 30일 한화 이글스전 6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펼치기도 했지만 재계약 확률은 '0%'다.

지난 8월 롯데 자이언츠 합류 후 11경기 35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8.23의 처참한 성적을 기록한 빈스 벨라스케즈.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9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두산 베어스도 콜어빈의 부진이 발목을 잡았다. 콜어빈은 144⅔이닝을 던져 규정이닝을 채웠지만 8승12패 평균자책점 4.48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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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