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전격 이적한 '어썸 킴' 김하성이 두 경기 만에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화끈한 신고식을 치른 가운데, 미국에선 김하성이 과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단짝을 이뤘다가 애틀랜타에서 재회한 주릭손 프로파가 그의 대포를 가장 반기고 있을 것이라며 둘의 '애틀랜타 호흡'을 주목하고 나섰다.
미국 현지 중계진이 김하성의 홈런 직후 프로파를 얘기했다.
김하성은 지난 4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5 MLB 시카고 컵스와 방문 경기서 팀이 0-1로 끌려가던 7회 역전 3점 홈런을 터트렸다.
김하성이 큰 아치를 그리면서 경기의 흐름도 완전히 뒤바뀌었고 애틀랜타는 5-1 뒤집기 승리를 챙겼다. 김하성의 3점포가 결승타가 된 셈이다.
이날 애틀랜타는 로날드 아쿠냐(우익수)~맷 올슨(1루수)~아지 알비스(2루수)~드레이크 볼드윈(포수)~마르셀 오즈나(지명타자)~마이클 해리스(중견수)~김하성(유격수)~엘리 화이트(좌익수)~나초 알바레즈(3루수)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컵스 선발 투수 우완 케이드 호튼과 상대했다.
7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2회 포수 파울플라이, 5회 삼진으로 물러난 뒤 7회 2사 1, 3루에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전날 애틀랜타 유니폼을 입고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데뷔전부터 맹활약한 김하성은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애틀랜타의 세 번째 투수 드루 포머랜즈의 초구 직구를 공략, 속도 174.6km의 총알 같은 타구로 비거리 119.2m짜리 홈런을 기록한 것이다. 김하성은 두 손을 치켜드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김하성의 시즌 3호 홈런이다.
엠엘비TV는 "김하성의 브레이브스 첫 홈런이 터졌다. 큰 한 방이고 정말 멋진 순간"이라며 "팀을 앞서 나가게 하는 홈련으로, 김하성 얼굴에도 미소가 번진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기용한 유격수들의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고심한 끝에 김하성을 영입한 애틀랜타는 곧바로 효과를 누렸다.
애틀랜타는 올해 주전 유격수인 닉 앨런이 타율 0.222, 0홈런, OPS 0.534에 그치는 중이다. 백업인 비달 브루한 역시 타율 0.237, 0홈런, OPS 0.578로 부진하다. 김하성 입장에선 고액 연봉 때문이라도 애틀랜타에서 기회를 어느 정도 받을 것으로 예상됐는데 초반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애틀랜타 유격수가 홈런을 때린 건 지난해 합쳐 140경기 만에 처음이다.
김하성이 홈런을 터트렸을 때 현지 중계진은 프로파도 함께 거론했다.
지난 2021년 샌디에이고를 통해 MLB 데뷔를 이룬 김하성은 당시 팀 동료였던 프로파와 좋은 호흡을 선보였다. 둘이 경기장 내에서 함께 밥을 먹고 세리머니를 같이 할 정도였다.
2024시즌을 마친 둘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나란히 얻어 각자의 길을 떠났다. 프로파는 3년 최대 4200만 달러(약 585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터트렸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던 김하성은 탬파베이와 2년 최대 2900만 달러(약 404억원)에 계약을 체결하고 FA 재수를 선택했다.
올해는 둘 모두 부진했다, 재활에 매진했던 김하성은 현재 시즌 타율 0.228(91타수 21안타)을 기록 중이다. 탬파베이에서 사실상 방출된 뒤 애틀랜타에서 재기의 몸짓을 펼치고 있다.
프로파는 올시즌 개막 직후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이며 8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가 지난 7월 돌아왔다. 시즌 타율 0.258(233타수 60안타) OPS 0.834를 찍었다.
마침 프로파는 김하성이 애틀랜타 입단할 때 출산 휴가를 받아 자리를 비운 상태다.
엠엘비TV 중계진이 김하성의 3점포 직후 프로파를 찾은 이유다. 중계진은 김하성의 홈런이 터진 뒤 "안타깝게도 김하성의 가장 친한 친구가 이 장면을 직접 보지 못했다. 프로파는 지금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있다"며 "샌디에이고 시절부터 둘이 얼마나 친한지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프로파가 분명히 김하성을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하성은 4일 컵스전 수비에서도 빛났다.
7회말 1사 후 카를로스 산타나의 뜬공 때 좌익수 화이트가 콜 플레이를 듣지 못하고 달려오는 가운데서도 날렵하게 피하면서 공을 잡아냈다.
애틀랜타는 6~8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3연전을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