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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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도 못했던 말" 김경문도, 오승환도 2008 베이징 아닌 '2020 도쿄' 떠올렸다…"정말 고마웠어", "결과 때문에 죄송" [대전 현장]

기사입력 2025.09.01 16:54 / 기사수정 2025.09.01 16:54



(엑스포츠뉴스 대전, 김유민 기자)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과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각별한 추억을 공유했다.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 앞두고 오승환의 은퇴투어 행사가 진행됐다.

2005년 2차 1라운드 5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오승환은 일본프로야구(NPB)와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거쳐 올 시즌까지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쌓아 올리며 '살아있는 전설'로 거듭났다. 지난 6일 550세이브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둔 채 돌연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바로 다음 날인 7일 올 시즌 마지막 인천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지난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그리고 이날 대전에서 은퇴투어 행사가 열렸다.

한화 구단은 이날 오승환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자물쇠 형상물과 순금 자물쇠, 그리고 통산 대전 성적이 담긴 금판을 기념패로 제작해 선물했다. 한화 주장 채은성과 베테랑 투수 류현진이 선물 전달식과 기념 촬영을 함께했다.



행사를 앞두고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도 오승환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오승환과 김 감독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20년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서 선수와 사령탑 사이로 인연을 맺었다.

경기 전 김경문 감독은 "(오승환과는) 인연이 많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같이 갔던 선수들은 저한테 전부 은인이다"며 운을 뗐다.

이어 "특히 오승환은 (2020년)도쿄 올림픽 당시 우리가 가장 힘들 때 흔쾌히 돕겠다고 나왔다. 그 뒤에 결과가 좀 안 좋았지만, 그런 면에서 오승환 선수를 존중한다고 저번에도 이야기했다"며 "오승환도 지금 떠날 때는 아쉽지만, 더 큰 일로 다시 현장에 또 돌아올 수 있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대표팀 당시 오승환을 어떻게 지켜봤냐는 질문엔 "오승환 선수는 한국에서 잘 던지고, 일본 가서도 성공하고, 또 미국에서도 그 공이 통했다. 나는 그만큼 오승환이 보이지 않는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며 " 결국 올해 은퇴하게 되지만, 제게는 존경하는 후배다. 더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은퇴투어 행사 후 취재진을 만난 오승환 역시 "저 혼자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저는 김경문 감독님이랑 남다른 관계다. 이 자리를 빌어서 존경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김 감독과 함께했던 기억을 회상했다.

오승환은 이어 "제가 도움을 너무 받았다. 어릴 때부터 저를 알아보고 대표팀도 뽑아주셔서 저라는 선수가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셨다"고 덧붙였다.

김경문 감독이 언급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관해 물어보자 오승환은 "사실 그때 제가 처음부터 대표팀에 뽑힌 상태가 아니었다. 전화가 오자마자 흔쾌히 수락하긴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감독님도 마음 한편에 짐을 가지고 계신 것 같더라. 항상 볼 때마다 미안해하시는데, 반대로 제가 더 죄송스럽더라"고 답했다.



당시 우리나라 대표팀은 조별리그 B조에 속해 1승1패를 기록, 1라운드와 2라운드에서 도미니카공화국, 이스라엘을 나란히 꺾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러나 일본에 2-5로 패하면서 결승 진출이 불발됐다.

대표팀은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7회까지 6-5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8회초 등판한 오승환이 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5실점을 기록해 역전을 허용했고, 이변 없이 경기가 종료되면서 동메달 획득이 좌절됐다. 당시 나왔던 무기력한 장면들로 인해 대표팀을 향한 국내 야구팬들의 여론이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기도 했다.

그럼에도 오승환은 "그렇게 믿어주셨는데 거기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금까지 어디서나 표현할 수 없었던 거지만, 그것조차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김경문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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